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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최철한, 이동휘 |
최철한 역대 10번째로 통산 900승 고지에 오르다.
천원전 통산 최다 우승 기록(1~4기 우승한 이창호와 공동)을 보유하고 있는 최철한이 자신과 인연이 깊은 대회인 천원전 본선 16강에서 김승재를 물리치며 통산 900승 고지를 밟았다. 통산 900승은 최철한이 역대 10번째로 세운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않는 대기록이다.
최철한이 많은 선배 기사들을 제치고 10번째 주인공이 됐다는 것은 그가 1997년 입단 이후 얼마나 꾸준한 활약을 펼쳤는지 짐작케 한다.
최철한이 프로기사로서 활약한 기간은 약 16년. 산술적으로 매년 56승 이상을 꾸준히 기록해야만 달성이 가능하다. 프로기사들이 평균적으로 연간 30승 정도만 거두어도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최철한은 약 2배 가까이 되는 성적을 꾸준히 기록한 것이다.
최철한은 자신의 통산 900승을 천원전에서 달성한 것이 기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천원전은 최철한이 신예기사 때에 본격기전 첫 우승을 안겨준 기전. 최철한은 2003년 제8기 천원전에서 원성진을 꺾고 우승한 이후 2004년에는 제47기 국수전에서 당시 절대 강자였던 이창호에게 타이틀을 쟁취하며 본격적으로 정상급 기사의 대열에 합류 했다.
하지만 국후 인터뷰에서 최철한은 천원전에 대한 아쉬운 기억도 있다며, 한중 천원전을 언급했다. 한국의 천원 타이틀 보유자와 중국의 천원 타이틀 보유자가 만나 통합 천원을 가리는 한중 천원전에 4번 출전해 4번 모두 준우승에 머무른 뼈아픈 기억이 있는 것이다.
전기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던 최철한은 동갑내기 라이벌 박영훈에게 2-1로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서 올해 한중 천원전은 친구인 박영훈이 출전하게 됐다.
최철한은 올해 박카스배 천원전을 반드시 우승해서 통산 최다 우승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동시에 통합 한중 천원전도 제패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본선 첫 대국에서 랭킹 12위 김승재를 제압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최철한이 최종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최철한은 본선 8강에서 신예 강호 안국현과 대결을 펼치게 된다. 강력한 의지를 보인 최철한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의 모든 대국은 K바둑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되며, 우승상금은 2,500만 원, 준우승은 1,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제한시간은 각 1시간이며, 초읽기 40초 3회이다.
이동휘, 열네 번째 지역 연구생 입단대회 주인공이 되다.
2013년도 마지막 입단대회인 지역연구생 입단대회에서 부산의 이동휘(18)군이 입단에 성공하며 프로기사 대열에 합류했다. 지역 연구생 입단대회는 지역 바둑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되어 매년 한 명씩 지역 연구생들만 출전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어 어느 덧 열네 번째 주인공이 탄생했다.
이동휘는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본선에서 16강 2승, 또한 8강에서도 2승을 거두며 최종 결승에 합류했다. 입단까지 2승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첫 대국에서 한원영(대전.18)군에게 승리를 거두며 이제 마지막 관문을 남겨뒀다.
상대는 같은 부산 지역 연구생인 강유승(16)군이었다. 최종 대결은 역시 치열함 그 자체였다. 같은 지역 연구생이기에 평소 대국이 잦았고, 서로의 기풍이나 장, 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운 대국이었다.
결과는 220수를 끝으로 이동휘 군의 흑 반집승이었다. 입단이 결정되는 순간 이동휘 군은 너무 기뻐서 자신이 입단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인터뷰 했다. 2008년부터 입단대회에 출전해 6번 만에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이다. 입단 초년병 이동휘 군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이동휘 초단의 입단으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285명(남자 234명·여자 51명)으로 늘어났다.
이동휘(李東徽) 초단
생년월일 : 95년 3월 12일(울산)
이보혁(50)·송영화(45) 씨의 1남 1녀 중 장남
지도사범 : 이용수 7단?장명한 6단
존경하는 프로기사 : 조한승 9단
기풍 : 두터운 실리형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본선 16강전
흑: 김승재 5단 백: 최철한 9단
결과: 116수 끝 백 불계승
최철한이 통산 900승을 달성한 대국을 함께 살펴보자. 이 대국은 독사라는 별칭이 있는 최철한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최철한은 중반에 김승재의 실수로 잡은 우세를 의식한 듯 두텁고 안정적인 행마를 이어간다.
이에 조급해진 김승재는 무리수를 두게 되고 독사 최철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앙에서 노림수를 결행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1도는 초반 진행. 김승재는 보통 흑번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대각선 양화점 포석을 구사하고 계속해서 흑 7의 축머리를 흑 9로 씌워가며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2도는 계속되는 실전진행. 백 1의 붙임에 흑 6의 곳에 끼우는 수가 일반적이지만 전도에 축머리를 활용하기 위해 흑 2, 4를 선택했다. 백 5는 두터움을 지향하는 움직임. 흑 12까지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흑의 실리와 백의 세력의 갈림.
수순 중 백 5로 3도 백 1로 막는 수는 흑 2, 4로 차단해서 흑의 의도에 걸려들게 된다. 흑 8까지 축. 우하귀 흑△가 축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 4도에서 첫 실수가 등장한다. 아직 어려운 바둑이지만 그래도 선착의 효가 살아있는 모습. 여기서 흑 1, 3으로 차단한 것이 김승재의 첫 번째 완착이다.
좌변 백 돌을 공격하기 행마, 하지만 백 4의 붙임수가 호수로 백 10까지 좌변 백은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다. 여기서는 5도 흑 1로 씌워가는 것이 주변 배석을 고려한 호수이다. 흑 9까지 예상도. 좌변 백을 압박해서 세력을 구축하게 되어 우 중앙 흑의 두터움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좌변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한 최철한은 다소 느리지만 두터운 진행을 선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숨죽이고 먹잇감을 노리는 독사처럼 결정타를 준비하고 있었다. 6도 백 △는 단순히 중앙을 키우는 수가 아니라 중앙 흑 대마의 차단을 노리는 노림수였다.
여기서 김승재는 형세가 다소 불리하더라도 흑 1로 중앙을 지켜두고 백 2로 둘 때 흑 3으로 두어 후반에 역전을 도모해야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최철한의 두터운 행마에 불안해진 김승재는 7도 흑 1로 큰 자리를 차지하며 강하게 버틴다. 이때 백 2, 4로 최철한의 결정타가 놓인다.
김승재는 흑 5로 버티며 저항했지만 백 10으로 들여다보는 수가 좋아서 백 14까지 중앙이 완벽하게 차단된 모습이다. 이후 최철한은 유연한 공격을 선보이며 김승재에게 조금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7도 흑 5에 차단한 수로 8도 흑 1로 막는 것도 백 2로 들여다 보는 것이 선수여서 흑이 곤란한 형태이다.
백 a로 차단하는 것도 선수여서 좌 중앙 흑 대마 뿐 아니라 우 중앙 흑 대마도 위험한 상황. 상대를 한방에 K.O 시키는 최철한의 공격력이 여실히 드러난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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