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강성수號 시작부터 ‘휘청’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4 17: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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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발칵’…아버지 잃은 아이에게 구상금 약 2700만원 청구
아이 어머니 돈은 주지 않고 소멸시효 때까지 버텨…‘불매’ 여론 형성
한화손보, “일부 하향 조정된 금액으로 합의했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고아가 된 초등학생 A군(12)에게 수천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에게 오직 법의 기준만 들이 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논란은 새로 선임된 강성수 대표이사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A군의 아버지는 지난 2014년 오토바이 운전 중 사고로 사망했다. 베트남인인 A군의 어머니는 사고 전 이미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재까지 연락두절 상황.

 

보험사는 A군 아버지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A군 어머니와 A군에게 각각 6 대 4의 비율로 지급했다.

 

6000만원은 A군의 후견인(80대 조모로 추정)에게 맡겨졌고, 나머지 9000만원은 A군의 어머니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6년째 보험사가 소유하고 있다. A군은 현재 고아원에서 살면서 주말마다 조모의 집을 다녀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보험사가 A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부친의 오토바이 사고 당시 상대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돈 5300만원 중 절반 수준인 약 2700만원 내놓으란 내용이다.

 

결국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2일 A군에게 보험사가 요구한 금액을 갚고, 못 갚을 시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이행권고 결정을 내렸다.

 

 

▲ 한화손해보험 기업 홍보물 (이미지편집=일요주간)

 해도 너무한 한화손보 ‘불매’ 여론 일파만파

10년에 한번씩 재판을 열어 갱신이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보험사는 A군을 상대로 평생 추심이 가능하다.

 

청원인은 “보험사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6 대 4의 비율로 어머니의 몫 9000만원을 쥐고 있으면서 구상권 청구는 고아가 된 아이에게 100% 비율로 청구했다. 왜 아이에게만 청구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보험사는 아이의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9000만원이 지급될 일이 없을 것이란 걸 뻔히 알고도 ‘어머니가 와야 준다’며 그 돈을 쥐며 고아원에 있는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걸었다”며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청원인이 올린 내용의 원 출처인 한문철TV 유튜브 채널의 지난 23일 방송분에서 한문철 변호사는 초등학교 6학년 고아에게 소송을 제기한 점, 보험금은 1:1.5로 분배되고 구상금은 전액을 아이한테만 청구한 점, 아버지의 오토바이 사고 과실이 승용차를 상대로 한 과실보다 많이 잡힌 점, 아이의 어머니 돈은 주지 않고 소멸시효 때까지 버티면서 아이에게 구상금 청구를 하는 보험사가 너무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여론도 같은 목소리다. “국민은 소비자로서 이렇게 자기 자본 증식에 혈안이 된 보험사를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네티즌들 역시 불매를 주장하며 “보험은 내가 죽었을 때에 남겨질 가족을 위해 들어 놓는 건데 오히려 앞장서서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린다고? 앞으로 한화 쪽은 가입할 일이 없겠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법적인 소멸시효 문제가 있어 소를 제기한 것이며, 유가족 대표와 자녀의 상속비율 범위 내 금액에서 일부 하향 조정된 금액으로 합의했다”며 “소는 취하하기로 결론 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지난 19일 선임 된 한화손해보험 강성수 대표이사
적자수렁 구원투수 앞에 놓인 ‘분노’중인 여론

이번 논란은 지난 19일 새로 선임된 강성수 대표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강 대표는 재무전략 전문가로 한화손보의 당면과제인 손익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적임자로 꼽혀왔다.

 

적자탈출 구원투수로 현재 경영상 위기에 놓인 한화손보를 어떻게 꾸려갈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한화손보는 현재 경영 위기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개별 기준 6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전년(823억 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흑자 전환한 이후 6년 만이다. 적자로 돌아선 것은 보험금 청구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됐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영업이익 마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 손해율은 85.5%로 전년(83.1%) 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8.7%에서 98.0%로 9.3%포인트 높아지며 상승폭이 가장 컸고,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도 각각 3.9%포인트, 1.3%포인트 상승한 79.0%, 83.9%를 기록했다.

 

사업비율 역시 0.9%포인트 오른 26.3%로 집계됐으며,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111.7%로 손실기점인 100%를 훌쩍 넘었다.

 

또, 한화손보는 지난해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경영관리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손해율 상승과 저금리 지속으로 적자 수렁에 빠진 한화손보 구원투수로 나선 강 대표. 이번에 불거진 ‘비도덕적 소송’으로 시작된 여론의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 지 리더십이 평가 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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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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