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국민의 애도 속에 선실에 갇혀있는 한 생명이라도 구출할 실낱같은 한줄기 희망을 걸고서 애절한 촛불기도를 연일 올렸지만 세월, 세월만 보내 구출할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4월 16일 그날은 진도 운림산방(雲林山房) 소치선생의 그림감상과 세계3대 해군제독으로 추앙받는 성웅 이순신 장군의 울돌목 명량대첩 역사기행의 날이었다.
때 마침 진도대교를 건넜을 때 울돌목의 급물살을 타고서 여러 대의 어선들이 뗏목처럼 떠내려가듯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으로 급히 달려가고 있다는 급보를 접하였다. 그 날은 물론 여러 날을 두고서 침울한 가운데 TV 뉴스에만 한 주간을 보내야만 했다.
벌써20년 전의 일이다. 1993년 10월 10일 위도 앞바다에서 292명의 사망자를 낸 ‘서해훼리호’ 선장의 행방이 묘연했는데, 함께 희생을 당한 사고원인은 정원초과와 과적화물과 3-4m 높은 파고를 무시한 강압에 의한 출항으로 임수도 급물살에 휩쓸려 침몰한 인재였다.
1912년 4월 14일 신(神)도 어쩌지 못한다는 절대 안전하다던 세계 최대(46,328톤) 초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가 2,223명의 승객을 싣고 영국에서 뉴욕으로 항해하던 중 빙산에 좌초되어 1,513명이 희생을 당하였을 때 선장과 승무원은 우선적으로 어린이와 여자를 구명정에 태워 710명을 구출한 후 선장은 아름다운 최후를 마쳐 잔잔한 감동을 준 타이타닉호에 대한 영화까지 만들어 선장에 대한 존경심까지 들었다.
선원법 제10조에는 “선장은 선내에 남아 총지휘를 하고 마지막에 나와야 한다” 라는 법조항을 불이행한 세월호 선장은 구명정 44개를 써보지도 못하고서 항법에 대한 원칙을 무시한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 반면에 세월호 박지영(22세)여승무원은 학생들에게 구명정을 입혀 탈출하게 하고 자신은 희생당했다. 단원고등학교 00선생님은 제자들을 탈출시키고 마지막 숭고한 죽음을 맞이했다. 단원고 총 인솔자00교감선생은 수많은 제자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자결을 하고 말았다.
2012년1월13일 4,234명을 태운 이탈리아 ‘코스타 콩크리디아 호’가 암초에 좌초되었는데 선장이 겁을 먹고 도망을 쳤을 때, 경비대장이 배로 돌아가라 호통을 치며 어린이나 여성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나한테 보고하라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호통을 쳤다. 허술한 위기관리 능력의 우리 해경이나 정부요로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있다.
코스타 콩크리디아호 선장에게는 대량학살죄 15년, 선박좌초시킨죄 10년, 승객버린 직무유기죄 1명당 8년 등 도합 2,697년형을 구형하였다 한다. 이 같은 참사에 대해 몇 년이 흘러 잠잠하면 선원법이나 정강정책은 흐물흐물할 것인지... 위기대처에 대한 정치 신용도가 나락에 떨어져 대내외적으로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정권이나 잡으려는 야욕 때문에 민생과 법질서에는 정신없고 젯밥에 만 눈독 들이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신의 경고로 알고 금번 세월호 문제는 어정쩡 넘어가서는 안 되리라 본다.
임진왜란 시 10만양병설을 무시한 선조왕과 대신들은 도성을 버리고 의주로 도망하기에 바빴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워 전승을 한 이순신 장군을 역모죄로 해군중장격의 지위를 박탈하고 겨우 죽음을 면하여 졸병으로 백의종군하게 한다.
1597년 9월 정유재란으로 나라는 풍전등화 위기에 놓인 그때서야 다시 이순신 장군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한다. ‘금신전선상유십이 순신불사’(今臣戰船尙有十二 舜臣不死)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았으며 순신은 죽지 않았습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 죽으려면 살것이요, 살려면 죽을 것이다. 라는 마지막 결전의 교시를 내리고서 왜선 133척을 진도 울돌목에서 물리쳐 나라를 구하고 명예로운 전사를 하였다.
자기 생명의 고귀함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나 세월호 선장이나 이탈리아 콩코리디아호 선장은 자기 책임과 의무와 사명을 져버린 비겁한 삶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 더러운 죽음보다 못한 두고두고 그 오명이 씻어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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