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백대현 프로 8단]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장쑤(江蘇)성 우장(吳江)시 통리에 위치한 통리 레이크뷰 호텔(同里湖大飯店)에서 제17회 박카스배 한·중 천원(天元)전이 열린다.
한국의 천원과 중국의 천원이 만나 천원 중에 천원을 가리는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은 한국의 박카스배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이 8회 우승, 중국이 8회 우승하며 동률을 이루고 있는 상황. 이번 대회를 통해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한국의 천원 박영훈은 중국의 천원 천야오예의 3연패를 저지함과 동시에 최근 중국세를 잠재우기 위한 특명을 받고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영훈은 지난 제17기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최철한의 3연패를 2:1로 막아서며 우승을 차지해 한·중 천원전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박영훈은 지난 2002년 제6회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에서 중국의 황이중(黃奕中)에게 2-1로 승리하며 이미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박영훈과 겨루게 될 천야오예(陳耀燁)는 현재 중국 랭킹1위이다. 제27기 중국 천원전에서 구링이(古靈益)에게 2:0으로 승리하며 5년 연속으로 중국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천야오예는 지난 6월에 있었던 제9회 춘란배에서 이세돌을 제압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를 제패하는 등 최근에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대전적에서는 박영훈이 2:1로 근소하게 앞선다.
2006년 3월 열린 제6회 춘란(春蘭)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24강전에서 패했지만, 그해 10월에 벌어진 제8회 농심신라면배 본선10국에서 설욕했고, 2009년 5월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32강에서도 승리한 바 있다. 이후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오랜만의 승부이기에 더욱 상대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자는 1~4회 대회에서 4연패를 기록한 이창호와 7~9회, 그리고 11회 대회에서 우승한 중국의 구리(古力)이다. 만약에 천야오예가 우승한다면 통산 4회 우승이 되어 타이기록을 확보하게 된다.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은 스포츠조선과 중국의 신민만보(新民晩報)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제약(주)이 후원한다. 우승상금은 1만 달러, 준우승상금은 5,000달러다.
충격! 제1회 몽백합배 한국 16강에서 전원 탈락.
11일 중국 상하이 화팅호텍에서 열린 제1회 몽백합배 본선 16강에서 한국의 최철한, 조한승이 각각 중국의 롄샤오, 왕레이에게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6월 LG배에 이어 본선 8강에 한국 기사가 한명도 오르지 못하는 두 번째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중국이 강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국 기사들이 연이어 세계대회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한국 바둑팬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번 몽백합배에도 한국의 상위 랭커들이 대거 출전했다. 랭킹 1위 박정환은 64강에서 중국의 신예 평취안에게 발목을 잡혔고, 2위 김지석도 64강에서 구리에게 패하며 본선 첫 대국에서 탈락했다.
3위 이세돌은 64강에서 창하오에게 승리를 거두었지만, 32강에서 미위팅에게 일격을 당하며 최정상급 기사들 모두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했다.
그래도 4위 최철한과 6위 조한승이 16강에 진출했기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말았다. 특히 최철한은 중국리그에서 8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중국 기사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줬기에 아쉬움이 컸다.
최철한은 중반에 위기에 처한 대마를 극적으로 살리며 유리한 형세가 됐다. 하지만 후반에 끈질기게 추격하는 롄샤오에게 끝내 추격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조한승도 마찬가지다. 좋은 형세를 시종일관 유지했으나 가장 집중력이 필요한 마무리 과정에서 흔들리며 왕레이에게 역전패를 허용했다. 16강에서 한국 기사들이 모두 탈락한 것이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고군분투하던 유키사토시도 중국의 왕시에게 패했다. 8강을 모두 중국이 차지한 것이다. 중국이 8강을 싹쓸이 한 것은 세계대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이 한국보다 층이 두터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정상급 기사들이 실력에서 밀리는 것은 아니다. 무섭게 타오르는 중국세를 잡아줄 특급 소방수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기사끼리 치러진 8강에서 구리(대 왕레이), 저우루이양(대 롄샤오), 미위팅(대 당이페이), 왕시(대 우광야)가 준결승에 올랐다.
