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의 내용 ▲ 서울대학생 시국선언을 처음 제기한 이하결 학생
이번 디도스 사건은 선언문에서 밝힌 것처럼 민주주의 이념의 최저 공리인 선거권을 침해한 사건일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도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서, 1960년 3.15부정선거에 저항하여 4월 19일 선배들이 일어났던 것과 같이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서울대인의 뜻을 모아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확실하게 할 것을 요구하고자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권에 참여한다는 것이
처음에 가장 걱정했던 점이었으며 저는 학생회나 운동권과 전혀 관계 없는 평범한 한 학생으로서 시국선언을 제안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지지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자격으로 준비하는 데 있어서 추진력과 공신력에 한계를 드끼고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에 공식으로 협조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래의 방향과 취지는 전혀 변함 없으며 여전히 우리 서울대학교의 시국선언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루어낸 것입니다. 전자서명이 진행중인데 그 프로그램도 학생회가 아닌 학내 웹개발 동아리인 와플스튜디오에서 개발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연석회의 의장 유수진씨는 유시민 대표의 딸은 맞지만 유수진 씨는 이번 시국선언에 개인의 입장이나 의견은 최소화하고 연석회의장으로서 공통의 뜻을 모아 학우들을 돕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이번 시국선언은 유시민 대표와도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직접 나서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대학생들이 침묵했던 이유는 경제문제, 취업문제처럼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구요. 하지만 다양한 사회문제가 이슈화될 때마다 대학생들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거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움직임으로 이어진 적은 별로 없지만 끊임없이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제 한 뜻으로 표출된 것이구요. 제가 나선 것은 이번 사건도 이렇게 묻혀가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였습니다. 학생들 사이에 우리가 나서야하지 않겠냐는 여론이 있었고 저는 그 여론들을 조금더 구체화시키고 싶었던 것입니다.
익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한 이유
처음 제안을 했을 때는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필명만을 공개하고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며칠동안 논의를 하다가 구체적인 협의 단계에 들어서면서 제 소속과 실명을 공개하였습니다. 와플스튜디오와 연석회의에 협조 요청을 할 때도 실명이었구요. 하지만 아무래도 평범한 학생이다보니 대외적으로 언론에 실명이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익명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제안한 사람이 계속 드러나지 않자 일부에서는 ‘지속적으로 학생운동을 해 온 운동권 학생이 숨어 조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연석회의장 유수진 씨가 주도한 것으로 보도가 되어 유수진 씨와 상의한 후 제가 실명을 밝히고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시국선언의 순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서울대학교의 시국선언은 운동권 학생들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생각과 환경에 있는 많은 학우들이 공감하여 함께 만들어낸 것이고 그 일을 유수진 씨를 의장으로 한 연석회의는 운동권 학생으로서가 아닌 학생사회의 대표인 학생회로서 돕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바람
이번 서울대학교 시국선언의 순수성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바라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