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여야 사활 ‘험난한 패스트트랙’

노금종 발행인 / 기사승인 : 2019-04-29 09: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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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6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한국당의 물리적 저지로 국회 의안과에 제대로 제출되지 못하다가 이날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통해 의안과에 접수됐다.
이로써 여야 4당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외에도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찰청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한 법안 4건 발의를 모두 완료 했다.


패스트트랙은 국회에 발의된 법안 심사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기한 표류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된 제도다.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여야가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해도 상임위 심의 18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법사위에 올라가고, 법사위는 90일이 지나면 통과된다. 이후로도 6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으로 회부돼 표결에 부칠 수 있어 한번 지정되면 최장 330일 내로 안건이 본회의로 회부된다.


그러나 특히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반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어서 정국은 시계 제로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법안 제출 완료 소식이 전해지자 "이는 여당의 폭거이고 이 모든 과정이 의회 쿠데타"라면서 “앞으로 사개특위와 정개특위에서 불법으로 이뤄지는 회의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은 “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은 자유한국당과 접점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신속처리안건에 태우기만 하면 특위 활동 시한인 6월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여야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확신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패스트트랙 입법안은 어떤 내용이길래 정쟁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 걸까.
먼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국회의원석을 줄이고 비례대표석을 늘려 비례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24일 정개특위가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석은 225석, 비례대표석은 75석으로 하고, 가장 큰 쟁점인 비례대표 75석 배분은 전국 단위 정당별 득표율을 50% 반영하는 ‘준연동제’를 도입했다.


다음으로 여야4당이 합의한 공수처 신설안은 사실상 국회의원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됐다. 또한 논란의 쟁점이었던 ‘기소권’을 공수처에 주지 않고, 판사, 검사, 경찰 경무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만 기소권을 부여한 것.


또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여야 각 2명씩 위원을 구성하고, 4/5 동의를 얻어 두 명을 추천, 이 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키로 했다. 공수처 수사·조사관은 5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에 모두 반대하며, 이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을 두고 ‘좌파장기집권을 위한 입법부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4당이 합의한 3건의 ‘패키지’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일단 오르게 되면, 한국당으로서는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게 된다.


본회의 자동 상정 절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초 본회의 표결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당도 자당의 입장을 법안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복병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심사할 사개특위다. 사개특위의 경우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확실시되는 위원은 9명에 불과하다.


마지막 관문인 국회 본회의 통과도 낙관하기 어렵다. 선거제 개편시 28석의 지역구를 줄여야해 통·폐합 대상이 될 의원들이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패스트트랙 자체를 반대했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 뿐 아니라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기권·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개정된 선거법을 내년 총선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도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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