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람임을 외면한다는 것은 곧 대인관계를 포기하고 있다는 말"

박봉원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4-03-29 16: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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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원의'어떻게 살 것인가'(19) [일요주간=박봉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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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기준으로 남을 이해하려는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
그렇다보니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등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면 남 역시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기 매우 쉽다.
또, 그저 막연하게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역시 남을 그저 막연하게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매우 쉬운데, 그래서 자신이 사람임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사람은 남을 사람으로 인정하기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의 분풀이대상이었던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자식도 그저 분풀이의 대상으로만 여길 뿐,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게 있다는 사실로 짐작할 수 있듯이.
또, 자신의 딸을 남편의 사랑을 빼앗은 경쟁상대로만 생각해서 끊임없이 질투하는 엄마가 여럿 있다는 사실로 역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런데 이렇게 되면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하기 점점 더 힘들어진다.
자신의 역할 중 사람에 대한 역할은 자꾸 게을리 하는 등 꺼리게 되니.
친구로서의 역할이나 배우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부모로서의 역할 등의.
자신이 보기에는 온통 사람이 아니거나 가끔 사람인 듯싶은 사람만 있을 뿐이니 당연히 사람에 대한 역할은 꺼릴 수밖에.
그에 앞서,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니 사람에 대한 역할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을 것이고.
과거, 부모의 분풀이대상이었던 사람들 중에는 아비나 어미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게 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듯이.

그렇다면 보나마나 대인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에 대한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하는 수 없이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며, 이 때문에 친구나 가족 등 그 주변사람들은 잔뜩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니.
약속을 지키라고, 생활비나 용돈을 달라고, 혹은, 칭찬해달라거나 제발 그만 때리라는 등으로 잔뜩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따라서 자신이 사람임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사람은 자신의 역할 중 사람에 대한 역할 역시 아예 못하게 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매우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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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들이나 딸로, 때로는 아비나 어미로, 또, 때로는 친구나 형, 누나, 언니, 동생, 선배, 후배로, 때로는 제자나 선생 등으로.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매우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람에 대한 역할, 즉, 대인관계로 곧 연결되는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에 대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몹시 외롭게 살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런데도 아직 자신이 사람임을 모른다는 것은 대인관계에 대한 준비가 덜됐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사람임을 포기하거나 부정한다는 것은 곧 모든 형태의 대인관계를 포기한다는 선언이 될 것이며, 자신이 사람임을 무시한다는 것은 모든 대인관계를 무시한다는 공표가 될 것이고, 또, 자신이 사람임을 외면한다는 것은 곧 그만큼의 대인관계를 포기하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비록,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더구나 자신이 사람임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사람은 자신의 매우 당연한 역할마저 모두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억울하게 죄인취급을 받고 있다는 듯, 몹시 부당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결혼을 했다고 왜 꼭 섹스를 해야 하느냐?’, ‘부모라고 해서 왜 꼭 자식을 돌봐야하느냐?’ 등으로 투덜대는 사람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
그러니 이래저래 반드시 필요한 대인관계마저 더욱 게을리 하게 될 수밖에.
이런 형편이니 더욱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 잔뜩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과연, 이렇게 되어서야 뭇사람들과 어울려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따라서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아야 사람은 늘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렇게 되어야 사람에 대한 역할도 할 수 있는 등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대인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한데, 그래서 먼저 자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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