성완종 ＂김기춘·허태열 비서실장에게 거액 건네＂...김기춘 ＂소설같은 이야기＂ 부인

성완종 "김기춘·허태열 비서실장에게 거액 건네"...김기춘 "소설같은 이야기" 부인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15-04-10 10:56:47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자원외교 비리 관련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전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비서실장은 이 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경향일보>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각각 미화 10만 달러와 현금 7억 원을 건넸다.

이 매체는 성 전 회장이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나온 후인 오전 6시에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김 전 실장이 지난 200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독일에 가기 전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지난 2007년에는 당시 허태열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 원을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또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아내와 아들,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1조원 분식 이야기를 했다"며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딜'하라고 하는데 내가 딜할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자살한 성 전 회장의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10일 김 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아주 악의적이고 황당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사실을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한 매체를 통해 "고인이 말이 없다고 해서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평생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매우 악의적이다. 너무 억울하다"며 "본인이 생존해 계시면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지만 고인이 되셨으니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난 2006년 당시 국회의원이었고 그분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안면 정도는 있었다"면서도 "금전 거래를 하고 그럴 친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