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 빙자해서 문란하게 노는 남자들만의 술 문화가 나쁘다

이광명 / 기사승인 : 2010-06-03 23: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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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가면 나쁜 남자?

마담A "우리나라 남자들은 너무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싶어 해요. 유부남인데도 다른 여자하고 잠자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술을 잘 마시는 아가씨 선호하지만 술 못 마시더라도 얼굴 예쁘면 쓰죠. 적응을 못해서 며칠 일하다가도 그만두는 아가씨도 있어요.”


▲기자=이런 업종에 있다 보면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업계 쪽에 일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유흥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마담A=예전에는 가정주부의 입장이었고, 지금은 아니잖아요.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고를 떠나서 우리나라 남자들이 너무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부남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서 연애를 하거나 잠자리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들을 해요. 믿을 사람이 없고 다시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실장B=사실 독신주의지만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쪽 일을 하다보니까 만나는 제가 남자는 이런 데를 안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술을 잘 못 마셔서 맨 정신으로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술 취해서 그러는 걸 받아주는 게 더 힘들었어요. 물론 저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남자들이 접대를 하기 위해 이런 곳에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아예 안 그런 사람도 있으니까요.


▲마담A=근데 저는 오히려 이쪽 일을 하면서 남자들을 이해하게 됐어요. 접대하고 그러는 모습 보면서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버는 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제가 유부녀 때는 몰랐는데, 대한민국 남자들이 굉장히 전투적이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늦게 새벽 한 두시까지 접대하면서 일하고 집에 가서 또 아침에 출근해야 되는 거잖아요. 가장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게 됐어요.


▲실장B=그러니까 더 문제가 되는 건 싫더라도 여자들이 그런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오히려 그런 것으로 문제를 삼아 이혼을 한다면 여자 꼴만 우습게 되거든요. 주변 반응이 '뭐 저런 걸 가지고 그래?' 이렇게 나오니까요. 아마 이런 경우는 대한민국 여자들 밖에 없을 거예요.


▲마담A=저도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사귀는 남자가) 룸살롱 간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는 안 해요. 정말 아무 일 없는데도 여자 머리카락 묻을 수도 있고, 그렇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까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 여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술집 마담이라고 그래도 그런가보다 하고요. 그래도 접대를 빙자해서 문란하게 노는 남자들만의 술 문화는 나쁘다고 생각해요.


▲기자=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까?


▲실장B=있죠. 3개월에 한 번 정도 (슬럼프가) 찾아 오는 것 같은데요, 저는 술을 못 마시는데 강제로 마시게 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정말 제가 술을 못 마셔서 병원에 실려 간 적이 세 번이 있거든요. 근데 밤에 술 먹고 병원에 실려 가면 어쩔 수 없이 술집여자 취급을 받아요. 그와 비슷하게 무시 받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한번은 친구 아버지가 유명 정치인 측근인데, 제가 (접대 자리에서) 고위 관직자들을 상대하다 보니까 중요한 기밀이 새나갈 까봐 염려를 하셨나 봐요, 그러니까 제 친구가 걔는 그냥 술집 여자라고 하면서 신경 안 써도 된다고 그렇게 말을 했다더라고요. 그럴 때 술집에 다니면 이렇게 무시를 받는 구나하는 생각에 상처도 많이 받고 그러죠.


▲마담A=나이가 들었는데 계속 술집을 하는 것이 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들도 많이 컸고, 가끔 출근하려고 거울을 보면 흰머리가 하나 둘씩 보이는데 내가 왜 이 나이에 이런 일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술장사를 한지 3년 정도가 됐는데, 물론 제 손님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시고, 그다지 무시하는 분들도 없으셔서 편하게 장사를 하는 편인데도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지고 하다보니까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술을 못 마셔도 이곳에서 일을 할 수가 있습니까?


▲마담A=물론 술을 잘 마시는 애들을 선호하지만 술을 한 잔도 못 마시더라도 얼굴이 정말 예쁘면 쓰기도 하죠.


▲기자=적응을 못해서 그만 두는 아가씨들도 있습니까?


▲마담A=며칠 일하다가도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요.


▲기자=방학을 이용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위해 찾아오는 대학생들도 많지 않나요?


▲실장B=경험이 있는 애가 친구를 끌어들이는 거죠.


▲마담A=아무래도 자기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게 노출되니까 주변 친구들까지 같이 하도록 만드는 거죠.


▲기자=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일본이나 외국으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실장B=네. 실제로 많이 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어떤 경로를 통해서 가게 되나요?


▲마담A=거의 다 소개로 가는 거죠. 아는 언니가 술집을 차렸다든지, 먼저 진출한 아가씨가 부르는 경우도 있고요.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가는데요, 보통 한국 사람이 하는 술집으로 많이 가요.


