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우 이미영 씨 “실비 못 받아서 집 팔아 치료비 마련해야...화병에 우울증 겪어”
-DB손보 측 “보상팀에서 환우분들 상대로 개별 면담해서 실비 지급 여부 검토 할 계획”
▲영상 촬영=김상영 기자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하루하루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우들이 보험사의 실비보험금 부지급 부당성을 고발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섰다.
환우 단체 ‘DB 암 실손 부지급 피해자 모임(디피모)’은 DB손해보험의 실비보험금 지급 거절에 맞서 지난 9일과 10일 이틀 간에 걸쳐 금융감독원과 DB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암 등 각종 질병에 대비해 실비보험에 가입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보험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치료를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DB손해보험을 향해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디피모는 “한올의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보험에 생명을 의지하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보험계약 약속을 어겨가며 환우들을 우롱하는 처사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DB손해보험은 ‘항암이 끝났다’, ‘항암 후 완전 관해(질병의 증상이나 병변이 감소하거나 소실된 상태) 소견을 받았다’, ‘면책 기간 이후로 2년 차 요양병원은 치료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실비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며 “특히 암 치료 후 전이와 재발이 발생한 중증 환자들에게까지도 실비를 부지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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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 단체 ‘DB 암 실손 부지급 피해자 모임’은 DB손해보험의 실비보험금 지급 거절에 맞서 지난 9일과 10일 이틀 간에 걸쳐 금융감독원과 DB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김상영 기자) |
◇“DB손보의 실비 부지급에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시달려...항암 치료 중에 청력 이상과 우울증 겪어”
유방암 환우 이미영(가명) 씨는 “DB손해보험에서 실비 지급을 중단하는 바람에 집을 팔아서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었지만 보험사의 편을 들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화병 때문에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항암 치료 중에 청력 이상과 우울증까지 와서 치료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남편과 시댁에 미안한 심정인데 치료비까지 나오지 않아서 제 스스로도 자꾸 위축되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유방암 환우 김미령(가명) 씨는 “(실비보험) 1세대는 한방, 양방 모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그런데 보험 약관에도 없는 제3 의료자문을 강요하며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내가 왜 이 보험에 가입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분통이 터진다. 심지어 보험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뛰어 내릴 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현재 우울증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방암 환자 서미란(가명) 씨는 “항암 치료 중이었는데 갑자기 실비가 안 나왔다. (암 치료) 1년이 지난 뒤부터 보험금을 못 받고 있다”며 “특히 항암 중에 (실비보험금을) 못 받은 건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보험사들의 경우 일부만 제외하고 실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반해 DB손보는 실비 100프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암 수술 후 7년이 넘은 환자도, ‘0’ 기라고 부르는 상피내암 환자도 3년째 보험금을 받고 있는 사례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암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데도 보험금을 주지 않고 있다. 도대체 보험사의 실비보험금 지급 기준이 뭔지 묻고 싶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디피모 측은 “보험사가 심사 지연시키며 제3의료기관에 자문 동의를 요청하고 있다. 저희가 든 보험은 거의 1세대이고 1세대 약관에는 의료자문 있지도 않다”며 “이미 지급요건은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무조건 지급해야 한다. 저희는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에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는 건 명백한 기망이자 우롱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일요주간>과 통화에서 “보상팀에서 집회에 나온 환우분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통해 실손보험료 지급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지급이 가능한지 검토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병원들의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일부 사례의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없는데도 (요양병원에서 환자에게) 입원을 권유하고 추후 리베이트성으로 입원비를 (환자에게) 돌려준다든지 하는 건들이 너무 많아서 파악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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