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역심으로 변할 수 있다!

황천우(소설가) / 기사승인 : 2010-06-08 21: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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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돌아와 따르면 만세토록 군주가 될 수 있으나,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하루 저녁도 기다리지 못해서 필부(匹夫)가 되고 만다.



◇ 매월당 김시습의 애민론(愛民論)
‘임금이 왕위에 올라 부리는 것은 민심뿐이다. 민심이 돌아와 따르면 만세토록 군주가 될 수 있으나,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하루 저녁도 기다리지 못해서 필부(匹夫)가 되고 만다. 군주와 필부의 사이는 머리카락의 차이로 서로 격해 있을 뿐이니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창름(곡식 창고)과 부고(재물 창고)는 백성의 몸이요, 의상과 관(冠·모자)과 신발은 백성의 가죽이요, 주식(酒食)과 음선(飮膳)은 백성의 기름이요, 궁실(宮室)과 거마(車馬)는 백성의 힘이요, 공부(貢賦 : 세금)와 기용(器用 : 물건)은 백성들의 피다.


백성이 10분의 1을 내서 위에다 바치는 것은 원후(元后 : 군주)로 하여금 그 총명을 써서 나를 다스리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이 음식을 받게 되면 백성들도 나와 같은 음식을 먹는가를 생각하고, 옷을 입게 되면 백성들도 나와 같은 옷을 입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교산 허균의 호민론(豪民論)이다.
‘이 세상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오직 백성뿐이다. 홍수나 화재, 호랑이나 표범보다도 더 백성을 두려워해야 하는데도, 바야흐로 윗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백성들을 업신여기면서 가 혹하게 부려먹는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백성에는 세 부류가 있는데 그 첫째는 기존질서에 만족하며, 늘 보아오던 것에 속박되어 순순히 법을 받들면서,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른 사람들이 항민(恒民)이다. 이러한 항민들 은 두려울 게 없다.


둘째, 살가죽이 벗겨지고 뼛골이 부서지도록 모질게 착취당하면서도, 집안의 수입과 땅에 서 생산되는 것을 다 바쳐 윗사람의 무한한 요구에 이바지하느라 혀를 내두르며 탄식하고, 윗사람을 증오하는 자들이 원민(怨民)이다. 하지만 이러한 원민도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셋째, 호민(豪民)이다. 푸줏간 속에 자신의 자취를 숨겨 몰래 딴 마음을 품고 세상 형편을 기웃거리다가, 혹시 시대적 변고라도 있게 되면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보려는 사람을 말한다. 이 호민은 몹시 두려워해야 할 존재이다.


이러한 호민이 나라가 허술해지는 틈을 엿보고, 일이 벌어지는 낌새를 보고 기회를 노리다가, 팔을 쳐들고 한번 소리를 외치기라도 하면, 저 원민들은 소리만 듣고도 모여들고 함께 모의하지 않아도 외쳐댄다. 이와 더불어 항민들도 또한 제 살 길을 찾기 위해 호미, 고무래, 창, 창자루를 가지고 쫓아가서, 무도한 놈들을 죽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저 하늘이 임금을 세운 것은 백성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였지, 한 사람으로 하여금 윗자리 에서 방자하게 눈을 부라리며 구렁이 같은 욕심을 부리도록 한 것은 아니었다.
(중략)
따라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두려워해야할 형세를 명확히 깨닫고 잘못을 바로 잡는다면 바른 다스림에 다다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금에 그리고 지난번 실시된 선거 결과를 바라보자. 노무현 정권시절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이 호남을 제외하고 압승을 떠나 싹쓸이한다. 결국 그로 인해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정권을 잡고 그 기세를 몰아 2008년 실시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압승한다. 그러나 작금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완패를 당하고 만다. 민심을 호도한 참혹한 결과로 이런 상태라면 다음에 실시될 총선과 대선에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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