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론 드라마 속 배우보다 배경에 눈이 더 갈 때가 있다. 국내 최고 재벌기업의 유일한 후계자 박해영(송승헌 분)과 짠순이 여대생에서 하루아침에 공주가 된 이설(김태희 분)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드라마 ‘마이프린세스’ 도 마찬가지. 극중 여주인공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달콤한 로맨스도 눈길을 끌지만, 그보다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대한민국 황실로 등장한 럭셔리 정원과 건물이다.
바로 충남 연기군의 ‘숨은 진주’ 베어트리파크의 웰컴하우스다. 드라마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준 아름다운 배경은 물론, 150여 마리의 귀여운 반달곰과 함께 철쭉과 부겐베리아, 말바비스커스, 새가 날개를 편 모양의 ‘극락조화’ 등 향긋한 봄 향기도 듬뿍 담겨있는 베어트리파크. 길고 지루하기만 한 올 겨울, 수줍게 피어난 봄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해보자.

충남 연기군에 위치한 베어트리파크는 10만 여 평의 숲에 150여 마리의 반달곰과 꽃사슴이 뛰어논다. 여기에 각종 수목과 꽃·희귀분재 등 1000여종, 40만여 그루의 산수조경 등 동식물과 조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름드리 향나무와 수백 년 된 느티나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와 오색연못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비단잉어 등의 어우러짐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한 풍경을 자아낸다. 그뿐인가. 정원에서 뛰노는 반달곰들의 모습은 천상의 낙원에 온 듯 평화롭기만 하다.
동물이 있는 수목원인 베어트리파크는 설립자인 이재연 회장이 45년간 가꾸어온 비밀의 정원으로 지난 2009년 5월에 오픈한 이후 가족여행지 및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드라마 ‘마이프린세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급스러운 정원과 건물, 눈길끄는 ‘웰컴하우스’

실제 궁궐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세련된 스페인풍의 고급스러운 외관은 드라마 속 황실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장면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내부 역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웰컴하우스 2층에 있는 웰컴 레스토랑에서는 이탈리안 파스타와 피자, 스톤그릴 스테이크 등 맛있는 식사를 즐기면서 넓은 창으로는 아름다운 정원도 만끽할 수 있다.
동식물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 속 쉼터
드라마 속 배경으로 등장했던 웰컴하우스 말고도 베어트리파크에는, 드라마에서는 차마 보여줄 수 없었던 숨은 재미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자연 속에서의 휴식과 더불어 교육적인 이색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 ‘베어트리파크’ 이기 때문이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즐기는 음악회 및 미술전시, 그리고 아기반달곰과 꽃사슴과 함께 뛰노는 동식물체험 등 사계절 내내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여타의 수목원과는 달리 베어트리파크는 겨울에도 들러볼 만하다. 수령 100년 이상의 향나무가 사시사철 수목원 전체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안경에 김이 서릴 정도로 따뜻한 3개의 온실이 겨울의 허전함을 달래준다.
푸르고 화려한 열대식물들이 가득한 ‘열대식물원’, 기기묘묘한 분재들로 꾸며진 ‘분재원’, 그리고 열대조경과 한국의 산수조경을 한 폭의 동양화로 담아내고 있는 비밀의 정원 ‘만경비원’ 등이다. 특히나 한국산수 조경과 열대조경으로 층을 나눈 만경비원은 호접란, 열대우림숲, 고무나무 분재동산, 선인장, 괴목, 나무화석, 나무뿌리들이 지피 식물과 어우러져 보기 드문 절경을 이루고 있어 마치 신선놀음을 즐기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수목원에서 펼쳐지는 곰들의 재롱잔치
베어트리파크의 자랑은 뭐니 뭐니 해도 반달곰. 150여 마리나 되는 반달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베어트리파크가 유일하다. 모든 생명이 새 생명을 꽃피우는 봄날이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반달곰들이 온 몸으로 봄 햇살을 맞으며 뛰어노는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한다.
