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관리… 우선순위는 염소공급”

최형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4-02-16 22: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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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선의 insight review- ‘萬事의 핵심들’ [일요주간=최형선 칼럼니스트] 형상기억합금 신소재를 이용해 척추용 임플란트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티타늄과 니켈을 사용하는 형상기억합금은 기존에 치과용 와이어나 관절 치료에만 적용되던 기술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널리 퍼지면서 사람의 인체를 바로 잡아주는 기술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의 기술은 인체의 신비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운동 형태를 보정하거나 기준을 제시하는 식의 접근으로 흐르고 있다. 이를 테면, 신발을 신고 걸으면 자신의 운동량을 알 수 있도록 보여준다든지 나쁜 운동 습관을 보여주는 것도 그런 예에 속한다. 이는 21세기의 패러다임이 ‘인간의 생존’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변에 있는 친구의 이름을 부르곤 한다. 그리고 가족을 찾는다. 옆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는 우리가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혼자 있을 때는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넓은 땅을 소유한다 해도 혼자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주변에 사랑하는 이들도 필요하고 가끔 번민하게 하는 이들도 필요하다. 그들이 없다면 인생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후 3년만에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카다피의 예에서도 보여지는 것처럼 독재자는 재벌이 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희생되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독재자들의 말로가 험악한 것은 주변에 원수를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과거 친일파가 지탄을 받는 것은 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도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에서 이를 반환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 책임을 자식들도 떠안아야 하기에 원망과 불신의 역사가 반복된다.

어떤 이들은 과거 선친의 잘못을 사죄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이곤 한다. 이는 그들이 삶의 질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누구나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오를 숨기려 할 때 마음의 번민과 괴로움은 커지기 마련이다.

이로 보건데 인간의 생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삶의 질’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산골 외딴 동네에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서로 사랑하며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게 되었다. 그런 삶이 높은 삶의 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흠이 있어도 그것을 보듬어주고 예쁘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좋아 보였다.

미국의 존 사르노 박사는 30여 년간 허리, 다리, 손목, 손 등에 통증을 보이는 환자들을 검사하면서 환자가 겪는 통증의 진정한 원인이 억압된 분노에서 출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마음에서 비롯된 분노가 실제 통증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가 이러한 결론에 대해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것이란 그의 믿음은 오늘날과 같이 약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의학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 되었다.

모든 것의 출발선상은 마음이다. 하지만 마음이 병들면 인간의 삶의 질은 변질되고 만다. 따라서 마음을 가꾸고 지키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수영장의 수질을 관리하기 위해 수영장에는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오버플로우에 의해 물이 넘치면 여과기가 이물질을 거르고 또 거른 물을 정수기가 정수한다. 또 클리너가 바닥을 닦아준다.

그리고 수시로 채집망과 뜰채를 사용하여 오물을 제거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바로 염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병균을 소독할 수 있는 염소는 가끔 결막염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에서 정말 중요하다.

수영장 물을 갈아주는 것은 일 년에 두 번 하거나 분기마다 한 번 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갈이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이다. 수영장 물은 결국 물을 소독하고 여과하는 과정을 통해 재사용되고 있다. 자주 수영장 물을 갈게 된다면 비용이 상승하므로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비싼 수영장에 누가 가겠는가?

인생도 그런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치료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먹고 사는 일에 치여 시간적 여유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결국 그것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됨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전개한 논리를 적용했을 때 사람이 인생의 무거운 쳇바퀴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다면,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돈의 노예가 되고 하루하루 사는 것이 목적이 되는 삶에서 더 나은 반전은 없을 것이다.

인생의 철학이나 종교의 목적은 결국 행복을 얻는 것에 있다. 어떻게든 인간의 병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난 위에서 열거한 것들을 살펴볼 때 인생의 가치는 진정한 힐링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최형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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