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박지영 기자]‘짝’에는 애정촌을 포함하여 남규홍 PD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적혀있다.
시청자들이 매주 시청하는 <짝>은 2011년 1월 방영했던 신년특집 다큐멘터리 <짝>의 1부에 해당되는 ‘애정촌’에 불과하다. 과연 남규홍 PD는 <짝>을 통하여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었을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매일 밤을 새우며 회당 7일간의 촬영과 7일간의 편집을 반복하는 9개월 동안에도 틈틈이 새벽마다 직접 원고를 써내려간 그의 고생담이 아니다.
그것이 情(정)이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정’이 무엇인지 말한다. 본능대로 몸도 맘도 꿈틀거렸고 문득 아침에 눈 떠 보면 늘 네가, 내가 젓가락처럼 놓여있다. 큰 눈이 내리는 날도 큰 비가 내리는 날도 너는 나는 그렇게 붙어있다.
벼락이 내리쳐 하늘을 두 쪽 내기 전까지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지구인은 점점 희귀한 동물이 될지 모른다. 짝을 지어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 지구인을 번성하게 하려는 조물주의 계략에 단단히 걸려들었다. 콩 한쪽을 얻어도 반을 나누어 먹어야 했고 그 부스러기를 아껴 새끼들을 먹여야 했다. 그 생고생을 함께하다 보니 특별한 감정도 생겨났다. 저자가 생각하는 정이란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이 짝을 이루고 살았기 때문에 정이생긴 것이라고 한다.
짝도 모르고 짝도 없이 가는 인생에 무슨 희로애락이 있을까? 라고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되었으며 사랑 모르고 가는 인생은 감동이 없다고 답한다.
짝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인생의 반려자를 찾아 떠나는 한국인 특유의 긴 여정을 보여준다. 한국인만의 짝 찾기에서 짝짓기, 그리고 공존과 이별의 순환과정까지 한국인은 과연 짝에 대해 어떤 특성과 기질들을 보여주고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인 ‘짝’을 만나 살아가는 그 과정들은 한국인의 인생관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짝’의 의미, 탄생, 성장 그리고 균열과 회복에 대해 말한다.
너는 나의 집
누구에게나 짝의 문제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현재 한국인에게 ‘짝’이란, ‘결혼’이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짝’에게 가장 무례한 한국인,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남자들의 모습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이 시대의 ‘짝의 의미’에 대해 차분히 짚어본다.
짝을 이루고 사는 모든 사람들은 조금씩은 갈등과 위기가 존재한다. 지금 행복하다고 웃고 있는 그들은 정말 행복한 것일까? 위장된 평화고 행복일 수 있다. 한 꺼풀만 벗겨 보면 진실이 드러난다. 당신은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과연 이 말에 단호하고 과감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이는 누구인가? 짝을 지어 살다 보면 짝 때문에 인생은 울고 웃는다. 짝 때문에 행복하다가 짝 때문에 울상이 된다. 짝은 내 감정의 화수분이다. 그만큼 짝은 내 인생에서 행복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존재다.
짝이 무엇이기에 우리는 이토록 짝을 그리워하고 이루려고 하는 것일까? 저 푸른 초원위의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평생 살고 싶다. 그것이 보통사람의 꿈이다.
배와 물의 만남
물이 높으면 배도 높고 물이 없으면 배는 움직일 수 없다. 내 운명을 결정하는 내 짝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기준에 의해 내 짝을 고르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들의 짝짓기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생 가장 중요한 화두인 ‘짝’을 어떻게 만나는지 ‘짝의 탄생’의 지켜본다.
결혼을 전제로 한 남녀의 만남은 지금도 천 가지, 만 가지 방법으로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퇴근길 강남역을 살펴보면 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무도 주모가지 않는 장면을 세심하게 관찰하면 남녀의 만남에 대한 시대의 풍속도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시대에 기다림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바로바로 강남역 앞 기다림의 주인공들은 교체되어 간다. 카메라로 촬영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기다리다 가는 장면이 순식간에 바뀌어 갈 뿐이다. 퇴근 후 6시에서 8시 사이 모든 만남은 집중되어 있다.
80년대 전체적인 공기의 흐름을 보면 이념보다는 사랑이 지배한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최루탄이 내뿜는 소리가 요란해도 인간 본능에서 오는 청춘이 내뿜는 힘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아픈 시대 속에서도 수백 수천 수만의 쌍들이 연애를 하면서 결실을 보아갔다.
당신 곁에는 지금 누가 있는가
한국인들은 온 가족이 나서서 짝을 찾을 만큼 짝에 대한 가치관이 특별하다. 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폭발적이라 첫날밤을 온 동네 사람이 문풍지를 뚫고 구경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인이 짝을 지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통해 한국인의 특징을 살펴보고 과연 한국인에게 짝은 무엇인지 ‘짝의 성장’과정을 통해 볼 수 있다.
짝 없이 사는 인생은 누구도 예상하지 않는다. 짝을 만나 결혼하면 누구도 헤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가 내 짝이 되는가에 따라 내 인생도 결정된다. 한국인의 짝에 대한 특성들을 고찰하다 보면 무엇을 위해 결혼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이 보일 수 있다. 가문이다 부모의 결정으로 짝이 맺어진 한국인도 있고 생존을 위해 짝이 된 한국인도 있다. 그리고 사랑을 믿고 짝이 된 한국인들도 많다. 이유가 어떠하든 과거가 지금이나 짝이 맺어지는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들판에 자유로운 생명체들처럼 인간들도 사랑의 페르몬은 차고 넘친다.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고자 짝을 이루려는 인간의 본질적 욕망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는가
짝의 균열은 위험하다. 잘 살아보자던 짝이 흔들리면 아이들도, 가정도, 사회도 연쇄적으로 경고등이 켜진다. 결혼의 초심을 지켜나가는 짝은 드물다. 대부분은 무덤덤하거나 원수가 되어있다. 그 과정을 극복해 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짝의 균열과 회복’을 경험 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은 이혼이나 비혼, 만혼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짝’과 ‘결혼’을 통해 본 한국인의 마음의 지도 연구 결과 한국의 부부 생활은 심각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겪고 있었다. 마음의 짝을 두고 형식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다. 한국의 많은 부부들이 좀비처럼 혹은 원수처럼 살고 있다. 안정적인 짝에 대한 가치관이나 정서는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는 정답이 없다. 좋은 짝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수 밖에.
만물은 변하고 성장하는데 남자와 여자의 기대치에 흡족하지 않은들 상관없지 않겠는가. 모든 사물에는 시초가 있다. 흔들리고 혼란스러울 때는 처음으로 돌아가 근본부터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너와 나는 어떻게 만난 사이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서 전쟁을 하고 있느냐? 삶을 아름답게, 오늘 하루를 눈부시게 보내는데 있어 당신의 존재는 소금이고 깨소금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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