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도내 단체장에 무소속이 대거 진출한 야당텃밭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무 공천을 하겠다던 여야모두 변덕이 죽 끓듯 하나같이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신물이나 이제는 당보다 인물본위로 지도자를 선출하려는 유권자의 달라진 성향이 돋보였다.
선거철만 되면 철새처럼 몰려와 개인의 영달에 안달, 큰 머슴처럼 봉사 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유권자에게 간이라도 빼주려고 하더니만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자고새(自高鳥)가 되어 안하무인, 교만하기 짝이 없는 거짓말만 늘어놓는 정치인의 속성에 국민은 그동안 늘 속아만 왔다.
당선이 되자마자 당선자의 상당수가 재선을 위한 포석을 놓기 바빠 부정한 선거자금을 마련하는 등 금전수수로 인한 약점에 잡혀 부하직원을 제대로 통솔을 못하고 그들에게 절절 매며 소신행정을 펴지 못하는 그 폐단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관급공사를 따내기 위해 돈 보따리를 싸 짊어지고서 유력한 시장군수에게 줄을 서는 사업자들이 그 공사비의 1할을 시장 군수에게 건네주며 밤이면 황금박쥐처럼 은밀하게 활동하는 못된 관행의 병폐가 나돌고 있어 범법자에게 3진 아웃제보다 더 강한 법제도를 마련하여 아예 정치에 발을 못 붙이게 근절책을 마련하여 정치인의 위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시골 면장이나 과장 승진 대가에 비공식적으로 5만 원이란 금품수수가 돌림병처럼 퍼져 거래된다니 그 예로 박사고을이라 이름난 임실군은 승진순위에서 두툼한 돈 봉투에 밀려난데 비관하여 자살소동과 금품수수로 줄줄이 군수는 큰 집 신세를 지게 되었고, 남원시장과 장수군수가 도중하차하여 보궐선거를 하게 된 예가 있다.
부안군 역시 보궐선거에서 행운을 잡아 재선까지 당선되었으나 3선을 하겠다고 승진 순위를 뒤바꾸는 비리로 부군수가 자결하는 사건이 벌어져 금품이 오간 사실을 포착한 저승사자 같은 검찰에 걸려들어 역시 큰집 신세로 임실군의 승진 병이 부안군으로 옮아 왔다는 세간의 평이다.
인간의 욕심이란 한이 없나보다. ‘에라 모르겠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칠 소냐! ’ 하룻밤 새에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넘나들며, 황금을 쫓아 감각조차 잃은 채 내달리다가 암벽에 부딪쳐 그만 죽고만 황금박쥐의 비극을 자초한 것이다.
때가 되면 미련 없이 훌훌 털고 그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순리일진데, 권불10년 재불3대라 했던가. 지나놓고 보면 돈 몇 푼과 실낱같은 권력이란 것에 잠간 매달린 것이 헛되고 헛된 것임을 왜 모른단 말인가...
잘하면 한 번 더 재임하면 족하련만 그 자리에 앉으면 3선 4선, 아니 종신 혼자 해먹으려 드니 ‘욕심이 죄를 낳고 그 죄가 장성하여 사망에 이른다’는 교훈을 잊어버리기 일쑤인가보다. 과거 자유당독제시절 하와이로 쫓겨난 종신대통령을 꾀하려든 이승만정권이 그랬고, 3선 개헌과 유신으로 영구집권을 획책한 박정희 군사정권이 스스로 비극을 불러들였다.
물이란 오래 고여 있으면 썩기 마련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보수꼴통의 독선은 자신과 타인까지 위해를 끼치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보여준 진보적인 개혁성향의 당선자가 많아진 것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정서가 증명 해주고 있다.
당선자는 초심을 잃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유권자의 소리를 들어 정치에 임해야 한다. 특히 시장 군수는 그 지역의 수장으로 인기영합에 치우치지 말고 소신행정을 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사람을 잘 써야 하는데도 듣기 좋은 소리나 하는 아부하는 간신들을 옆에 두고,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을 멀리하다가 눈이 멀고 귀가 먹어 결국에는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망치는 사례를 우리는 똑똑히 보아왔다.
‘카터’ 대통령은 흙과 함께 하는 땅콩농장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봉사자로 이름이 났다. 우리나라 관료들처럼 고급차에 비서와 경호원까지 두고 으스대며 분수에 넘치게 사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 현직에서 물러나도 전관예우라는 잘못 된 관습의 폐단은 하루속히 버려져야 진정한 평등사회와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리라.
황금박쥐의 가면을 쓴 자들이 오늘도 검은 밤이 오길 기다리며 은밀하게 뒷골목을 누비며 먹이 사슬을 노리는 악마의 검은 손이 뻗치고 있지는 않는지 두 눈 바짝 뜨고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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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기옥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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