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지식인 학자, 조국(曺國) 정치 참여는 바람직한가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9-03 11: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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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비판 기능을 존재 이유로 하는 지식인의 정치 참여는 이론상으로는 바람직스러운 것이지만 실제의 있어서는 실패의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 비단 오늘날에 있어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지난날부터의 판단이었다. 온실 속에 자란 화초처럼 세상과 환경과는 동떨어져 오직 물과 햇볕으로만 자란 그들은 정글 속에서 온갖 정치적 풍파를 겪은 정당인 출신 정치인과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약점투성이일 수밖에 없다. 우선 정당인보다 의지력 인내력이 약하다. 끈질김이 없다는 이야기다. 정치의 세계란 설산의 청등한 대기와 같은 것이 아닌, 선악이 혼재된 데모니쉬한 힘들이 작용하는 마당이다. 마키아벨리적인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앙가주망'이란 단어로 현실 정치 참여의 당위성을 내세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세상이 시끄럽다. 지식인으로서 앙가주망이 사회참여로 쓰일 때는 인간이 미래를 향해 자기를 구속하는 상태를 말한다.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가 철학 논문에서 전개한 '눈길을 돌리는 주관으로서의 나(自我)'의 구체적 존재 방식을 나타내는 이 단어의 본뜻은 '자기 구속'으로 60년대 이후 유행이 끝난 단어다. 사르트르는 평소 주장한 국가를 위한 지식인의 사회 참여가 의무라며 스스로 사회 참여를 했으나 높은 현실 벽에 기대와 달리 아무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말았다. 조국 후보자는 지식인답게 일반인은 접해보지 못한 단어를 세상에 화두로 던지며 정치 참여를 정당화했다.

예전 지식인의 정치 참여는 사명감에 불타 적극적으로 뛰어든 경우보다는 정치 세력에 의해 스카우트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므로 지식인의 현실 정치 참여는 현실에 대한 부단한 비판을 통해 점진적인 현실 개혁의 추진력 구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되었다. 진보적 성향의 지식인으로서 그동안 기득권 세력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많은 대중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지식인 조국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라는 직함으로 직접 현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드러난 그의 삶이, 평소 주장해온 친서민을 위한 정책, 사회개혁 민중을 위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이중적 삶의 형태였다. 결국 그도 기득권자로서 가진 지식으로 국민과 국익보다는 자신과 진영논리에 충실하다는 게 국민과 야당의 시선이다. 비록 그가 훌륭한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출발선에서 혼란이 야기되는 것은 조국 후보가 세상사는 방법과 재테크의 천재성으로 참지식인지를 국민들이 헷갈리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은 저스티스(justice), 바름과 사회정의를 책임지는 자리로 지식인인 법학자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경험이 많은 법조인이 더 적합한 자리다. 법학자냐? 경제학자냐? 사모펀드, 자녀의 대학진학이 불법이 아니라 주장하는 사람이 장관이 된다면 과연 올바른 업무 수행을 할 수 있겠는가. 편법 입시에 관한 기자의 질문을 모두가 용이 될 수는 없으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한 그가. 장관이 된다면 과연 이 나라가 그들이 주장하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인가. 불법보다 더 나쁜 것은 합법적 불공정이다. 잘못된 정치는 고치면 됨으로 덜 걱정스러우나 우리가 가장 우려되는 건 사람들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것이나 한 발 더 나가 두둔하는 것이다.

진솔한 지식인으로서 정의와 민주주의 같은 명분으로 세상을 향해 깃발을 흔들었던 그에게 대중들이 과도하게 표출한 분노의 적개심의 실체는 과연 무엇 때문이었는가? 데이비드 랜드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7년 국제학술지 심리과학지에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위선적인 사람에게 더 거부감을 느낀다."는 연구 논문 결과를 발표했다. "위선자들은 특정한 비난을 발언할 때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이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면서 위선자들이 옳은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본인을 포장했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국 후보자에게 대중이 분노하는 이유는 그가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가 아니라 본인이 원칙을 주장하면서 자신이 도덕적인 사람으로 위장했기 때문이다. 그가 평소 주장해온 도덕적 비난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성을 위한 것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지식인 학자의 현실 정치 참여는 강의실에서의 학문과 이론이 현실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될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결과는 필히 정권과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멀리 볼 것 없이 작금의 경제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 내각을 교수 출신의 진보성 지식 이론가들이 장악하여 탁상에서조차 정립되지 않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경제 현장에 접목해 우리 경제와 서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데도 요직에 지식인 학자 기용이 꼭 필요한가. 그만큼 시끄럽게 했으면 이제 정부 여당은 그를 지식인의 자리로 돌려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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