제1회 몽백합배 총 상금은 546만 위안(10억 원)이며 우승상금이 180만 위안(3억 2,000만원)이다. 64강 패자 360만원, 32강 패자 720만원, 16강 패자 1,450만원, 8강 패자 2,900만원, 4강 패자 4,500만원, 준우승 1억 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이며, 결승 5번기는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덤은 7집반이다.
집중분석
제목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본선 16강전
중제
흑: 백홍석 9단 백: 이창호 9단
결과: 183수 흑 불계승
돌주먹 백홍석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하얀 해군복을 입고 바둑TV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 복무중인 백홍석은 일병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상대는 돌부처로 불리는 이창호. 백홍석은 군 생활을 하면서 바둑 공부를 할 시간이 없었다. 또한 실전 감각도 많이 떨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 무리한 싸움을 시도한 백홍석은 이창호의 완벽한 대응에 막히며 일찍부터 치명타를 입었다.
하지만 백홍석은 끝까지 버텼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믿을 수 없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철통 수비를 자랑하던 이창호의 창이 허무한 실수로 인해 뚫린 것이다.
국후 백홍석은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군인이기에 끝까지 두었다고 인터뷰 했다. 도대체 이 대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주요 장면을 함께 살펴보자.
상변에서 무리한 싸움을 시도한 백홍석이 흐름을 바꾸기 위해 1도 흑 1로 흔들기를 시도한다. 이때 백 2로 받아준 것이 이창호의 유연한 수법이다.
2도 흑 1로 넘어가는 것이 정수이나 백 2, 4의 공격이 통렬하다. 백홍석이 괴로운 형국. 이에 백홍석은 3도 흑 1로 또 다시 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이것도 무리였다. 백 2, 4가 좋은 수로 흑이 차단되는 모습. 계속해서 4도 백 1로 씌워간 것이 이어지는 호수이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백홍석은 흑 2의 임시처방 후 흑 4로 차단을 시도한다.
백 13까지 바꿔치기의 형태이나 이는 백홍석의 손해가 너무 크다. 좌변은 5도 흑 1로 한 수 더 가일수가 필요한데, 이때 백 2, 4로 중앙을 선수로 연결하고 백 6으로 공격하면 견디기 힘들다.
이에 백홍석은 6도 흑 1로 버텨간다. 하지만 백 2로 좌변에서 꽃놀이패가 나면서 백 16까지 상변 흑 대마가 일순간 몰살당한다. 사실 여기서 백홍석 이 돌을 거두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백홍석은 군인 정신을 발휘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 같은 바둑은 이창호의 어이없는 실수로 순식간에 역전된다. 7도 흑 1로 움직인 장면에서 8도 백 1로 막아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바둑은 반면으로도 백이 많이 남기는 형세. 오랜 시간 대국에 지쳤던 걸까? 이창호의 손은 무심코 9도 백 1의 자리로 향하게 된다. 흑 2로 늘어가자 백 모양이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백 3으로 물러서면 흑 a로 차단해 한 수 부족. 흑 4로 차단하고 흑 6, 8로 먹여치자 백 대마의 역시 몇 수 되지 않는다.
흑 12까지 백이 걸려든 형태. 여기서라도 백 가로 젖혀간다면 귀는 살려줘도 상변 흑 대마는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황한 이창호는 10도 백 1로 둔다. 흑 4까지 오히려 백 대마가 몰살당한 모습. 계속해서 백 A로 이으면 흑 B로를 메운다.
이창호는 어이없는 실수로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전성기에 완벽한 방패로 통했던 천하의 이창호도 사람이다. 사람은 때로는 이렇게 허무한 실수도 하는 법이다. 6도 13-3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