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복기와 성찰이 필요한 우리 사회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12-03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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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12월, 누구나 이맘때면 올 한 해 지나간 일들을 생각해 보는 성찰의 시간과 다가오는 새해를 계획하는 시간에 생각이 깊어진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은 잘한 것에는 끝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반성'이나 '성찰'이란 말은 언제나 상대방에게만 적용되며 공격용 언어로 쓰이고 책임이나 의무란 단어도 대게는 자신이 아닌 남만을 향해 있다. 반성해야 할 '나' 성찰해야 할 '내 잘못' 그리고 '내 책임'과 '내 의무'가 없는 사회, 그게 진실이라면 그 사회는 이미 완성된 사회다. 저마다 옳고 그릇된 것이 없는 사회라면 무슨 문제가 생겨나겠는가. 문제는 우리의 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자신은 잘못이 없다 주장하는 것은 그릇된 오만으로 들뜬 의식이나 마비된 양심일 뿐,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는 듯하다.

청와대 3정책 실장의 임기 반환점을 돌며 지난 2년 반을 평가한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헤아릴 수 없는 인사 참사, 외교, 안보, 경제, 교육, 민생 모든 영역에서 파국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정부 들어 서민 생활이 IMF 때보다 더 힘들어졌다며 모두 아우성이다. 인기영합주의 정책 결과에 대한 why를 잊은 여당은, ‘국가 관리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잘 되었다면, 왜 국가가 위기에 서 있고, 왜 서민들이 힘들어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특히 주요 시기에 결정적 정치 자살골로 평가받는 전반기 여당 국회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코미디와 후반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는 연일 언론 톱기사로 수개월 동안 1면을 독점 장식하였다. 그리고 국민을 '니 편' '내 편'으로 갈라놓은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상대방 비난할 때는 대담하고 참 말할 때는 주저하고 주눅 들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야권도 복기, 성찰은 필수다. 보수 야당은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지난 두 번의 보수 정권이 '그래도' 지금보다 나았다는 자족적 인식을 내세울 일이 아니다. 왜 지난 정권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었다면 '민심이 등을 돌렸겠는가?' 그 뜻을 읽어야 한다.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 없이 기득권 지키기 싸움에만 골몰하다 쪼개진 분열 정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탄핵의 결과로 정권을 잃은 지도 2년 반이 지났지만 지금도 탄핵을 서로 '네 탓'으로 돌리며 통합의 대의정치를 외면하고 있다. 서로 탄핵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가를 따지기에 앞서 탄핵까지 이르게 한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당은 대선 패배와 연이은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자기 쇄신 없는 구태를 계속하고 있다. 새로운 정치 환경을 개척은 아니하고 정부·여당 실정에 대한 공격으로만 버티는, '낡은 정당' 생계형 웰빙 정당'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혐오 정당 1위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하고 있음은 왜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참신한 정책도 대안도 없이 정권 실정에 기대어 마치 감나무 밑에서 익은 감 떨어지길 기다리다 떨어지는 감도 제대로 주워 담지 못하는 앉은뱅이 야당이 되었다. 설익은 인사 해프닝과 표창장 방정으로 많은 지지자로부터 비웃음의 대상이 된 것을, "아직도 고생을 더 해야 한다."라는 따가운 여론을 살피고 새겨야 한다.

혁신한다며 집을 나간 세력들도 각자도생의 정치와 간 보기 정치를 거듭하며 혁신은커녕 분열 정치의 한계로 새로운 정치실험도 실패한 데에 대해 솔직히 반성하고 보수층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힘 가진 여당은 파벌의 이익보다 국민을 위한 큰 정치를 해야 한다. 아홉 가지 잘한 것보다, 잘못한 한 가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임이 마땅하다. 그리고 고집불통의 정치, 잘못된 정책을 과감히 시정하며 야당과 소통, 양보와 타협의 정치로 화합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 된다. ‘지소미아 파기 유예 결정’은 온 국민이 환영하고 있지 않은가.

보수 야권도 지지층 국민들을 위한 희망의 정치를 위해 통합 추진을 선언하며 '내 탓이요', '내 잘못이다'로 고백하고 인정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권이 모색하는 다시 보수 통합이라는 생존 방법은 뼈아픈 2년 반의 고난을 겪으며 사사로운 정치적 이해로 갈라선, 분열이 주는 시련의 아픈 경험도 복기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배우면서 다시는 대(大)가 소(小) 때문에 희생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반성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기해년도 이제 30여 일 남았다. 우리 사회, 정치권 모두는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며 복기와 성찰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여 잘못된 것은 반성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에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나라가 어떻게 되든 자신의 생각만으로 정치를 해서야 되겠는가. '왜? 그랬을까?' '왜 결과가 그렇게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를 가지고 심판받는 시간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반성하지 않고 고뇌하지 않는 세력은 결코 선택받지는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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