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해수욕장 시설 운영권 법적다툼 비화...감사, 이장 A씨 업무상배임 혐의 '입건'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3 11: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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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리마을회 감사 B씨, 이장 A씨 해수욕장 탈의·샤워장 임의대로 '전대' 엄무상배임 의혹
경찰, 현직 마을 이장 A씨 업무상배임 혐의 기소 의견 검찰 송치...검찰 "보안 수사" 지시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전경.(사진=newsis)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제주도의 공유재산인 함덕 제1해수욕장 탈의·샤워장 운영권을 둘러싸고 함덕리마을회(이하 마을회)가 고소·고발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당 해수욕장 편의시설은 마을회와 제주특별자치도가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마을회 관할하에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현직 이장 A씨가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마을회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불법으로 전대(제3자 임대)해 운영해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마을회 감사 B씨가 이장 A씨를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과 관련 A씨를 입건해 수사를 벌였다. 이후 경찰은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관련 혐의에 대해 보완 수사를 지시해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함덕마을회 감사 B씨는 이장 A씨를 엄무상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마을회 내에서 함덕 제1해수욕장 내 샤워장 등 편의시설 운영권 전대와 수익금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이 벌어진 배경은 이렇다.


함덕 제1해수욕장은 마을회에서 운영하던 2016년 이전까지 적자로 운영되다가 2016년부터 마을회 자생단체인 연합청년회(이하 청년회)가 운영을 맡은 이후 매년 수천만원씩 수익(2016년 순수익 4719만 3730원, 2018년 순수익 6081만 5470원)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장 A씨가 2018년 정기총회를 열고 해수욕장 탈의실 등을 마을회 직영으로 운영하기로 의결하게 된다.

이장 A씨는 해수욕장 편의시설의 직영 운영 방침을 꺼내든 배경에 대해 연합청년회에 탈의·샤워장의 운영을 맡기고 그 수익도 연합청년회에서 관리하는 기존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장 A씨는 2018년부터는 마을회에서 직접 탈의·샤워장을 운영하고 그 수익도 직접 마을회에서 관리하겠다는 내용으로 2018년도 사업계획을 제안해 정기총회에서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장 A씨는 해수욕장 편의시설에 대해 직영으로 운영하기로 해놓고 실제로는 제3자에게 운영권을 임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마을회 향약 제130조에 따르면 이장은 그 회계연도의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작성해 개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의 승인을 받아 사업을 시행해야 하고 사업 시행 중에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개발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변경할 수 있을 뿐 총회에서 승인한 사업계획을 이장이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다.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35조 제1항 3호에 따르면 대부받은 일반재산을 전대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해지 사유가 된다.

감사 B씨에 따르면 이장 A씨는 C씨에게 해수욕장 탈의·샤워장 운영을 맡겨 해수욕장 관련 2019년 총수입액 5800여만원 중 수도세, 대부료, 인건비, 물품구입비 등을 제외하고 800만원의 수입이 발생했다며 마을회에 보고했다.

이에 마을회 감사 B씨는 청년회가 운영할 당시보다 수익이 줄어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장 A씨에게 회계장부 감사(2019년 2월 26일-2020년 5월까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장 A씨는 회계장부 공개를 거부하고 감사 B씨를 탄핵한다. 이장의 행태에 강력 반발한 감사 B씨는 감사 해임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통해 감사직에 복권하게 된다.

감사 B씨는 이장 A씨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지난해 9월 15일 경찰에 고소했다.

감사 B씨는 고소장에서 “이장은 마을회에 대해 법령과 향약(마을회 향약 제130조)의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마을회에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법령과 향약의 규정을 둘 다 위반해 마을회에 손해를끼치는 배임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향약 규정 위반과 관련 “총회에서 승인한 사업계획을 이장이 개발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마음대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유재산관리법을 위반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감사 B씨의 설명이다.

그는 고소장에서 “대부받은 일반재산을 ‘전대'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법령(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35조 제1항 3호)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감사 B씨는 “이장이 탈의.샤워장 운영권을 ‘전대’해서 발생한 이익 5800여만원 중 수익이 800만원인 것처럼 마을회에 지급했지만 실제로 C씨가 얻은 매출액은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장이) 마을회 정기총회에서 수입(800만원)을 허위보고 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C씨가 얻은 매출액을 조사해 배임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 B씨는 이장 A씨를 상대로 감사요청과 관련해 지난 2월 7일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다.

B씨는 “그동안 2019년도 함덕리 감사를 요청 했음에도 이장 A씨는 응하지 않았고 2020년도 함덕리 감사 또한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감사 D씨에게는 감사를 받으면서 본인(B씨)에게는 감사를 받지 않는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사건으로 공유재산의 관리 주체인 조천읍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함덕리 마을회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이장의 전횡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마을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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