반달곰이 각양각색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반달곰동산’ 과 ‘새총곰가족 이야기’ 라는 동화를 토대로 고정수 작가가 꾸민 세계 최초 곰테마공원 ‘곰조각공원’ 에서 실제로 살아있는 반달곰과 조각으로 의인화된 곰의 재미있는 모습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파도처럼 물결친다는 뜻의 고즈넉한 정자 송파정 아래 연못에는 비단잉어와 노니는 반달곰 조형물의 익살스러운 표정도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베어트리파크는 매년 1~2월에 예닐곱 마리의 반달곰이 태어나는데 생후 3개월까지 어미 곰이 자기 품속에서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보통 5월 즈음 되어야 어미 품을 떠나 일반 관람객을 만날 수 있는데, 촬영된 영상을 통해 어미 곰이 아기 곰을 돌보는 모습, 아기 곰의 걸음마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꽃과 이야기가 있는 베어트리파크 봄나들이
미리 찾아온 봄을 느끼기에도 베어트리파크만한 곳이 없다. 살을 에는 듯 한 칼바람이 부는 외부와는 달리 베어트리파크 온실은 마치 봄의 한 가운데에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봄을 재촉하는 매화, 산수유, 목련, 벚꽃부터 온실에 미리 피어난 봄의 전령사인 철쭉, 심비디움, 호접란, 시클라멘, 부겐베리아까지 10만 여 평 곳곳에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봄의 정원을 산책하며 정원사가 들려주는 꽃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 베란다 가드닝 클래스에 참가하여 나만의 정원을 만들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봄볕으로 가득 채워질 터. 때마침 베어트리파크에서는 3월, 봄 문화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먼저 3월 내 매주 주말 온실가이드 투어 ‘봄, 이야기가 있는 꽃해설’ 프로그램은 정원사가 만경비원, 분재원, 열대식물원 내의 꽃과 식물에 관한 해설을 들려준다.
‘귀부인’ 이라는 꽃말처럼 이파리를 꽃으로 착각하게 할 만큼 매력이 넘치는 ‘심비디움’, 나풀나풀한 꽃 모양이 나비를 닮이 이름 붙여진 ‘호접란’, 새 극락조와 닮아 불리게 된 ‘극락조화’ 등 정원사의 재미있는 꽃 해설을 듣다보면 꽃의 이름과 특징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더 많은 꽃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방문 전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가드닝(원예나 정원 가꾸기)에 관심은 많지만 자신 없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베어트리파크는 정원사와 함께 하는 베란다 가드닝 클래스도 연다. 정원사의 강의에 따라 식물의 기초 이론부터 식재방법을 배우며 디쉬가든(접시와 찻잔 등의 생활용기에 정원 가꾸기)과 테라리움(유리병에 정원 가꾸기)을 만들다보면 어느새 봄은 내 곁에 와있음을 느낀다.
이와 함께 매주 주말 오후 1~3시까지 에듀체험관에서는 ‘아기반달곰의 재미있는 성장이야기’ 라는 주제로 영상도 상영된다. 향긋한 봄꽃들의 향연과 봄 이벤트들이 즐비한 베어트리파크. 봄을 향한 발걸음, 길었던 겨울을 용케 이겨내고 저마다의 생명력을 피워내는 동식물과 함께 베어트리파크에서 봄의 서곡을 연주해보자.
햇살 가득한 이설 공주의 펜션, 일영 허브랜드
이설(김태희 분)의 엄마가 운영하는 ‘햇살가득펜션’ 으로 등장한 곳은 경기도 양주 장흥면의 ‘일영 허브랜드’ 이다. 울창한 숲 속의 정원처럼 각종 허브식물로 꾸며진 6000여 평의 가든과 온실 형태의 허브식물원, 북유럽 풍으로 실내를 장식한 솔베이지 레스토랑, 각종 허브관련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허브 숍, 허브 오솔길 등을 갖춘 허브의 천국이다.
드라마 속 펜션으로 등장한 곳은 바로 솔베이지 레스토랑. 허브빵과 허브갈비, 허브샐러드를 곁들인 정식과 허브꽃비빔밥은 물론 수타피자도 맛볼 수 있다.
테마별로 꾸며진 야외 정원 위주이긴 하지만 300평 규모의 식물원도 있어 한겨울에도 알록달록 아름다운 꽃세상에 빠져볼 수 있다. 한편 일영 허브랜드는 드라마 ‘마이프린세스’ 외에도 ‘아이리스’, ‘온에어’ 등의 촬영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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