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말뿐인 홈플러스 살리기…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공익채권 선지급해야"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7 09: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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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매출 28% 급감·일부 홈플러스 매장 단전 위기 놓여
회생 자금 7000억 원 필요 속 MBK는 ‘보여주기식 지원’ 논란
유동수 "추석 매출 817억 증발·현금 유동성 위기… 사재출연 필요"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newsis)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국내 대표 유통업체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실질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과 유통업계에서 거세지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 동안 홈플러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2%나 줄어들었으며 일부 매장은 전기가 끊길 위기까지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이처럼 매출이 급감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홈플러스가 결국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의 추석 대목 기간 동안 홈플러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17억 원이 줄어든 총 207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 유동수 의원 “MBK 내놓은 ‘홈플러스 살리기’ 대책, 구첵적인 내용 전무”

유동수 의원은 “작년 추석 매출이 2895억 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형마트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국 점포에서 상품 공급이 늦어지고 일부 점포는 전기요금 납부 지연으로 단전 위기까지 겪는 등 홈플러스의 경영위기는 소비자와 현장 직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MBK가 내놓은 ‘홈플러스 살리기’ 대책은 구체적인 실행방안 없이 말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동수 의원은 MBK가 지난 9월 24일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2000억 원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통해 지원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고 일갈했다.
 

▲ 손상희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수석부위원장,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등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홈플러스 밀실분할 매각 중단, 기업사냥꾼 MBK는 국정감사에서 답하라'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newsis)

MBK 측은 또한 “2조 5000억 원 규모의 보통주를 무상으로 소각하고 30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단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이 중 실질적인 현금 투입은 MBK 김병주 회장이 개인 자산으로 낸 400억 원과 MBK 임원이 일부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한 78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2000억 원가량은 이미 과거에 이뤄진 증권사 대출에 대한 보증일 뿐이며 신규 유동성 확보와는 무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MBK가 내세운 ‘재정 지원’의 대부분은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법정관리(회생절차) 상태에 있으며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인가 전 M&A’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현금 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15~20%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추석 기간 실적에서도 이 같은 하락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유동수 의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은 김병주 회장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7000억 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MBK와 김 회장이 개인 사재를 출연하고 공익채권을 선지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생 과정에서 제출된 회계자료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MBK는 회생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서울회생법원에 조사위원 변경을 요청하거나 기존 평가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청산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가치 평가를 놓고 회계법인 간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선임한 삼일회계법인의 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2조 5058억 원으로 총 부채액 2조 8969억 원보다 낮아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낮게 평가됐다. 반면 홈플러스가 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한 관리인 조사보고서에서는 계속기업가치를 3조 7293억 원으로 평가해 청산가치인 3조 6816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회계법인 간의 평가 결과가 크게 다르다는 점도 향후 회생절차 진행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에 1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간접 고용을 포함하면 약 30만 명의 생계가 이 회사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의 파산은 단순한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실업과 협력업체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동수 의원은 “지금 국민들은 홈플러스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지만 MBK는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태도는 MBK가 오히려 홈플러스의 파산을 원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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