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국민대학교 조명식 교수] 최근의 개인전과 유수한 아트페어에서 새로운 화법의 미니멀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업을 한국 보다는 해외의 아트페어에서 주목하는 것은 미니멀에 익숙한 그들에게 무엇인가 새로운 조형소가 어필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그의 화면과 작업 과정을 살피면서 신선하고 순수한 미니멀에 대한 진정성을 읽으며 동시에 다름을 추구하는 새로운 도전을 읽고 있다.
작가가 활동하는 이 시대는 동일성의 해체를 넘어 다원성이 불가공약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으로 디지털을 인터페이스해야 하는 시대에 새로운 미니멀을 도모하는 김형식을 필자는 알기에 이해할 수 있다.
그는 말수가 적은 사유형이요 표현이 거칠지 않은 절제할 줄 아는 작업에 어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화법은 타인을 향한 요구 보다는 스스로 비우고 배려하는 철학적인 표현에 뿌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미니멀과 그의 작업에 분명 다른 영역이 뚜렷이 존재하기에 그 실체를 알아봄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김형식의 회화에서 미니멀의 인식소(episteme)와 작가의 인식의 관계를 분석해 볼 때 미니멀의 창으로부터 노마드함을 알 수 있다.
탈인간성, 비감성적 논리귀결, 용도를 지시하지 않는 사물 그 자체의 물화가 미니멀의 본연이라면 김형식의 회화에서는 미니멀의 인식소를 뒤집는 미니멀과는 불가공약적(incommensurable)인 인식이 나타난다.
그의 화면은 인간적이고 감성적이며 관객의 감성적 참여를 인도하는 배려로 가득하다. 그러면 미니멀의 양대 특성인 ‘현상학적 환원성’과 ‘체험적 확장성’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의 회화는 단순성과 단일성, 반복성과 즉자성, 사물성을 모두 닮아있다는 점에서 현상학적 환원의 어법을 따르는 미니멀이다.
‘체험적 확장성’의 측면에서 그의 회화는 캔버스를 지지체로 사용하지만 공간과 작품의 관계 그리고 관람자의 시선을 고려하는 전시형태를 감안할 때 환경성, 중성적 내부성 등을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역시 미니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다원적 인식소의 인터페이스를 통하여 미니멀로부터 그와는 다름으로 탈주하고자 하는 김형식의 의지를, 뉴 미니멀로 이주하고자하는 인식소를 반영한 조형소에서 발견하였다.
그의 화면은 무수한 반복으로 이루어지지만 결국은 비움을 나타낸다. 그의 화면에 나타나는 그야말로 자연스런 번짐은 생물처럼 유동성을 담고 있어서 앞선 과정과의 차이를 드러내며 함께 전시되는 작품들과 나아가 관람자와의 관계항을 형성한다.
화면 안에 조성된 층을 이루는 공간은 화면에 비움을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식은 그의 작업노트에서 “자연에 대한 사유와 정신적인 사유의 세계를 하나의 존재로 일체화하였으며 색면은 세계, 자연, 우주 등 대상의 단면을 나타내고 입체적인 네모 또는 원형은 사유에 대한 나의 함축적 언어이며, 번짐은 만물의 공간과 통합을 시도하는 관계성”으로 설명한다.
미니멀에 작가의 특정한 정신세계가 인터페이스한 결과 그의 회화는 뉴 미니멀의 하이브리드를 구현한다.
김재권은 김형식의 5회 개인전 서문에서 “한지에 먹물이 번지듯 자연스럽게 번지게 함으로써 빈공간과 채워진 공간과의 통합을 시도하는 관계성”에 주목하고 그의 모노크롬을 “자연이 하나의 통찰력을 지닌 색채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하드엣지(Hard-edge)미니멀과의 다름을 지적하였다.
최근의 김형식의 작업은 색 점의 반복이 유동성과 시간성을 획득하며 생동하는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미니멀의 대명사인 모노크롬 회화와는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것으로 탈주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람자는 시간성과 다원적 사유의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주장보다는 듣기의 화법으로 내러티브 보다는 존재의 존중, 시공의 역동, 순도 채색의 함축과 순수의 지평위에 미니멀의 재해석, 미니멀을 극복하려는 몸짓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김형식의 물화는 촉촉하고 생동하는 존재와의 조우를 사유하며 조성된다. 그의 작업은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람자가 따로 있지 않고 동시 작용하는 상존을 지향하고 있다.
그의 작품과 함께하는 이들은 작가의 사유와 자신들의 견해가 만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보는 이의 더 많은 사유를 이끌어 내는 의식의 삼투압 현상이 작용함을 기대하게 된다. 작품 안에 작가의 충분한 비움과 배려가 실천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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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서양화가 김형식
경희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서양화)졸업
동대학원 미술대학(서양화)졸업
◎ 전시경력
제1회 개인전 1997 (한수경 갤러리) 서울
제2회 개인전 2000 (경인 미술관) 서울
제3회 개인전 2003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서울
제4회 개인전 2006 (VISION Gallery) 미국/뉴욕
제5회 개인전 2007 (이형 아트센타) 서울
제6회 개인전 2008 (CAELUM Gallery) 미국/뉴욕
제7회 개인전 2008 (VISION Gallery) 미국/뉴욕
제8회 개인전 2009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서울
제9회 개인전 2010 Artbygeneve(geneva Palexpo) 스위스/제네바
제10회 개인전 2010 BERLIN art FAIR< BERLINER LISTE>독일/베를린
제11회 개인전 2010 INTERNATIONAL INCHEON ART FAIR 인천
제12회 개인전 2011 Art Chicago(The Merchandise Mart Chicago)미국/시카고
제13회 개인전 2012 INSA ART CENTER 서울
제14회 개인전 2012 SCOPE MIAMI미국/플로리다
◎ 단체전
뉴욕, 한국 현대미술의 조명전(미국/뉴욕)
새천년 현대미술 초대전(오스트리아)
한, 러 교류전(러시아)
서울 국제미술제(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중국국제예술가 초대전 (중국/하얼빈)
제12회 서울국제미술제-(조선일보갤러리)
터기이스탄불전(이스탄불 총영사관)
터키-대한민국 국제 예술 교류전(Ankara Galery Kara)
국제 현대미술연구소대표
국민대학교·중앙대학교·춘천교육대학교강사
한국미술협회,한국현대조형작가회,한국조형교육학회,한국 자연동인회
신구회, 이후회,강남미술협회,국제미술 창작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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