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연의 게임별곡-②] 게임 셧다운 제도는 과연 시대 착오적인 제도인가

김청연 / 기사승인 : 2019-01-25 1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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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청소년들 모습.

[일요주간 = 김청연 기자] 게임 셧다운제는 게임중독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 예방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강제적 셧다운제도(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법 제26조’)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및 중독 예방을 위한 선택적 셧다운제도(문화체육관광부)의 두 가지로 2011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 법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찬반의 의견이 분분한데 논란의 핵심은 영업의 자유, 학부모의 교육권,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인가이다. 그렇게 해서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이용을 금지하되 단서 조항을 추가하여 청소년의 법정대리인이 게임이용 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 선택적 셧다운 제도가 시행중인 상태다.


그리고 올 해부터는 모바일 게임에까지 셧다운 제도를 확장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적용 대상 범위, 적절성을 평가한 후 3월에 결과를 발표하고 적용 게임물을 고시할 계획에 있다. 현재까지는 여성가족부에서 게임들의 중독성을 평가하여 2년마다 적용대상 게임을 지정하는데 2019년 5월부터는 그 대상을 모바일 게임에까지 확대할 것임을 이미 고지한 바 있다.


참고로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해외의 사례를 보자면, 2002년 그리스에서는 자국내 게임 이용 판매 전면금지 실시 후 2년 만에 국민기본권 침해 위헌 판결이 내려진 바 있고, 가까운 중국에서는 2007년 게임 셧다운제도를 도입했다가 실효성 논란이 일자 폐지된 적이 있다. 가깝게는 미국에서 2012년에 캘리포니아에서 게임 과몰입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개입에 대해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온라인게임 도덕 위원회’가 설립되었다. 해당 위원회는 그들의 기준에서 도덕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인터넷 게임 20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중국의 게임 산업은 전 세계의 중심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그 흐름을 끊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조치는 청소년 보호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도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2017년 7월에 중국의 텐센트는 자신들의 대표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에 청소년 대상 셧다운제를 자체 시행했다. 2018년 8월에는 청소년 근시 예방을 목적으로 인터넷 게임 총량제가 실시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체제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의지가 깔려있음은 한국의 상황과 다르며 같은 맥락에서 이러한 제도의 의미와 효과를 논하는 것은 무리인 것이 사실이다.


컨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만9~14세의 게임 이용 시간대가 밤10시~아침6시인 경우 2011년 이용률이 10.2%에서 2012년 1.5%로 감소되었다. 그렇다면 게임 셧다운제도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 아무리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개인이 게임을 자신의 여가활동으로 선택하고 영위하는 것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에 빠져들어 법적으로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할 미성년자가 정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진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기술과 노동력, 즉 국민에게서 나온다. 경쟁력을 갖춘 국민을 양성하기 위해 청소년을 보호하는 제도를 실행하는 것이 부조리한가? 단적인 예를 들어 청소년이 한밤중에 게임을 즐겨야 게임회사는 이익을 창출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7일 한국컨텐츠진행원에 따르면 2011년 18.5%에 달하던 시장성장률은 2017년 12.4%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그나마 ‘배틀그라운드’, ‘리니지M’ 단 2개의 게임이 빅히트한 덕분에 이 정도라도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금도 국내 1위 기업인 넥슨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가 아니면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임조차 없다. 물론 2011년을 기점으로 하락한 게임산업 성장률에 ‘게임 셧다운’제도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리는 없다. 하지만 게임 산업이 위축된 것은 한국 게임 컨텐츠의 경쟁력의 하락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청소년이 한 밤중에 할 만할 게임을 더 만들지 못하는 그들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청소년이 그 시간에 게임을 하면서 소비를 하지 않아서 문제인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에서 킬러컨텐츠(‘배틀그라운드’)로 대박을 낸 크래프톤(구‘블루홀’)과 장수 인기 컨텐츠인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 ‘리니지m’의 흥행을 지켜보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을 이끌고 있는 빅3인 넥슨, NC소프트, 넷마블은 그런 게임을 개발하려는 의지보다는 이미 검증된 컨텐츠를 자사가 서비스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게임 산업의 경쟁력은 규제의 완화나 청소년의 구매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빅3의 게임 개발 기획 인력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으며 신규게임의 개발은 중소기업에 외주를 주는 형태로 트렌드가 바뀐 지 오래다. 게임 산업을 이끌고 있는 거대 기업들이 게임 퍼블리싱으로 회사의 수익구조 개선에 열을 올리는 동안 한국의 게임 산업 성장률은 하루가 다르게 곤두발질치고 있으며, 이미 중국에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 개발사의 매출을 늘리고 수익구조를 개선해주기 위해 정부는 게임 셧다운 제도를 폐지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그래야 정부가 강조해온 4차 산업혁명에서 게임 산업을 선봉에 세울 수 있을 것인가?


‘게임 셧다운제도’나 또 국민의 인권 보장을 위한 다른 정부의 규제책 중 하나인 주52시간 근무제도, 또 다른 청소년 보호의 일환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그 중에서도 핵심 산업이 될지도 모르는 게임 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방해가 되는 존재인지, 아니면 그것은 단순히 그들의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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