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무패’ 바이에른 뮌헨 과르디올라號, 전술의 패러다임 바꾸나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12-10 1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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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유럽축구읽기⑮무적함대에서 독일군단까지, 펩 과르디올라 전성시대
▲ 스페인 바르사에서 분데스리가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사령탑을 옮긴 펩 과르디올라. 2009년 이미 트레블 달성에 성공한 그는 뮌헨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Newsis/AP


변화된 게겐프레싱으로 리그 연승 분수령 도르트문트전 승리
롱볼 구사 도르트문트 게겐프레싱 저지하며 최고의 명장임을 입증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현대 축구에서 전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물론 그 시기마다 대표적인 특징은 눈에 띄기 마련이지만 말이다. 현대축구는 전원이 공수형으로 뛰는 토털 축구(Total football)의 등장으로 전술의 패러다임은 물결이 크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술은 더욱 세련미를 갖추고 정교해졌으며 비록 11명이라는 제한된 인원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힘은 바로, 전술 그리고 이를 펼치는 감독에 있다. 그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호셉 과르디올라(42, 펩 과르디올라)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부임 첫해인 2009년 이미 트레블(라리가, 국왕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챔스))을 달성에 성공한 그는 두 시즌동안 무려 7개의 타이틀을 따낸 명장 중의 명장이다.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으로 사령탑을 옮기자 전 시즌 이미 ‘트레블’(리가, DFB포칼컵, 챔스) 달성의 영광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전술에 팀의 색깔을 녹아낸 펩 과르디올라는 현대축구의 전술은 물론 패러다임까지 움직이고 있다. 무서우리만치 강한 펩의 능력, 과연 어디까지 일까.


세계축구의 최강리그가 어디냐는 물음에 정확히 집어내긴 어렵다. 아직까지 리그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잉글랜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최근 몇 시즌 동안 유럽축구의 최강팀을 가리는 챔스의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한 사이 스페인과 독일 리그가 틈새 공략에 성공한 모양새다.

월드컵 우승은 물론 유로2012까지 거머쥔 스페인 리가와 챔스 준우승과 우승 트로피를 연이어 들어 올린 독일 리가의 강세가 눈에 띈다.

양 리그의 최강팀인 바르사와 바이에른 뮌헨은 각각의 라이벌(레알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 있다지만 올 시즌 리그 최강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바르사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자리를 옮긴 펩 과르디올라는 바르사의 영광을 재현하듯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펩의 바이에른 뮌헨은 유럽축구 전 리그를 통틀어 유럽 3대 리그 중에서 올 시즌 패한 경기가 없었던 유일한 팀이다. 분데스리가 11승 2무, UEFA 챔피언스리그 5승, DFB 포칼컵 2승을 거두었던 것.

여기에 챔스 연속 10연승의 기록은 매우 큰 성과다. 지금껏 어느 팀도 챔스 10회 연속 우승을 이뤄낸 바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2-2013 챔스 8강 1차전부터 올시즌 32강 조별리그 5차전까지 유벤투스, 바르사,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시티 등 리그 최강팀들을 승리의 제물로 삼았다,

특히 연속 무패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쥔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 38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펩의 성공 전술은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게겐프레싱’을 들고 나온 펩 과르디올라에게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펩, 카운터 디펜스 ‘게겐프레싱’ 구축

펩은 바르사 시절 티키타카(Tiki-taka)식의 빠른 패스를 중심으로 하는 숏볼(Short ball)을 구사해왔다. ‘게겐프레싱’의 색깔이 강한 바이에른 뮌헨과의 시즌 초반, 두 전술의 적절한 구사가 어려웠다.

‘게겐프레싱’은 한 마디로 카운터 압박을 의미한다. 어원을 살펴보면 독일어의 ‘반대’라는 뜻을 가진 게겐(gegen)과 영어의 ‘압박’을 뜻하는 프레싱(Pressing)이 만난 합성어로 ‘카운터 어택’이 아닌 ‘카운터 디펜스’를 의미한다.

이는 상대팀에 볼을 뺏겼을 때 수비라인이 물러나지 않고 전체적으로 더 치고 올라가 고강도의 압박을 통해 상대팀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는 전략이다. 수비전략의 한 축이 되어버린 ‘게겐프레싱’을 대표적으로 활용하는 유럽 내 클럽들은 다음과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잉글랜드 EPL의 리버풀 그리고 스페인 라리가의 바르사, 그리고 펩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팀의 특징은 물론 예외(리버풀)도 있으나 대부분의 팀들이 챔스와 같은 하이클래스의 경기에서 상위랭커에 입성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게겐프레싱’이 주효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펩의 바이에른 뮌헨은 게겐프레싱을 구사하되 수비를 올렸다가 뒷공간이 열려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라인을 높였다가 도르트문트의 압박에 뺏길 경우 수비라인을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공간을 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최종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범위에 있다. 과거 바르사 시절 펩은 최종 수비라인을 35m까지 끌어올리는 ‘프레싱 알토’의 전술을 풀어냈다. 결국 뒷공간의 단점을 보완하자는 기치를 발휘한 그가 내놓은 것이 바로 ‘프레싱 미디오’로 이는 최종 수비라인을 25~35m로 한정한다.

영민한 펩은 바르사의 단점을 캐치하고 이를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전술에 변화를 주겠다는 선택을 한 것. 적절한 높낮이를 조절한 바이에른 뮌헨은 결국 승리를 거머쥐며 리그 최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리그 무패에 빛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라이벌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Newsis/AP

도르트문트 게겐프레싱 ‘롱볼’에 무너져

기본적으로 펩의 티키타카는 짧은 패싱을 중심으로 공격점유율을 유지하기 때문에 반드시 중원에서 기회를 구축해야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에 펩이 게겐 프레싱으로 뭉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작전을 편 것은 롱볼(Long ball)이다.

롱볼이란 높이 올라온 상대의 압박 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함으로써 상대의 공격의 시작점이 골포스트와 멀어지게 만드는 전술을 말한다.

이는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거리감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긴 거리를 뛰어야하는 선수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특히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 강도 높은 압박이 어려워 현대축구에서는 롱볼을 지양하는 추세다.

하지만 펩이 롱볼을 들고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이론적으로는 게겐프레싱을 잡기위해 롱볼만한 것도 없다. 하지만 체력전에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전술의 한계가 예상되기 마련이다.

여기서 펩은 키가 큰 마리오 만드즈키치(27)를 하비 마르티네스(25)와 함께 공격수로 활용했다. 롱볼을 일관할 경우 만주키치와 같이 체력은 물론 볼 키핑 능력까지 완벽한 선수는 게겐프레싱을 구사하는 도르트문트에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우선 필립 람(30)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 센터백으로 활용했고 마르티네즈의 포지션을 위로 올려 롱볼을 받도록 만들었다. 결국 공격과 수비를 분리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펩의 승리였다.

도르트문트의 중원을 잡는 누리 사힌(25)과 스벤 벤더(24)가 세컨볼 터치를 위해 후퇴하기 시작했고 반대로 체력부담이 왔다. 펩은 이때 마리오 괴체(21)와 티아고 알칸타라(22)를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해당 전술은 현대 축구를 역행하는 것으로 이는 펩의 뮌헨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특히 점유율 축구로 상대적으로 후퇴한 롱볼이 변형됐다지만 게겐프레싱에 상대할 수 있는 전술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펩, 그는 현대축구의 세계 속 후퇴한 전술을 새롭게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이 역시 다른 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높다. 그가 전술을 통한 축구계의 패러다임까지 변신시킬 준비가 되었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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