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전략…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

최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04-25 19: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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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하소서> 한반도 生存과 번영의 길! [일요주간=최형선 칼럼니스트] BC 5세기 경 켈트 계통의 헬베티아 족이 알프스 주변에 정착하면서 스위스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중세에 프랑크 왕국과 신성로마 제국의 일부가 되지만 1291년 자치보존을 위한 영구 동맹이 맺어지면서 스위스 연방의 기초가 마련되었고 1499년 신성로마 제국의 공격을 물리치면서 독립을 승인 받았다. 1815년에는 빈 회의를 통해 영세 중립의 위치를 획득하였다.

좁은 국토에 나라의 60%를 알프스 산맥이 차지하고 있고 지하자원도 없는 이 땅에서 그들은 생존을 위해 타국에 용병으로 파견되어 돈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같은 형제끼리 전투를 치르는 악몽 같은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스위스 용병의 용맹성이 널리 알려진 덕분에 로마 바티칸에서는 교황을 끝까지 지켜낸 충성심을 인정하여 스위스 용병에게 교황청 경비를 맡기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 나라 사람들은 근면성을 통해 생존을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8세기 이후부터 시계,금속, 섬유, 제약과 같은 산업을 일으키면서 생존의 큰 틀을 마련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금융업과 관광업을 통해 엄청난 소득을 거둬들이고 있다. 주변 열강들 틈에서 생존하는 길을 찾았던 그들이 이룬 성과처럼 한국도 주변 열강들 틈에서 생존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

전에 아침마다 자주 들렀던 편의점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이 바뀌었다. 전과 달리 그 주인은 이것도 사달라 저것도 사달라는 주문을 하며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또 지나친 응대도 거북했다. 돈을 지불하면 ‘맞습니다’ 내지는 ‘감사합니다’로 응대했다.

하지만 전 주인은 웃으면서 ‘또 오세요’라고 말해주었는데 난 그 말이 맘에 들었다. 가장 큰 차이는 지하철에서 무료신문을 가져다 주면 새 주인은 ‘제가 버리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전 주인은 ‘제가 봐도 되요? 잘 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서비스의 차이는 내 발길을 편의점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미묘한 차이가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새 주인의 요란한 응대를 손가락질할 수는 없다.단지 나와 맞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편의점 손님이 줄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다른 사람들도 나와 별반 차이 없이 불쾌하게 받아들였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 신뢰를 주고 열강들의 비위를 잘 맞추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1941년 진주만을 폭격한 일본은 이후 전세가 역전되면서 미국의 항공모함에 의해 공격을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래서 일본은 항공모함이 일본 열도에 접근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했다. 이는 일본 전투기가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미국 전투기의 적수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일본 폭격기 한 대가 구름이 잔뜩 낀 날씨 덕분에 들키지 않고 다가가 자살 공격을 시도해서 항공모함 프랭클린 호를 파손시킨 일이 발생했다. 이를 보고 일본의 오니시 중장은 가미가제 특공대를 생각해냈다.

1944년 10월에 결성된 이 특공대는 첫 번째 자살 공격으로 항공모함 세인트로 호를 침몰시키는 전과를 거두었다. 이륙 장치만 있고 착륙 장치가 없는 비행기들이 폭탄을 탑재한 후 날아가 항공모함을 향해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공격이었는데 미국 전투함들이 빠른 시간 내에 이를 격추시키기가 힘들어 가미가제 공격이 큰 전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전함의 방공 능력이 개선되고 미국 전투기들이 폭탄 탑재로 속도가 느려진 일본 비행기들을 쉽게 격추하게 되면서 큰 효과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결국 5,000번의 가미가제 공격은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전함 35척을 침몰시키는 데 그쳤을 뿐이다.

일본은 요즘 자신들이 태평양 전쟁을 통해 대일본제국의 힘을 보여주었음을 거듭 얘기하며 과거의 영화를 되살리고 싶어한다. 이는 마치 오니시 중장처럼 가미가제식 공격을 통해 적을 섬멸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고 제2의 진주만 침공을 떠올리며 더 확실한 전쟁 시나리오를 기획한다면 이후에도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정신없는 군국주의자들이 지휘하는 나라를 주변에 두고 있다. 또 군사력 확장을 통해 대국으로 성장하여 중화사상을 실현하고 싶어하는 나라를 주변에 두고 있다. 그들에 맞서기 위해 우리도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수를 두어서는 안 된다.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의 랜디 포시 교수는 컴퓨터공학 교수로 2006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3개월에서 6개월 후 사망할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그가 사표를 제출했을 때 대학은 마지막 강의를 요청했다.

이에 그는 마지막 강의를 2007년 9월 18일 자청했다. 그는 강의에서 꿈과 시간에 대한 평범한 얘기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 얘기가 전 미국을 감동시켰던 것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포쉬의 삶에 대한 열정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2008년 7월 25일 사망했다.

그의 강의 동영상을 수천만 명이 공유하고 감동했다. 죽음 앞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인물에 대해 감동하는 이유는 인간의 의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백의민족이고 역사 가운데 상대를 침략하는 우를 범하기보다 그들과 화친을 통해 살 길을 찾아왔다. 가장 좋은 전략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보다 나은 표현력과 전략적 사고를 길러야 함을 거듭 얘기해왔다.

거란이 침입해 왔을 때 서희가 담판을 통해 그들의 양보를 받았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지혜롭게 주변 정세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가들과 외교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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