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산케이신문 객원논설위원 구로다 가쓰히로씨, 오늘의 일본 경제성장은 한국 덕분이다.

김쌍주 대기자 / 기사승인 : 2019-07-08 09: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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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쌍주 대기자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논설위원 당신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경제보복이 아니라, 징용문제와 같은 과거사와 관련된 외교문제”라 전제하고,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일본정부의 수출규제는 ‘과거사를 풀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라며 “한국이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은 지난 1965년 일본이 준 3억 달러 덕이다”라고 주장했다. 

“과거 한·일간 협정조약으로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됐고 개인보상도 했다. 이제는 한국 내부적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데, 일본기업에 대한 재산압류결정이 나왔다”면서 “이번 일본정부의 수출규제는 일본정부가 계속 한국 내부에서 해결해 달라고 요구해 왔는데, 전혀 대답이 없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에서 도발적인 처방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한국이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에 일본 협력이 얼마나 기여했나”라며 “한일 국교정상화에 의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다른 나라들도 한국에 협력하게 됐다”며, “당시에 대한민국의 상황. 국제환경을 생각할 때 일본에서 제공해 준 3억 달러의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했었는지 그걸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가쓰히로 당신은 일본 산케이 신문 한국 특파원으로 30년 넘게 한국에서 생활했다.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낸 뒤 현재는 객원 논설위원이다. 그런 당신이 몰라도 너무 모르는 무식한 소리로 한국이 일본한테 얼마나 빚졌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3번씩이나 한국 때문에 경제성장을 한 사실을 어찌 그리도 모른단 말인가. 첫째로 임진왜란 직후 조선의 백자도공들을 납치해서 초기자본을 축적했고, 둘째로 한일병탄을 통해 식민지 착취로 한국의 곡물 등 모든 재물과 자산을 수탈했으며, 셋째로 6.25동란 와중에 막대한 군수물자를 한국과 연합군에 판매하여 미츠이, 미쓰비시, 이도쮸 등 대형종합상사들의 돈줄을 마련했던 것이다.

당신 발언의 결정적 허점은 일본의 주장을 무너뜨린 한국 대법원 판결이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다.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하여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청구권 협정 제1조에 의해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은 제2조에 의한 권리문제의 해결과 대가 관계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청구권협정의 협상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 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하였고,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 건에 대하여는, 청구권 협정으로 인해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판결의 핵심 근거 중 하나인 청구권협정 제2조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4조에 관한 것일 뿐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화조약 제4조 는 식민지에서 일본인들이 갖고 있었던 재산과, 식민지 사람들이 일본 내에서 갖고 있었던 재산에 관한 조항이다. 위안부나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므로, 청구권협정 제2조를 근거로 개인 피해자의 청구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당한 근거다. 박정희 정권에 대한 경제협력자금으로 돈을 제공해 놓고 그것을 강제징용 배상과 연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매우 이치에 맞는 근거다. 일본이 청구권협정 어디에서도 불법적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협정을 근거로 강제징용에 관한 개인 청구권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강제징용에 관한 배상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려면, 강제징용을 했다는 사실과 불법을 저질렀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것도 하지 않았으니, 일본이 청구권협정을 통해 개인 청구권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외교적으로 보호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한국대법원은 판단했다.

 

구로다 가쓰히로씨 당신은 물론이고 일본정부도 이 같은 명쾌한 논리를 무시한 채, 문제가 다 해결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성하고 사과는 못할망정 그 망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인들의 가슴은 한층 더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 같은 피해자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망언이나 내놓고 있으니, 일본과 일본인들이 한국과 좋은 이웃이 되려는 마음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의 부인도 한국인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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