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모두 폐지했는데, LIG넥스원만 '24시간 공짜야근' 고수
포괄임금제 유지한 채 PC기반 출퇴근 시도…"자리이석제 이름만 바꾼 노동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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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newsis) |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정부가 ‘공짜노동 근절’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K-방산 대표기업 LIG넥스원(대표 신익현)이 포괄임금제를 유지한 채 PC 기반 출퇴근 관리 도입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LIG넥스원이 정부 노동정책 기조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IG넥스원지회(이하 노조)는 “공짜야근 구조는 그대로 두고 노동자 감시만 강화하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오는 17일 16차 본교섭을 앞두고 사 측이 포괄임금제(고정 OT)를 사실상 유지한 채 PC 기반 출퇴근 기록 시스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15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 정부는 포괄임금제 폐지 추진…노조 “LIG넥스원은 ‘나 홀로 역주행’”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2026년 업무보고’에서 ▲포괄임금제 금지 ▲노동시간 객관적 기록 의무화 ▲퇴근 후 연락받지 않을 권리 법제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여전히 사무·연구직 노동자에게 24시간 포괄임금제(고정 OT)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 동종업계 포괄폐지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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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IG넥스원지회 제공) |
노조는 “정부 정책과 정반대로 가는 사실상 유일한 방산 대기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12월 고용노동부의 포괄임금·고정 OT 오남용 특별근로감독 대상 사업장으로 지정돼 8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고 약 2000명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전력이 있다.
노조는 “당시 ‘임금체불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회사가 몇 년 만에 다시 유사한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특별근로감독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KAI·한화는 폐지…LIG넥스원만 ‘24시간 공짜야근’ 고수
동종 방산업계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0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2028년 완전 폐지를 목표로 단계적 축소를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건물 출입 시 사원증 태깅 방식으로 근태를 관리하고 있으며 PC 기반 출퇴근 시스템은 도입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LIG넥스원은 고정 OT를 유지한 채 일부 시간만 축소하는 대신 방산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PC 기반 출퇴근 기록’ 도입을 결합하려 하고 있다”며 “가장 늦고, 가장 기형적인 제도 설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 수가 이미 5000명을 넘은 상황에서 임금과 근무 제도가 경쟁사보다 불리하다면 우수 인재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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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G넥스원지회의 포괄임금제 관련 홍보물. (사진=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IG넥스원지회 제공) |
◇ 이미 과도한 통제 환경…“PC 앞에 앉아야만 노동인가”
노조는 PC 기반 출퇴근 관리가 노동시간 관리가 아니라 노동 통제라고 주장했다.
LIG넥스원은 이미 보안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사원증 태깅 출입 기록 ▲개인 휴대폰 MDM 의무 설치 ▲근무시간 중 휴대폰 기능 제한 등 강한 통제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PC 사용 기록까지 근태 기준으로 삼을 경우 회의·외근·업무 구상 시간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우려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 4월 PC 사용 여부로 근무를 판단하는 이른바 ‘자리이석 관리제도’를 도입하려다 거센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노조는 “이 제도를 이름만 바꿔 다시 들여오려는 시도”라며 “노동자를 디지털 감옥에 가두겠다는 발상”이라고 일갈했다.
◇ “공짜노동 근절 정책, 첫 시험대는 LIG넥스원”
정부는 포괄임금제 악용 사업장에 대한 감독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노동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사례가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곽영찬 LIG넥스원지회장은 지난 2022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 간담회에서 “방산 특성상 납기 압박과 잦은 출장으로 살인적인 야근이 반복되지만 포괄임금제 아래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노조는 “신익현 대표이사가 외부 행사나 인재 육성 관련 협력에는 적극적이면서도 내부에서는 노동조건 개선보다 감시와 통제를 앞세우고 있다”며 “겉과 속이 다른 경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오는 17일 교섭에서 ▲ 포괄임금제 즉각 폐지 로드맵 제시, ▲ PC 기반 출퇴근·근태 감시 시스템 철회, ▲ 근로시간에 대한 정당한 보상 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준법투쟁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본지는 LIG넥스원의 입장을 듣고자 담당 부서에 수 차례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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