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햇살과 함께 돌아온 '다비치' 조용한 돌풍

이광명 / 기사승인 : 2010-05-22 12: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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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 듀오 ‘다비치’ 의 비상

화려한 퍼포먼스나 비주얼보다 실력파 가수답게 가창력으로 승부
신곡 각종 음원 차트서 실시간 1위 차지 가요계 다크호스 급부상


[일요주간=이광명 기자]
싱그러운 5월, 여성 듀오 다비치가 새 미니앨범 ‘이노센스(INNOCENCE)'를 들고 1년 3개월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다비치’란 ‘비추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로 ‘옥상의 민들레꽃’처럼 음악으로 세상을 비추는 것이 그녀들의 꿈이란다.


‘옥상의 민들레꽃’이란 소설가 박완서씨의 단편동화로 지친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려는 순간 옥상 한편에 핀 민들레꽃을 본다면 살아갈 힘을 얻게 되리라 믿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그린 작품이다.


<일요주간>은 지난 5월 11일 그녀들과 만나 앨범 준비 과정과 컴백 이 후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그저 행복할 뿐이에요. 그간 프로젝트 활동을 하느라 다비치만의 활동을 못했잖아요. 우리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로 정말 반갑고 기뻤어요.”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찬 그녀들의 눈이 반짝였다. 실제로 작년 한해 '핫 스터프(Hot Stuff)', ‘원더우먼’ 등의 곡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중 활동을 전격 중단해 팬들의 애를 태웠다. 특히 컴백을 앞둔 지난 3월 11일 멤버 중 한 명인 강민경이 교통사고를 당해 많은 팬들을 걱정시키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한 달 반 정도 컴백 시기가 늦춰졌다.


“하루에 연습을 다섯 시간 씩 했어요. 저희 컴백 시기와 맞물려 대형 가수 분들도 많이 돌아오시기 때문에 화려한 퍼포먼스나 비주얼에 신경 쓰기보다는 가창력을 키우는데 주력했죠.”


그녀들의 대답처럼 이번 앨범은 펑크록, 일렉트로닉, 발라드, 댄스, 미디엄템포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발산한다.


남성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를 작곡한 방시혁씨가 쓴 타이틀곡 ‘시간아 멈춰라’를 필두로 브라운 아이즈 멤버 윤건이 작곡한 ‘첫키스’ 등 국내 유수의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 냈다. 이미 엠넷닷컴, 몽키3, 소리바다, 멜론, 벅스뮤직 등 각종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하며 조용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간의 다른 앨범들과 확연한 차이는 없어요. 다비치가 그동안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특히 윤건 선배님께서 작곡하신 ‘첫키스’란 곡은 일렉트로닉으로 처음 시도해보는 장르거든요. 다비치가 이제 이런 곡들도 소화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시간아 멈춰라’는 ‘그대로 멈춰라’란 동요를 모티브로 이별의 상대를 향해 떠나지 못하도록 주문을 거는 호소력 짙은 곡이다. ‘8282’와 흐름은 비슷하지만, 약간의 ‘락’ 적인 요소가 가미됐으며 구성은 예전의 앨범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색다르다고.


다비치의 뮤직비디오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소 프로젝트 활동 등을 통해 친분이 두터운 ‘티아라’의 은정이 현대판 ‘불량 백설공주’로 열연했다. 특히 지난 5월 14일 KBS 2TV의 뮤직뱅크에서 20대 대학생 걸밴드와 함께 컴백무대를 가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어요. 건반, 드럼, 베이스, 기타 총 네 분으로 구성됐고, 한 달 전부터 밴드를 결성해 함께 연습했어요. 나이대도 비슷하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으며 호흡을 맞추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죠.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좋은 무대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오직 좋은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다비치는 데뷔하게 된 배경도 실력파 가수의 면면을 느끼게 한다. 피아노를 전공했던 이해리와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안고 그 길만을 고집해 온 강민경 모두 오랜 기간 갈고 닦은 탄탄한 노래실력을 바탕으로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해리는 “어릴 때,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시작했어요. 배우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해 상을 타기도 하고 막연하게 피아니스트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대학 전공도 피아노를 택했어요”라며 “그러다 문득 노래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래 평소에는 얌전한 편인데 갑자기 일을 저지르는 성격이거든요. 다니던 학교를 과감히 자퇴하고 노래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죠. 가수가 되려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때는 무조건 노래가 부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전 원래 남들 앞에 나서서 노래 같은 걸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에요”라고 밝히고, “TV에 나오는 가수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죠.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를 만나 오디션에도 합격하고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할 뿐이죠”라며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첫 단독 콘서트에서 그동안 감춰온 피아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요즘은 드럼에 심취해 있다고.


강민경 역시, 얼짱 출신으로 예쁜 외모에 기대 쉽게 가수가 됐을 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꾸준히 꿈을 향해 달려온 성실한 모범생 스타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학교 때 우연한 계기로 신승훈 선배님의 공연을 보게 됐죠. 그 때가 제 인생을 바꿔 놓은 것 같아요. 어린 나이였지만 정말 크게 감명을 받았고, 꼭 가수가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뒤로 노래 연습도 열심히 했고 중 3 때부터 오디션을 보러 다녔죠. 사실 처음에는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연습해 재도전을 해 두 번째엔 합격했어요.”


그녀들에게 무명시절의 설움은 없었다. 데뷔 때부터 시원한 가창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그럴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다고. 그래도 여전히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시는 팬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했다.


이해리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랑까지 받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보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정말 복 받은 거죠. 길을 지나다가 저희 노래를 들으면 아직까지 마음이 설레곤 해요”라며 “특히 배고플 때 맛있는 걸 주시는 팬 분들은 천사처럼 느껴지죠. 그 때 가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웃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는 분들이 많이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싶어요. 곡은 듣는 사람들이 해석하기 나름이잖아요. 여러 사람들에게 힘이 될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는 게 소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강민경은 “앨범이 나오기 전 팬 여러분께서 ‘언제 나와요, 빨리 나와요’하며 기다려 주시는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누군가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거잖아요. 지금까지는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이제 정말 실력으로 보답해 드려야죠. 물론 음악적으로도 성장해야겠지만 대중적인 가수로 남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하고 싶다고 말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사랑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가수로서의 소망을 전했다.


이들은 인터뷰 내내 해맑은 미소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파워풀한 가창력과는 달리 모든 것을 감싸 안는 봄 햇살처럼 따뜻했다. 실제로 이해리의 이름은 ‘해처럼 빛나리’를 줄인 순수 한글 이름이고, 강민경 또한 ‘珉炅(옥돌처럼 빛나다)’으로 다비치(빛을 비추다)라는 그룹의 이미지와 상통하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이들이 돌아온 5월이 얼마나 더 따사로워 질지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일요주간의 독자들에게 한마디씩 했다.


“요즘 날씨 변동이 심하니까 건강에 유의하세요. 저도 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고생하고 있거든요.”(이해리)


“컬리링과 벨소리 저희 노래로 바꿔 주세요(웃음). 저희 앨범 많이 사랑해 주세요.”(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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