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돈 잘 벌고 바깥일만 잘하면 휼륭한 아버지 착각"

박봉원 컬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4-02-28 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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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 '어떻게 살 것인가(10)'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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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남자의 역할일 수는 있어도 아버지의 역할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가장이라는 역할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그저 남자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 중 한가지일 뿐이니.
양육자와 보호자 등, 그 나름대로 여러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는 별개의.

하지만 매우 오랫동안 주로 아버지들이 가장의 역할도 함께 하다 보니 아버지는 반드시 가장이어한다고 생각하게 됐을 뿐인데, 이렇게 되다보니 매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라면 바로 아버지라는 역할과 가장이라는 역할을 동일시하는 것.
그래서 지금도 매우 많은 사람들이 그저 가장으로서의 역할만 하면 아버지로서의 역할까지 모두 한 것이라는 듯 생각한다.
‘아버지는 그저 돈만 잘 벌면 된다.’, ‘남자는 바깥일만 잘하면 된다.’ 등으로.

그렇다보니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아버지가 훌륭한 아버지라는 듯 착각하게 된 사람도 매우 많이 있는데, 이렇게 되다보니 적지 않은 아버지들이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핑계로 자녀는 거의 돌보지 않은 채 그저 밖으로만 나돈다.
그러니 ‘아버지가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는 돈뿐이다’ 등으로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게을리 한 자신의 아버지에게 불평을 잔뜩 늘어놓는 자녀가 많이 있을 수밖에.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아버지의 역할은 외면한 채, 능력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가장의 역할만 열심히 했으니, 능력이 다했을 때 많은 아버지들이 자녀에게 마냥 외면을 당하는 등 푸대접을 받을 수밖에.
따라서 아버지의 역할은 곧 가장의 역할이라는 역할에 대한 오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 피해자는 또 있다.
아버지라는 역할과 가장이라는 역할을 모두 하고 있는 아버지들은 뭇사람들에게 오히려 무엇인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듯 오해를 받기도 하니.
돈을 많이 버는 남자보다 가장으로서의 역할은 부족하게 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골고루 하는 것이건만.

또, 이렇게 되다보니 아버지의 역할마저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등 심각한 문제가 계속해서 생기고 있는데, 이처럼 누구나 자신에 역할에 대해서 정확하게 몰랐다가는 자칫 여러 심각한 문제에 계속해서 시달리게 될 수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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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중에는 자신의 모든 불행은 연인이나 남편 등 오직 남자 탓이라고 말하는 여자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
또, 이런 여자들 중에는 육아의 유리함을 악용해서 어린 자녀에게도 툭하면 ‘내가 너희 아버지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 등의 원망을 쏟아놓는 어미가 아주 흔한데, 물론 그녀들의 원망은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그중에는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자신의 엄마 등 가족에게 잔뜩 상처를 받은 까닭에 심각하게 결함이 있는 성격을 갖게 되어 스스로 불행한 삶을 선택한 여자가 훨씬 더 많이 있는 것이 현실.
툭하면 손찌검을 하거나 폭언을 하는 등 남편이 나쁜 버릇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모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면 달라지겠지’ 등의 막연한 기대만 잔뜩 하면서 결국 결혼까지 강행한 여자들처럼.

따라서 매우 많은 여자들이 불행의 원인을 엉뚱하게 연인이나 남편 등 남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런 어미의 원망을 자주 들었던 자녀들 중에는 자신의 아버지를 ‘엄마를 괴롭히는 나쁜 사람’으로 여기는 자녀가 아주 흔하다.
즉, 매우 많은 자녀들이 사실과 상관없이, 어미의 원망에 세뇌되어 어미는 불쌍한 피해자인 반면, 아비는 매우 못된 가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어미의 원망을 자주 들었던 자녀들 중에는 더욱 많이.

그래서 매우 많은 어미들이 터무니없는 말로 집요하게 자신의 자녀와 그 아비인 자신의 남편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러니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아비의 역할을 게을리 했다가는 심지어 마땅한 이유조차 없이 자녀에게 ‘나쁜 아버지’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그 나름대로는 아비의 역할뿐 아니라, 남편의 역할 역시 충실하게 했는데도, 이런 아내 때문에 자녀에게 ‘나쁜 아버지’로 오해받고 있는 아비도 적지 않게 있건만, 아비의 역할을 게을리 하는 아비야 오죽할까?
그러나 현실은 이런데도 가장이라는 역할 등을 핑계 삼아, 여자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아비라는 자신의 역할까지 모두 아내에게 떠넘긴 채 그저 밖으로만 나도는 결코 적지 않은 남자들.
이 모양이니 어떻게 그 자녀가 자신의 아버지를 정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이 모양이니 어떻게 그 자녀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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