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보다 장애인의 능력을 보아야"

정성수 시인 / 기사승인 : 2014-04-23 01: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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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너는 나의 봄’

장애인을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진정한 예우와 존중’
이들을 ‘조력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면 ‘그릇된 처사’



ⓒNewsis
[일요주간=정성수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장애인의 날은 유엔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선언하고, 이 선언을 통하여 세계의 각 국가들이 장애인에 대한 기념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권장함으로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장애인의 해 한국 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보건사회부에 의해서 1981년 4월 20일 “제1회 장애인의 날”행사를 처음 개최하였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의 법정 기념일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하여 올해로 34회째다.

UN,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선언

장애인이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일부 또는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인을 크게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나누고 있다.




▲ 정성수 시인
신체적 장애는 다시 외부기능 장애와 내부기능 장애로 나뉜다. 외부 신체기능의 장애에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안면장애가 있고 내부 신체 기능의 장애에는 신장장애, 심장장애, 간장애, 호흡기장애, 장루·요루장애, 간질장애가 있다.

정신적 장애에는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로 나뉜다. 발달장애에는 지적장애, 자폐성장애가 있고 정신장애에는 정신지체장애, 발달장애(자폐증)가 있다. 이처럼 신체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자를 말한다.

대한민국 법적 공식용어 장애인을 장애우 또는 장애자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장애인이냐? 장애우냐? 한동안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게 사실이다. 장애우는 장애인을 좀 더 친근하게 생각하자는 의미로 友(벗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선해야 할 것은 장애보다 장애인의 능력을 보아야
장애인을 ‘개체 아닌 집단’으로 보는 것은 편견 조장


그러나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늘 도움을 받아야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낙인찍는 행위라고 반대하였다. 장애우라는 호칭은 장애인을 스스로 주체가 아니라 비장애인의 친구로서만 존재하게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주체적 존재가 아니라 상대적 객체로서만 존재하게 만드는 용어인 셈이다. '장애우'라는 표현은 장애인들이 자신을 부를 때 쓸 수 없는 용어다. 부언하면 장애우는 '장애를 가진 친구' 라는 뜻으로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지, 나 자신을 '친구'라고 호칭할 수는 없다. 결국 누군가 불러 줄 때만 쓸 수 있는 비주체적인 용어다. 현재는 장애우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과거에는 '장애자'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장애자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일반적인 장애인을 일컬었던 병신 또는 불구자, 언어장애를 가리키는 벙어리, 청각장애를 가리키는 귀머거리, 정신지체를 바보 또는 정신박약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라는 말은 봉사로 하시하거나 하대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장애자의 '자'라는 글자가 한자로 者(놈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에 반대되는 공식 용어는 비장애인이다. 1989년 ‘장애인 복지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자’를 대체한 ‘장애인’이라는 말이 법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용기와 희망’ 큰선물…인류에게 기여

장애인은 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만 있을 뿐 그들도 독립적인 존재며 자기의 생각을 마땅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인을 도움만 받아야 하는 존재라 여기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주변에 보면 장애인이지만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거나 인류에게 기여를 하는 분들이 많다. 예를 들면 ‘닉 부이치치’와 ‘스티븐 호킹’같은 사람들이다.

‘닉 부이치치’는 처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함으로써 비장애인들보다 더 값진 삶을 살면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스티븐 호킹은 정상인으로써 생활을 하다가 루게릭병이라는 장애를 얻었지만 우주 물리학자로써 여러 사실들을 밝혀내 인류에게 공헌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고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사는 “오체 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도 있다. 이외 장애인들 중에도 꿈을 갖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태도를 개선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장애인’이라는 단어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한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이 먼저 바꿔야 한다.

장애인의 개성이나 능력 그리고 정신력을 장애인 개개인의 존엄한 가치로 인정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는 불구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장애를 불구로 보는 것은 장애인을 무능력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의 반대는 정상이라는 생각도 바꾸어야 한다. 정상인을 장애인의 반대말로 사용하는 것은 장애인을 비정상인으로 보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장애는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도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이성을 지니고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는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일 뿐 개선이나 치료가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정상인과 장애인의 사고 전환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인 변화와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장애인은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었다. 언론, 방송, 영화 등에서 장애인의 모습을 불쌍하고 가난한 이웃으로 묘사되거나 동등한 인격으로서가 아니라 특별한 대상으로 장애극복을 미화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장애인의 장애는 특수한 것이고 이런 특수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은 일반인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로 묘사했다.

다행이도 장애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고 자원봉사도 증가 추세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의 인식도 바뀌어 비장애인에 대한 반감도 많이 줄어들었으며 장애인들 스스로 사회 안으로 뛰어들겠다는 고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제도나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현재의 문제점이다.

무엇보다 객관적 이해가 先行되어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넓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 “장애인이 불쌍하니 도와주자”는 식의 막연한 접근이 아니라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고, 실제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을 편견 없는 눈으로 봐야겠다.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임을 항상 생각하겠다. 장애인을 무조건적인 동정으로 대하지 말아야겠다. 장애인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서슴없이 도와주야겠다.”

장애인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비장애인의 도움을 요할 뿐이지 동정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도움은 도움을 받는 장애인에게 큰 부담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애는 불구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장애를 불구로 보는 것은 장애인을 무능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는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이다.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하는 것은 장애를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발상이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개념을 가져야 장애를 없애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장애보다 먼저 장애인의 능력을 보아야 한다. 장애가 먼저 눈에 띄면 능력을 무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장애인을 집단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은 정신력이 강하다든지 장애인들은 성격이 내성적이라든지 하면서 장애인을 개체로 보지 않고 집단으로 보는 것은 편견을 만드는 결과가 된다.

장애인의 성공을 너무 감정적으로 언급하지 말고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비이성적으로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이 지나치게 되면 동정이 되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장애인의 날 하루만이라도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야 한다. 장애인을 보고 혀를 차거나 동정 어린 격려나 호기심으로 묻는 질문은 삼가하자. 택시를 잡으려는 장애인을 만나면 택시를 잡아 태워주는 친절을 베풀고 장애인이 안전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버튼을 눌러주자.

휠체어는 장애인의 몸의 일부다. 갑자기 뒤에서 잡거나 밀어주면 놀라고 불쾌해 한다.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을 무서워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하자. 장애인 차량 주차공간에는 절대로 차를 세우지 말자.

장애인이 지나가면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지 말고 장애인과 인연을 맺은 부부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자. 주위에 장애인이 있으면 재활에 필요한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알려주자.

우리는 누구나 후천적 장애를 가질 수 있다. 특히나 하루에도 교통사고가 수없이 일어나는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장애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므로 장애인을 대할 때 그들이 나와 다르다는 생각을 버리고 한 인격체로써 대해야 한다.

장애인들은 장애가 있다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비장애인과 같이 공존공생해야 한다. 장애인의 날이 더 서러운 장애인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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