▲기자=오히려 TV에서 보면 갔다가 오히려 빚만 지고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던데요?


▲실장B=요즘 아가씨들이 굉장히 영악하고, 약았어요. 그렇게 무작정 돈 벌러 가는 아가씨들은 없어요. 그건 예전에 정보가 없을 때 이야기지 요즘엔 정보가 워낙 많잖아요. 그런 일은 별로 없어요.


▲마담A=돈을 버는 아가씨들은 거의 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해요. 낯을 가리지 않아야 돼요. 자기 몸을 아끼는 아가씨들은 그런데 못가요. 제가 아는 친구도 압구정에서 바를 하다가 일본에 갔는데, 거기에 있던 아가씨들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기 싫다고 한대요.


▲기자=외국인 손님들도 받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한국 남성들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마담A=매너도 좋고, 양반이에요. 자국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얌전하세요.


▲실장B=우리나라 남자들은 안 그렇잖아요. 더 심하잖아요.


▲기자=바이어 접대를 위해 오는 경우가 많겠군요.


▲마담A=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 일반 아가씨로 들어왔다가 지금 공인으로 활동하는 아가씨들이 있나요? PD들도 많이 오잖아요. 기획사 대표라던지. 그런 사람들을 접대하다가 발탁돼서 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고.


▲실장B=여기 애들이 아주 훌륭하지는 않기 때문에 거의 없고요, 텐프로 같은 경우에는 있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많았죠. 근데 요즘에는 워낙 과거에 있었던 일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일하다가 연예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죠. 연습생들조차도 용인되지 않거든요.


아, 연예인이 한 번 여기에 온 적이 있는데, 아침드라마에 나오는 OO라는 여배우가 되게 나이 많은 유부남이랑 왔었어요. 그 남자가 돈이 무지 많은 사람이거든요.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와서 애교부리고 아양 떨고 그러더니 다음날 친구들하고 미국에 놀러 갈 용돈을 타서 가더라고요.


▲기자=손님들 중에 스토커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은 없습니까?


▲실장B=있죠. 누군가에게 꽂히면 그렇게 되죠. 남자들이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요. 그러다가 목적이 달성되면 안와요. 협박까지는 아니지만 아가씨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전화를 한다든지 그런 거죠.


▲마담A=근데 요즘에는 한두 번 대쉬하다가 안되면 그냥 포기해요. 남자들도 약았어요.


▲기자=손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소를 그만두는 아가씨도 있지 않나요?


▲마담A=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리고 여기 아가씨들은 원래가 많이 옮겨 다녀요.


▲기자=고정직하고 보도방하고 아가씨들 수입은 어떻습니까?


▲마담A=가게마다 다 달라요. 잘되는 곳은 잘 벌고, 아닌 곳은 못 벌고 그렇죠. 가끔 보도방에서 온 아가씨들이 정말 예뻐서 봉고차타고 돌아다니느니 우리 집에서 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그 쪽 사장이 교육을 잘 시키죠. 절대 꼬셔도 넘어가지 말라고요. 그래도 막상 얘기를 해보면 수당이 안 맞아요. 진짜 예쁜 애들은 두당 20만원씩 하루에 6~7개 씩 일을 하니까요. 저희는 그렇게는 못주죠. 보통 하루에 100만 원정도 벌고, 잘 버는 애들은 2000도 벌어요.


▲기자=고정직은 매일 출근을 하나요?


▲실장B=토요일, 일요일 다 쉬고요, 빨간 날도 다 쉬고, 술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하면 쉬고 그래요.


▲기자=자제분은 어머니가 이쪽 일을 하고 있는 걸 알고 있나요?


▲마담A=처음에는 바를 한다고 했어요. 애들 고모도 이혼을 하고 바를 했는데 굉장히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운영을 했거든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바를 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딸이 벌써 대학생이고 많이 크다보니까 정확하게 얘기는 안했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기자=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장래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마담A=물론 걱정은 되죠. 하지만 어느 집이나 결혼을 반대할거고, 좋아하는 집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더 조심스럽죠. 대신 이런 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단속하기는 더 쉽죠. 웬만한 엄마들은 거짓말로 넘길 수 있는 부분도 저는 캐치를 잘 하니까요. (웃음)

현재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두 사람은 몇 차례의 거절 끝에 <일요주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유흥가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모두 담아낼 수 없었지만 그녀들이 느끼는 고충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일요주간>은 다음호부터는 클럽 마니아 이미경(24, 가명)씨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젋은이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클럽’의 실태를 연재할 예정이다.

*화류계 마담 인터뷰 1, 2편은 <일요주간> 인터넷 홈페이지 www.ilyoweekly.co.kr에 접속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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