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군산대 정승우 교수, 지하수 관측공 공기 측정 실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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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된 용산반환미군기지의 어린이정원개방 반대 퍼포먼스(2023년). (사진=녹색연합 제공) |
용산 미군기지와 유엔사부지 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오염 정화와 행정 감독 과정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악재가 또 터졌다. 인근 지하수 관측공에서 고농도 벤젠가스까지 검출돼 공기 오염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거 개발에 앞서 토양과 지하수뿐 아니라 증기 침해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근 관측정에서 기준치의 251배에 달하는 벤젠이 검출됐다. 나경원 의원(국민의힘)은 땅속 휘발성 오염물질이 기체로 변해 실내로 스며드는 '증기침해' 위험을 경고하며 주거지 지하 땅밑의 유독가스 유입 실태를 집중 추궁했다.
수천 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유엔사부지 복합개발 사업 등에서 반복된 오염 은폐와 부실 정화 논란이 잇달아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의 무리한 주거 개발에 앞서 철저한 전면 재조사와 안전 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 용산구청·시행사 유착 의혹… 18년간 오염 신고 누락
용산 미군기지 주변 지역의 토양 및 지하수 오염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오염이 지표면을 넘어 대기 중 유해가스 확산 위험으로 치닫고 있다. 김위상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용산미군기지 주변 유류오염 지하수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일대 관측정 8곳 모두에서 생활용수 기준치(0.015mg/L)를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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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국립군산대 정승우 교수 연구팀 제공) |
특히 특정 관측정에서는 기준치의 251배에 달하는 3.77mg/L의 벤젠이 검출됐다. 과거 2020년 1423배, 2025년 1234배 등 장기간 고농도 오염이 해소되지 않은 채 들쭉날쭉 반복되고 있어 기지 내부의 실제 오염은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거 복합개발이 추진 중인 유엔사부지를 둘러싼 부실 정화 및 은폐 의혹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유엔사부지는 2005년 첫 오염 발견 이후 국방부와 민간 차원에서 세 차례나 정화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없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이 아파트(더파크사이드) 착공에 들어간 지 1년이 지난 2023년 11월 또다시 4차 오염토양이 발견됐다.
국립군산대 정승우 교수가 지난 4월 작성한 '용산구청·시행사 유착 의혹… '유엔사' 오염 은폐와 부실 정화'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시행사는 오염 발견 시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정밀조사를 거쳐 완전 정화해야 하는 현행 「토양환경보전법」과 사업승인 조건을 위반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 18년간 환경관서 신고마저 누락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 역시 정밀조사명령 등 엄정한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업자의 '셀프 조사'에 의존하는 등 특혜성 방치와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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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국립군산대 정승우 교수 연구팀 제공) |
◇ 지하 유독가스 실내 유입 우려… 입주민 위해성 재평가·검증 시급
이런 가운데 더욱 큰 문제는 토양과 지하수를 넘어선 '공기 중 오염'과 이에 따른 입주민 인체 위해성이다. 나경원 의원이 정승우 교수 연구팀의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녹사평역 및 유엔사부지 주변 지하수 관측공 증기 분석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 가스가 최대 2,073㎍/㎥까지 검출됐다.
이를 미국 환경청(EPA)의 공인 증기침해 모델에 대입한 결과 실내 발암위해도 기준을 대폭 초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땅속 유독가스가 건물 틈새를 타고 실내로 스며들 수 있는 위험성이 입증된 셈이다.
앞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2021년 위해성평가에서도 용산기지 주요 부지 5곳 모두 주거지 기준 발암위해도를 초과했다. 그러나 정부는 표토 10cm 수준의 단편적 조사만을 근거로 "안전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김위상, 나경원 의원 등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은 25년째 방치된 녹사평역 오염원과 외부 유입 차단(차수벽) 없이 부지 내부만 부분 정화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오염 근원을 끊어내지 않는 한 오염물질은 계속 재유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국회와 시민사회, 환경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 관계 부처를 상대로 오염원 및 인근 주거지에 대한 전면적인 증기침해 실태조사를 즉시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부실 정화 및 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엄정한 진상 규명과 수사를 의뢰했다. 이어 철저한 검증과 입주 전 위해성 재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용산 공원 및 부지 일대의 주택 개발 논의와 공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요주간 / 고형준 기자 ilyo@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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