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검열 등 기사 누락으로 추락한 신뢰도 회복 시급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추락한 MBC의 신뢰도와 공정성 회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 MBC 김종국 신임 사장 체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해직언론인 복직”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 기대를 걸었던 MBC 측은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MBC 전 김재철 사장의 라인인 김종국 사장을 선택, ‘제2의 김재철’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새로운 신임 사장에 오른 김종국 사장은 “사장직을 걸고 공정방송을 실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언론노조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MBC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속토론회를 3회에 걸쳐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MBC 공정성 회복은 한 방송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면서 “김종국 사장의 선임은 정치 집단의 대리인으로 전락한 방문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는 인사말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어 그는 “자리를 함께한 분들이 모두 MBC의 온전한 밑그림을 위해서는 해직 언론인의 복직이 우선 시 되어야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MBC는 2일 김재철 전 사장의 라인으로 알려진 김종국 사장이 취임하자 제2의 김재철 제체를 이어갈 지 잃어버린 공영방송 타이틀을 되찾을 지의 고민에 한창이다. 이에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은 물론 잘못된 지배구조 개선과 지역 MBC의 독립성, 네트워크 정상화, 해직 언론인 복직 등 해결하지 못한 현안들이 쌓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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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is |
제2의 김재철 임명, 실수 반복되나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으로 재임기간 동안 공영방송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이 바로 김재철 전 사장인데 방문진 이사회의 해임처분 이후 선임된 사장이 또 다시 김재철 라인이라는 것은 또 다시 지난 정권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다는 의미”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종국 MBC 신임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이 MBC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MBC 광역화 사업을 마산·진주 MBC 겸임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당시 노조와 격렬한 갈등을 빚는 등 김재철 전 사장의 경영방침을 충실히 따르고 이행했던 제2의 김재철과 다름없는 인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노조 탄압을 일삼던 김 사장이 MBC를 정권의 압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으로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추락한 MBC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지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해직과 징계를 당한 MBC노조원들의 복직과 방송제작 현장 복귀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70일 동안 이어진 최장기 파업을 겪으면서 깊어진 노사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안정화, 즉 단체협약을 하루빨리 갱신해야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 자본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송제작 환경이 조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방송법을 개정해 방송 경영진과 제작 종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송제작편성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로에 선 MBC 구제책은 ‘신뢰’뿐
사회에 나선 전국언론노동조합 강성남 위원장은 “현재 MBC는 공영방송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면서 “공정성 회복 위해 필요한 ‘신뢰’가 우선시 되어야하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해직 언론인 복직 등 문제 해결이 이뤄져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재철 전 사장 체제에서 실추된 신뢰도과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공정성 회복을 위한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해직언론인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는데 그 역시 의견을 함께했다.
이후 토론에 나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강형철 교수도 “해직언론인들의 복직만이 MBC의 공정성을 살리고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융합 미디어의 다채널 상황에서 미디어의 생존 키워드는 ‘신뢰’라며 전통적으로 미디어가 해오던 바와 다를 바 없는, 중개 기능을 해야 하는 주류 미디어로서의 MBC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사회를 위한 MBC의 길일 뿐 아니라 MBC조직 스스로를 위한 유일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정책위원은 “MBC의 위기는 앞서 토론을 통해 참석자분들이 말씀해주신 부분과 일치 한다”면서 “시청자의 관점에서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정치권력의 불개입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비판적인 시청자와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인사들이 갖고 있는 노조에 대한 적대감 등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완충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공정방송위원회 정례운영, 옴부즈맨 프로그램의 활성화 등 시청자가 참여하는 개방적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언론노조 이성주 MBC본부장은 MBC의 신뢰도 추락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사회적 의제에 대한 회피와 둘째 불공정한 선거보도 등 정치적 편향성, 셋째 권력에 대한 감시 회피, 그리고 끝으로 대기업 관련 이슈에 침묵 등 4가지 요인이 그 원인이라는 것.
이 본부장은 “MBC를 회복시키는 일에 거버넌스 문제는 너무 먼 일이고, 당장 닥친 현실에서 중요한 문제는 ‘청산’이다”라며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을 지배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욕구가 이런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매체를 좌지우지 하려는 시도를 버리지 않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사태는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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