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로공사 수납원들, 수백Km 떨어진 졸음쉼터 청소 발령·몰카 논란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10-31 16: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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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도공, 대책도 없이 조합원(수납원)들 원거리로 발령 내고 기존 업무 아닌 졸음쉼터 청소 등 배치" 보복성 인사 주장
도로공사 "회사 사정 고려한 합리적 배치...카메라 촬영은 여직원이 노조 시위 현장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찍고 있던 상황, 회사와 무관"

[일요주간=조무정 기자]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 요금수납원(이하 수납원)들이 회사의 자회사 전환에 반대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기존 업무 배제와 수백Km 떨어진 원거리 발령 등에 반발하며 회사 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8월 29일 대법원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통행료 수납업무 등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용역업체 소속 수납원들의 업무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원고(수납원)와 피고(도공)가 파견근로관계에 있다고 확정 선고했다.(2017다219072)

이에 따라 도공은 수납원 중에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인원(368명)과 현재 2심재판 중인 인원(116명)은 도공이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1심 재판 중인 900여명의 수납원들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도공이 직접고용한 수납원들 중 상당수가 기존에 해오던 일과 전혀 무관한 고속도로 졸음쉼터 청소 등에 배치되고 근무지가 집에서 최대 300Km 떨어진 원거리로 발령이 나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일요주간> 취재결과 확인됐다. 

 

▲ 도로공사에 직접고용된 요금수납원들 중 일부가 집에서 수백km 떨어진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청소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 도로공사에 직접고용된 요금수납원들 중 일부가 원거리로 발령이 나면서 임시로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은 컨테이너 내부 모습.(사진=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박순향 부지부장은 지난 29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도로공사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조합원(수납원)들을 원거리로 발령 내고 기존에 했던 업무가 아닌 (졸음쉼터) 청소 등의 일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엔 안전장치도 없고 휴게실도 없다. 한 사례를 소개하면 (집에서) 300km 떨어진 곳에 발령을 내놓고 숙소도 정해주지 않은 채 컨테이너에서 자게하고 있다”며 “대법원 (도공 직접고용) 판결이 났지만 (수납원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한 일부 요금수납원들을 원거리 발령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자료=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그러면서 “경기도에서 평생 살아온 수납원을 부산으로, 경기도 매송톨게이트에서 근무했던 수납원을 대관령으로 발령냈다”며 “이처럼 원거리 발령이 난 수납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수납 업무는) 어차피 용역이 하고 있는 일자리인데 직접고용한 수납원들을 배치하지 않고 원거리 발령까지 낸 게 정상인지 묻고 싶다. 이런 처지에 놓인 수납원들이 그의 80%에 달한다. 사실상 전국에 산재해 있는 졸음쉼터로 발령을 내면서 전국 지사로 찢어 놓은 것으로 보복성 인사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수납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현장에서 도공이 고용한 한 여직원이 카메라로 이들을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민주노총 조합원 소속 요금수납원들 교육 현장을 도로공사 여직원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촬영하다 발각돼

조합원들과 경찰 앞에서 카메라를 보여주고 있는 장면.(사진=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박 부지부장은 “대법 판결자(불법파견이 인정돼 도공이 직접고용한 수납원)들 업무배치와 관련해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 중에 일어난 사건이다”며 “교육 장소 앞에서 피켓하고 현수막을 들고 도로공사를 상대로 선전전(전체 수납원 직접고용과 업무배치 관련 교섭 요구 건)을 하던 (교육) 첫날(10월 11일경) (수납원들의) 출석을 관리하던 (도공) 여직원이 카메라를 가슴에 몰래 숨기고 교육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찍지 말라고) 제지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 경찰이 도로공사 여직원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촬영한 

카메라를 압수하고 있는 장면.(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그러면서 “(도공 여직원에게) 이런걸 왜 찍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회사에서) 시켜서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월요일(10월 14일) 또 다시 그 여직원이 (교육 현장에) 나왔는데 카메라를 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불법 촬영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 입회하에 현장에서 카메라 압수했다. 다음날(15일) 경찰에 (불법촬영과 관련해) 고소장 접수했는데 경찰이 카메라를 압수한 당일 (도공에) 돌려준 것을 다시 압수했다”고 전했다. 

 

▲ 민주노총 민주인반연맹은 조합원 교육 현장에서 도로공사 여직원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자신들을 촬영한 것에 대해 도로공사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사진=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제공)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29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카메라를 찍은 여직원은) 임시 고용된 직원인데 노조 시위 현장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었다”며 “회사에서 (카메라 촬영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수납원들의 기존 업무 배제와 원거리 발령 논란에 대해서는 “모두가 수납 업무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회사의 내부 사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공은 이강래 사장 동생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에 스마트 가로등 사업과 관련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도공 측은 이 사장과 무관하며 가로등 교체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면서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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