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운 삶이란 사람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삶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박봉원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4-02-26 19: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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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8)' [일요주간/연재=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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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되려면 반드시 사람의 역할을 해야 한다.
즉, 사람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

군인이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군인의 역할을 해야 하며, 경찰관도 가장 기본적으로 경찰관의 역할을 해야 하듯이.
군인이란 군인의 역할을 할 때 가장 군인다우며, 경찰관 역시 경찰관의 역할을 할 때 가장 경찰관답듯이.
따라서 사람답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사람다운 삶이란 사람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삶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그 역할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이와는 달리, 분명히 사람이면서도, 더구나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사람으로서의 역할은 못한다면 결코 사람다울 수 없다.
나라는 지키지 않은 채, 범죄자는 잡지도 않은 채 술이나 도박 등 엉뚱한 일에만 잔뜩 빠져있는 군인이나 경찰관처럼.
자식은 돌보지 않은 채, 개 등의 애완동물만 끼고 도는 아비, 혹은, 어미처럼.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이들처럼 자신의 역할만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다울 수 있을까?
과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비록, 엄청나게 많은 돈이나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고 해도.
비록, 매우 훌륭한 외모나 엄청난 지식을 지녔다고 해도.
이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사람답지 못하게 살아갈 것인데, 더구나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관심마저 없다면 죽을 때까지 끝내 사람답지 못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치, 사람을 아주 정교하게 닮은 짐승이나 벌레, 혹은, 미생물인 듯이 이 세상을 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술이나 마약 등에 중독된 사람들 중에서, 각종 범죄에 중독된 사람들 중에서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2

사실, 이 세상은 뭇사람들의 입을 통해 매우 다양한 표현으로 사람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역할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해라’, ‘일을 열심히 해라’, 혹은, ‘애들을 잘 돌봐라’ 등으로.
때로는 아예 드러내놓고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말하기도 하고.
왜냐하면, 원래 사람 역시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됐기에.
더구나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결코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기에.

그래서 알고 보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세상이 말하는 대로, 그저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하면 되며, 아직 그만한 능력이 없다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 될 뿐이니.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귀가 아프도록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세상의 말이 ‘무슨 뜻일까?’ 생각하지 않다보니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하는 것인데, 따라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직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뭇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 세상의 말을 무시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세상의 말을 대언한 뭇사람들의 책임도 있을 수 있다.

정확하게 세상의 말을 전달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내키는 대로 세상의 말을 대언했으니.
때로는 듣는 사람이 화나 짜증이 잔뜩 나도록, 때로는 듣는 사람이 그저 잔소리로 여기도록, 혹은, 때로는 듣는 사람이 잔뜩 주눅 들도록.
심지어 때로는 듣는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완전히 사라지도록.

그런데 이렇게 전달하게 된 것은 대언한 사람들이 듣는 사람들의 역할을 모르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일 수 있다.
사람의 역할은 오직 자신만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비록 누구인가 정확한 역할을 가르쳐줘도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그렇다면 대언하는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각자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각자 할 수 있는 만큼만 대신 전달할 수밖에.
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든지 무슨 소용이 있고, 또,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국 자신의 역할을 못한다면 그 모든 원인이나 그 모든 책임은 자신의 역할을 못한 자의 한낱 변명이 되고 말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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