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임인년은 '잘 계획하여 잘 살자'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2-01-01 09:23:11
  • -
  • +
  • 인쇄
▲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신축년이 가고 임인년 새날이 왔다. 우리는 또 시간을 매듭지어 새해, 흰 백지에 내일이라는 희망을 누구나 골고루 차별 없이 선물로 받았다. 내일이라고 해서 어제와 크게 다를 리 없지마는 세시의 매듭이 분명한 해 바뀜의 오랜 습속을 새삼 지혜로운 생활이라 여기는 오늘이다. 우리가 새해 새 아침에 덕담을 나누며 새 소망을 계획하는 것은, 지난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반사 작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백지 위에 그리는 소망과 계획이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한 해 뜻을 계획하고 꿈꿔 보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바램은 채워지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인간이 문명을 깨치고 문화를 일구어 살아온 온 역사의 시간들은 늘 험했고 벅찼다. 이것을 헤쳐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와 지혜는 연년세세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다짐도 하고 기도하듯 소망을 펼치길 되풀이해 왔다. 하루에 계획은 새벽에 세우고 한 해의 계획은 원단에 세우는 세시 풍속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를 바 없다. 이 일은 어찌 한 개인뿐이겠는가. 함께 사는 조직이나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 해의 목표와 목적을 계획하고 설정하는 일을 최우선에 두었다. 그만큼 주어진 시간을 잘 쓰기 위한 지혜로운 생각 때문일 것이다.

새해, 1년이라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다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그 시간은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시간을 뜻하는 헬라어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라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크르노스는 연대기적 시간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적인 시간을 의미하고, 카이로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가치의 시간을 의미한다. 크르노스가 저절로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영원성이 있는 절대적 시간이다. 우리는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한 이 두 가지 시간 중 어떤 시간을 택할 것인가에는 자명한 것이다. 인간이 세상에 주인이 된 것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주어진 시간을 구분하여 나누고 계획하며 내일은 더 나은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현시대는 삶의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다. 주변 환경에 급격한 변화로 우리 사회 구조와 질서를 떠받드는 정신적 기둥들이 흔들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우리는 과거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지혜를 모아 올바른 방법으로 매사를 '순리'와 '정도'로 풀어나감으로써 기존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이는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가치관 창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어려움에 부닥칠 때 스스로 재발견을 통하여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려는 습관을 생활하는 것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삶의 지혜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역병 방어와 부동산 투기에 매달려 국가 행정력 절반을 쏟아부었지만 피해는 결국 소상공인과 서민들에게 넘겨준 것과 여대 야소의 정치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이상한 곳으로 국민을 끌고 갔기에 많은 아쉬움만이 남는다. 인권 국가라 외치며 인권을 외면한 각종 행동을 보면 세계 앞에서 벌거숭이가 된 듯한 부끄러움도 느꼈다. 안전에 관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도, 무고한 생명이 사망하는 사고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인데 라는 아쉬움이 컸다. 두 모자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는 소식에는 우리는 주변을 왜 돌보지 않았는가 하는 아둔함에 자책을 하게 된다. 특히 이 땅에서 희망을 품고 성실한 삶으로 하루하루 꾸려나간 청년 세대들, 이들을 하루아침에 살맛을 빼앗은 불공정과 불평등. 부동산 투기 문제가 지난해를 더욱 얼룩지게 한 것들이었다.

곁들여 말하지만, 어느 때 어느 세상에서도 '정칙'과 '정도'가 옳고 바른 것임은 변함이 없으며 이것을 우리는 정의라 부른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일부 몰지각한 지도층의 반측과 사도로 달리며 이것을 통하여 입신양명까지 하는 세상은 다수의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분노를 느끼게 했다. 특히 가장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이 '정치 리스크'며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정의를 정의라 우기며 정의라는 단어를 독점하여 국민들에게 정의 자체를 헛갈리게 했다. 정의는 시대에 따라서도 사람에 따라서도 변하지 않는, 고지식한 것이라야 한다.

다사다난했던 일로 그 어느 때보다 고난과 시련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발목을 잡았던 지난해, '우리는' 두 발을 굳건히 다지고 밝아오는 새 아침을 두 팔 안으로 새 꿈을 가득히 담아 안았다. 이런 우리가 누구인가를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고, 또한 자존하고 자긍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땅에 국가가 세워지고 이어져 왔지만, 어느 민족보다 더한 국난을 겪고도 나라의 맥을 온전히 이어 왔다. 어떤 국난과 어려움에도 열고 굴하거나 멸하지 않았다. 한때의 움츠림이나 한 걸을 물러섬은 있었지만, 그것은 이 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역사의 긴 눈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계속 전진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런 전통과 지금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깔면서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안팎으로부터의 도전이 끊이지 않고 위협할 것이다. 역사적이나 지정학적인 우리의 특수 상황이 오늘의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상존하고 있다. 땀 흘린 노력보다 관습과 타성에 의해서 스스로 제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그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주변 국가와 외교 문제, 갈수록 커지는 노동자의 복지요구 등 한둘이 아니다. 그 와중에도 중차대한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다. 곳간은 바닥났지만, 정치인들의 퍼주기 경쟁은 미래 세대들에게 과다한 국가 채무를 물려줘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현실이 절망스럽다.

끝없이 이어지는 코로나 악재에다 경제의 앞길도 탄탄대로가 아니다. 세상 이치는 뿌리는 자가 거두며 수확은 기름진 토양이 아니고는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농사를 지으며 토양의 비옥화를 위해 얼마만큼 균질성 있게 객토 작업에 노력했느냐를 스스로 물어야 하며, 내일의 희망찬 삶을 위해 사회 곳곳에 골고루 객토 작업과 뿌리고 가꾸기를 해야 한다. 현재 발등의 불 때문에 미래의 자산을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결국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으로, 우선 급하다며 토질 개선보다 화학적 비료로 토질을 망치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미련과 회한은 일이 지나고 나면 언제나 남게 마련이다. 진작에 왜 그랬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멈추지 말고 궤도 수정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온 길을 거울삼아 삼아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다가왔다.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 정의와 정도가 삶의 기본이 되는 세상을 열어가자. 불공정에 따른 불평등의 반칙 생활은 이 사회에서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는 풍토를 만들어 국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임인년 우리는 모두 앞을 내다보며 계획을 잘 세워, 잘 뽑고, 잘 살자.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철원 논설위원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