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 환원하는 노력 기울려야 ‘진수’

최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04-25 16: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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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본질의 조언’ [일요주간=최형선 칼럼니스트]

● 박근혜정부 ‘창조경제’ 모방인가! 창조인가?

박근혜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이 용어가 주변에서 계속 인용되고 있다. 창조경제란 용어는 2001년 존 호킨스(John Howkins)가 자신의 저서 ‘The Creative Economy’를 펴내면서 등장한 말이다. 박근혜대통령이 이 말을 사용하기 전에도 문국현 대선후보가 이 말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창당한 당 이름도 ‘창조한국당’이었다.

호킨스가 얘기한 창조경제란 개인의 창의(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환경과 사회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밝히고 있는 창조경제는 명칭만 같을 뿐 호킨스의 창조경제와 출발부터가 다르다.

작년 대선 시 박근혜 후보는 ‘스마트 뉴딜’이란 명칭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풀어가려 했다.

하지만 용어가 낯설고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명칭을 창조경제로 바꾼 것이란 얘기를 측근들이 하고 있다.

미래산업동력에 대한 대안으로 이 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리라. 즉, 그 말의 의미와 의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다.

창조경제가 어디에서 출발했건 중요한 것은 그 의미대로 정책을 입안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의미대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환경은 애플이나 구글 및 페이스북이 구축한 바 있다. 다시 말하면, 그런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란 말이다.

●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알면 창조가 보인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이 번역했고 창조경제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창업국가'란 책에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의 모습이 담겨 있다. 창업국가는 100여 명의 미국 및 이스라엘 정치인, 기업인, 군인, 일반인 등과의 심층 인터뷰와 경제학 및 사회문화적 분석을 통해 이스라엘이 일군 경제 성장의 비밀을 밝힌 책이다.

창조경제 환경은 IT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확장되어야 하는 바 정부가 주도하는 생태계 구축 성공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경제 기반의 수익구조가 탄탄해지고 우리를 추격하는 국가들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전개할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그 활동이 제대로 추진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지수도 개발해야만 한다. 그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할 과제가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벤치마킹을 하게 되는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말을 들었다.

한국은 주입식 교육의 영향으로 창의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스라엘은 보다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할 뿐 아니라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스라엘은 창조적인 활동을 역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연공서열이나 상명하복식 문화를 과감히 타파했다. 동양 특유의 수직적 관계 청산은 이스라엘이 보다 신선한 창업 붐을 일으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창조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상사의 눈치나 보고 아이디어가 있어도 머뭇거리게 되는 우리의 행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도 이런 형태의 구조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크게 성과를 보지 못했던 것은 근본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다시 이를 시도하겠다는 것은 미래산업의 동력이 결국 창조역량에 달려있다는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첨단 창업 육성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첨단기술과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 등이 구축되어 있는 마당에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도 가세했을 것이다.

● 학력 대신 ‘감성과 기다림’의 美學

전학삼(錢學森)은 상해 교통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 니아 공과대학에서 29살에 박사학위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후에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교수를 지냈고 제2차세계대전 때는 미국 국방과학위원회의 미사일팀장이 되었으며 독일의 미사일기지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즉, 미국에서 미사일에 관한 한 핵심기술자가 된 인물이다.

하지만 1950년 미사일에 관한 기밀문서를 가지고 중국으로 귀국하려던 그를 미국 이민국이 적발했다. 그래서 그는 간첩혐의로 구금이 되었고 미국은 그에게 미국으로 귀화할 것을 종용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에 중국 모택동이 미국 정부에 그를 송환할 것을 요청하면서 당시 중국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스파이와 맞교환하게 되었다.

