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꼼수와 편법 없는 당당함을 국민은 보고 싶다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5-15 1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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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정치권이 여·야 극렬 대치 속에 빠루와 망치가 등장하고 몸싸움으로 밀고 당기던 국회가 뜨거웠다. 볼썽사나운 명장면은 매스컴에서 어김없이 재탕 삼탕으로 내보낸다. 갑자기 급한 용무가 생겨 탄 택시에 운전기사가 '패스트트랙'과 '사보임'이라는 단어와 난장판이 된 국회 상황을 "우리는 무식해 용어의 뜻도 모르겠지만 자기들끼리 다 해 먹으려는 데 그래도 민주당은 힘 가진 집권당답게 과정은 당당해야 하지 저렇게 꼼수를 다 동원해야 되겠소." 라며 내게 말했다. 정치가 무엇이기에, 지금처럼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꼼수, 편법'을 쓴 적은 예전에는 없었다.

민의의 정당 국회에서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인 패스트 트랙 상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에서 '사보임', '신청서 팩스 제출', '법안 전자 제출', '국회의장 병상 결재' 등 날치기 꼼수 수법이 등장했다. "20 대 국회에 과반수 정당이 없게 국민이 만든 것은 협치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협치를 강조한 국회의장도 병원이라는 곳에서 병상 결재라는 편법 결재를 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제1야당인 한국당은 배제한 채 군소 3야당에 비례연동제라는 당근으로 정치제도의 근간이자 게임의 룰 인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관계도 없는 선거법에 두 사안을 연계시킨 것이다.

정부가 출범 2년간의 경제성과를 자평하는 자료를 내놓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경제가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나 수출·투자·소비가 감소하는 것,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고용 참사가 벌어지는 것, 청년 체감 실업률이 통계 작성 후 최악으로 치솟는 것, 경제의 주축인 30, 40대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진 것은 쏙 빼고 단순 지표상 나타난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최근 2개월간 취업자 수 20만 명 이상 증가' 했다며 소득 주도 경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발표했다. 취업자 증가 수를 들여다보면 10명 중 7명은 노인이었다. 주 5일 하루 3시간씩 학교 주변을 순찰하는 아동안전지킴이가 10중 7명이다.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양질의 일자리로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보다는 정부가 나서서 공공 일자리 늘리는 '눈가림식' 고용 확대를 꾀하며 단순 숫자 놀음으로 늘어난 고용지수를 일자리 창출이라며 꼼수 정책을 자화자찬했다.

여·야(군소야3)당이 내세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법도 일반 국민은 계산법도 이해 못 할 이상한 법이다. 연동형 비려 대표제라는 선거법은 사표를 방지하고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는 그럴듯한 명분보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의석수 늘리기 및 배분을 통한 각 당 나누어 가지기라는 끼리끼리 이해득실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꼼수 선거법이다. 선거가 민심을 얻어서가 아니라 제도를 바꿔 이기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선거가 아니다. 여·야 신뢰에 기초하지 아니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말로만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여당이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편법을 동원한 꼼수로 법안 통과를 시킨 것도 문제지만 동료의원을 고소 고발하는 세태는 적어도 정치 권력이 민주적이지는 않다는 증거다. 국회에서 여·야가 소통과 협치가 실종된 것을 보면 작금의 정치는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가 아니다. 정치란 대적(對敵)의 논리로 구축되어 있지만, 내면에는 서로 존재 조건이 되고 있는, 이를테면 권력 집단 간의 상생과 상극을 생리로 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함에도 오히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한다.

여·야당의 길고 긴 이 싸움은 이겨도 상처가 남고, 져도 고통은 남는다. 정치를 어떻게 했기에 극렬히 대치하며 둘로 나눠 야합, 꼼수, 싸움질 늪에 빠졌는지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맹자는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그 화살이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근심하고, 반대로 방패를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상할까 근심한다." 했다. 정치인은 이 글을 곱씹어 봄 직하다. 여당은 정치적 사안이 중요한 것일수록 처리 과정은 당당해야 한다. 힘을 가진 자는 힘을 사용하기보다 아량이 있어야 한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시정잡배들이 하는 것이다. 여당은 제1 야당이 거부하는 선거법을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민주주의 하는 나라에서 경기 규칙인 선거법을 강행 처리하는 법은 없다. 야당도 검찰 견제를 위한 공수처법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타협의 여지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보고 싶다. 편법, 변칙, 꼼수가 없는, 과정의 협치와 결과가 당당한 대한민국 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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