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파렴치한’ 일본의 경제보복 전쟁

노금종 발행인 / 기사승인 : 2019-07-24 0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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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엔 독도사태가 아닌 강제징용 문제다. 일본의 무역 제재가 단초가 되었지만 발화점은 지난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었다.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엄중하게 물린 것이다.


이에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과는커녕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경제보복 카드를 꺼내들고 있어 악화된 한일관계가 경제분야 등 전방위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 제조 과정의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한일간 민감한 과거사 갈등에 무역문제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한 일본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기에, 이런 보복성 조치는 타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통상규칙을 자의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무력 경제도발에서 우리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 온당한 태도일까? 일본의 ‘경제보복’에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이 일파만파 확산 중인 가운데,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 기업 ‘유니클로’측 대응이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네티즌들이 지목한 일본기업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유니클로에서 최근 한 일본 국적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닷새 만에 결국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울분과 속마음을 오판하고 너무 얕잡아 본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이 전범 기업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경제보복에 나선 것과 관련, 다양한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국제 여론전에 전방위적 태세이다. 특히 지난 4일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과 국제사회에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설명하는 방안 등 외교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 정부는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경제전쟁으로 확대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불가불 미국의 중재나 관여를 바라는 눈치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를 거론하며 “문 대통령은 내게 관여하기를 요청했고, 만약 (한일 정상) 둘 다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나는 문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베 총리도 알다시피 특별한 사람”임을 강조한 다음 날 볼턴 보좌관의 순방 일정이 발표된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중차대 시점에서 우리가 가일층 우려하는 것은 한국에 연인 강공을 휘두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공동 여당인 공명당이 참의원 선거(의석 절반 교체)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일본 여권과 친(親)개헌세력 의석은 비록 개헌 발의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불 성격이 아니더라도 우리 정부가 지난 1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대일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주길 바라는 측면에서 지소미아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태 해결에는 미국의 도움도 필요하겠으나, 지나친 대일 의존도를 줄이려는 경제체질의 실질적 전환점으로 삼아야 대일 교섭에서 명분과 실리를 다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거듭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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