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패륜(悖倫)을 정당화 하려는 정권

논설주간 남해진 / 기사승인 : 2020-07-21 10: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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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주간 남해진
[일요주간 = 논설주간 남해진] 지난 15일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의 안장식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초라한 육군장으로 거행되었다. 앞서 13일에는 여비서의 성폭행 고소와 의혹 속에 주검으로 발견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식이 있었다.

13일 오전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지에 마련된 백 장군의 분향소를 찾았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삼삼오오 지인들과 동행한 사람들, 관광버스로 온 단체들, 아이 손을 잡은 가족도 보였다.

대구 인근의 다부동은 낙동강 최전방 방어선으로 백선엽 장군의 제1사단이 선봉으로 목숨을 걸고 지켜냈던 6·25 전쟁 최대 격전지였다. 그 처절했던 전투를 조지훈 시인은 이렇게 묘사했다.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 이 황폐한 풍경(風景)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 /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軍馬)의 사체(屍體) / 스스로의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 길옆에 쓰러진 괴뢰군 전사(戰士) / 일찍이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 움직이던 생령(生靈)들이 이제 / 싸늘한 가을바람에 오히려 /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多富院)···

영웅 대접이 이래서야! 자살자를 5일장으로 미화해

안장식 날 국립대전현충원 정문 앞에서는 “국민 모두에게 추앙받아야 할 구국의 영웅”이라 외치며 현충원 안장을 지지하는 재향군인회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영웅을 욕되게 지칭하며 격렬히 반대하는 광복회 대전·충남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의 집회가 대치하며 열렸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백 장군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으나, 청와대와 여당, 여당 인사들의 추모 메시지는 끝내 없었다. 안장 다음 날 곧바로 보훈처는 홈페이지에 전쟁 영웅을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표현으로 명시하였다.

타살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집권 여당과 서울시는 서둘러 자살로 규정하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시장(葬) 5일장으로 결정하고 시청 앞 광장에 규모 있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자살일진대 순직에 준하는 예우가 바람직한가. 국민 여론은 양분되어 비등했고, 좌파들의 무차별 공격과 여권 인사들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고소인 성폭력 피해자 A 여성은 가해자로 몰리며 2차 피해 속에 몸서리쳐야 했다.

세계가 인정하고 존경하는 6‧25 전쟁 영웅의 분향소는 보수 원로들의 도움을 받아 김수현 공동 의장을 주축으로 한 신-전대협 젊은이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하였고, 전국의 재향군인회와 보수 단체가 지역 분향소를 설치하였다.

천인공노(天人共怒)할 패륜(悖倫)적 두 장례식

자유 대한민국이 맞는가? 이 정권은 어느 나라 정권인가! 서울시청 광장 분향소의 한산한 풍경과 눈치 보며 총총걸음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광화문 광장에, 전국 각지 분향소에 장사진(長蛇陣) 친 침묵(沈黙) 속 분노(憤怒)의 민심(民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쏴서 이긴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라고 하면서 영웅을 폄하한 YTN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노영희 여변호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하차했다. 같은 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고 누에가 먹으면 명주실이 된다고 했다. 똑같은 자유 대한민국의 물과 공기를 마시고 살아오며 엘리트라 자처할 인간이 뿜어내는 생각이 그렇게나 왜곡되었다면, 독사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대치하던 21대 국회가 47일 만인 16일에야 개원했다. 민주당은 190석에 달하는 막강한 범여권의 파워를 앞세워 관행을 깨고 야당 몫의 법사위원장 자리를 강탈했다. 국회 일정에 응하지 않는다고 눈을 부라리던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통째로 삼켰고, 박병석 국회의장은 103명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임의로 상임위에 배정시키는 만행(蠻行)을 서슴지 않았다.

국회를 위압으로 장악하고 협치를 요구해

이런 가운데 文 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에서 “20대 국회의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으며,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을 향한 주문일 터, 사과 한마디 반성 한마디 없는 주객전도의 몰염치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전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이었으며 ‘한국, 한국인’의 저자인 마이클 브린은 그의 칼럼에서, “100세를 일기로 별세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백선엽 4성 장군에게는 ‘친일부역자(친일파) 논란’의 마지막 전투가 남았다.”고 역설했다.

“1940년대 만주군 간도특설대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싸운 부대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백 장군이 장교로 단순 복무했던 전력(前歷)이 직접적 친일‧매국 행위가 될 수 없으며 그 증거도 없다.”고 했다. “1920년대를 상정해서 백 장군을 폄하하는 좌파들에 대해 정부는 이런 논란을 해소할 의무가 있으며, 백 장군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장(移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패륜(悖倫) 짓과 패륜(悖倫)을 벗어나는 길

자살이건 타살이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가 그랬고,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가 그랬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경우가 또한 그랬다. 사안(事案)을 두고 그 사실을 규명하기 전에 좌파‧진보 인사들은 서둘러 자진(自盡)한다. 사인(死因)을 밝히기 전에 그 측근들은 화장하고 장례를 치르며 덮어버린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성 문제에 가장 앞장섰던 인권변호사였다. 4년여 성폭력에 시달렸던 A 여성의 고소 내용과 증거, 서울시장실에 비밀히 설치되어있는 침실과 욕실 등의 부대적 정황과 증거들이 있다. ‘공소권 없음’을 핑계로, ‘5일 서울시장(葬)’으로 미화하며 덮으려는 것, 패륜(悖倫)적 행위이다. 경찰 수사 기밀을 빼내 미리 알려 죽음으로 몰고 간 범법자를 색출해야 하며, 사건 자체의 실체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어린아이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가족에게서, 우산을 들고 장사진 친 전국의 충정 어린 애국시민에게서, 좌파가 그렇게나 무너뜨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생각한다. 영웅 백선엽 장군을 우리보다 더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이클 브린의 충고를 文 정부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좋은 날을 택해 백 장군의 유해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장하는 것, 그나마 패륜(悖倫)을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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