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을 압도하는 화려한 연주로 베토벤 표현”

배한성 예술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12-10 10: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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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아니스트 이윤수, 체코 프라하에서 North Czech Philharmonic Teplice와 협연
▲ @예술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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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배한성 예술 칼럼니스트] 다양하고 혼합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유럽에서 체코 프라하는 이미 9세기부터 동유럽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다.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와 맞물려 프라하는 14세기부터 전 유럽에서 파리 다음가는 큰 도시였을 정도로 엄청난 문화발전을 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5월의 프라하’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에도 모든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 도시 체코 프라하에서 9월 28일 피아니스트 이윤수가 Adam Szmidt의 지휘로 North Czech Philharmonic Teplice와 함께 베토벤의 불후의 명작인 ‘Piano Concerto No.4 in G major, Op. 58’을 연주했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은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가장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먼저, 이 곡의 도입부는 그가 만들어낸 다른 협주곡과는 많이 다르다.

보통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현이나 관악기 등 오케스트라가 먼저 등장한 다음 피아노가 전개되지만, 이 곡에서는 특이하게 피아노가 무반주 솔로로 살그머니 문을 두드리듯 나타난다.

사실 1808년 이 곡이 대중들 앞에서 연주될 때, 피아노 소리가 가장 먼저 들려오는 보통과는 조금 다른 형식들도 그렇고 당시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력이 조금 미흡해서 크게 호평 받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들어보는 것과 같이 피아노 선율이 많이 단순하고 쉬울 것 같으면서도 오케스트라와 아주 조화롭게 서로 주고받으면서 대화를 하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선율 속에서 독특한 음들이 도드라지게 땅땅거리고 있어, 베토벤의 그 유명한 5번 협주곡인 <황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이런 베토벤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에 대한 천재적인 표현력이 피아니스트 이윤수의 손을 거치면서 더욱 더 완성되었다.

독일,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뉴욕 등 유럽과 미국에서의 독주회를 등을 통해 세계 각 국에서 다양한 오케스트라나 듀오 연주로 자신의 실력을 계속 다져오던 이윤수가 피아노 선율에 스며들었을 때의 그 감동은 잊지 못 할 것이다.

2악장의 안단테 콘모토(Andante con moto)는 평소 모차르트나 베토벤에게서 들려지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비관적인 분위기로 서두를 시작하지만, 중반부 하단부에 들어서면서 역시 베토벤답게 역동적이고 경쾌한 분위기로 바뀐다.

3악장은 가장 명랑한 악장으로 피아노의 기량이 빛을 발하며 오케스트라와의 조화의 극치를 보여주는 악장으로써 피아니스트 이윤수는 관객을 압도하는 화려함과 함께, 마치 피아노와 한 몸이 된 것 같은 자연스러운 연주로 장내 모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연주로 피아니스트 이윤수는, 자신이 베토벤의 불후의 명작을 얼마나 창조적이고 완성적으로 표현해 내었는지 증명해보였다.

이번 그녀의 연주는 베토벤이 관객과 세상에게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자유와 서정성, 동시대의 다른 작곡가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천재성을 마치 그가 살아 돌아와 연주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오늘 협주한 북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세기부터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오케스트라로,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의 나라 체코가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답게 세계적인 수준의 연주 실력을 선보였으며 그 세밀한 연주는 이윤수의 연주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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