맨몸으로 중국에 도착한 전학삼은 모택동을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전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5년은 기초과학만 가르칠 것입니다. 그 다음 5년은 응용과학만 가르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5년은 실제 기계제작에 들어가게 되므로 15년 후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절대 15년 이내에는 성과에 대해 묻지 마십시오. 당신은 인재들과 돈만 제공하면 됩니다. 그런다면 15년 후에 반드시 발사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 1970년 4월에 중국은 인공위성을 성공리에 발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하나 진행되어야만 한다. 단번에 얻을 수 있는 대사(大事)는 내가 분석하는 동안 한 건도 발견할 수 없었다. 천재 모차르트도 20세가 넘어서야 완성도 있는 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형적인 순환구조를 갖춘다고 해도 사람들이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거의 패턴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 정권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거라는 말이다. 4대강 개발도 임기 내에 속성으로 진행하느라 엄청난 문제를 야기시킨 것이지 않는가.

세계 최고의 R&B 음악과 재즈를 하는 작곡가 중 많은 사람들이 악보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오로지 소리에 의지하며 감성을 끌어내는데 집중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착각을 하고 있다. 능력의 본질은 감성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학벌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음악이란 학문을 전공해야만 인정해 주고 그것을 전공하지 않은 이가 무슨 말을 할 때는 가치 없는 이야기로 매도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에서 제대로 된 창조가 일어나기는 힘들다.

물론 글쓰기와 같은 직종의 경우, 글쓰기의 원칙이나 표기법을 배우고 방법론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감각임을 난 얘기한다.

난 경험을 통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감성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높은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껴왔다. 그리고 감성이 뛰어나도 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조직에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도 보았다. 그래서 난 감성 역량과 소통 능력을 통해 사람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난 학벌과 지연이 사람을 평가하는 프로세스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사실 내 스스로 Technical Writing에 대한 경험과 학습 역량에서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인정하지만 내가 학사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대학에서 강의하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어떤 대기업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고위 임원의 경우 특정 지역의 인물을 중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치우침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원활한 창조 활동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장벽을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모두를 배려하는 균형감각이 ‘최적의 황금율’

물론 모두가 창조 활동을 한다고 다 나설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이 지닌 역량을 살리고 진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해 배려하는 환경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사회적 기업의 확산이다. 공익을 위해 기여하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틀을 공고히 해야 한다.

사람의 몸은 78%의 물과 22%의 유기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유대인들 역시 사람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도 유전적인 부분이 78%이고 후천적인 부분이 22%라고 생각한다. 이는 정사각형 안에 네 변이 접하도록 원을 그렸을 때 원은 정사각형 넓이의 78%에 해당된다는 이치로도 해석이 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이 원리를 삶에서도 실천하고 있다. 원가가 78원인 물건이 있는 경우, 22원의 이윤을 붙여서 100원에 파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 원칙을 벗어나 욕심을 부리면 망하고 반대로 이윤을 박하게 하면 손해를 본다고 믿는다.

다수의 부자들은 이윤을 크게 높이기 위해 편법이나 부정을 저지른다. 그게 바로 사회를 망하게 하는 길인데도 말이다.

창조경제가 활성화되게 되면, 그것을 사회로 환원하는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에게 물질이 주어지는 것은 바로 남에게 베풀기 위함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투영해야만 우리 사회가 건강할 수 있다.

헝가리에서 낙농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친구들의 따돌림을 이겨내야 했던 ‘안드라스 그로프!’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이란 이유 때문에 도망 다녀야 했고 결국 미국으로 탈출했다. 나중에 그는 미국에서 무일푼으로 성공한 인물이 되었고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유대인이란 이유 때문에 당해야 했던 설움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그는 이름도 ‘앤디 그로브’로 바꿨다.

그는 인텔의 회장이 되어 경영학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설파한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두려움이 창조력을 낳는 중요한 힘이라고 말했다.

나라도 없고 끝없이 생존하기 위해 움직여야 했던 유대인들은 모두가 두려움의 소유자들이었고 그 두려움을 극복한 이들은 성공의 길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난 창조경제를 입안하는 자들이 이런 절박함과 책임의 막중함을 느끼고 실패하면 역사적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심정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책을 입안해 줄 것을 당부한다.

사실 절박한 상황에 대한민국이 몰려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 않은가?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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