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공동선보다 사익(私益)우선 사고가 문제다

최철원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0-03-26 13: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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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민주당과 통합당이 위성 비례대표당 창당 과정에 각종 꼼수와 편법, 추태와 분란으로 난장판이 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시중에는 "차라리 비례대표 선거는 국민의당에 표를 찍자."는 여론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거꾸로 가는 여·야당의 정치 형태에 실망한 유권자가 제3당을 찍자는 사람이 늘어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조금의 변화도 거부하는 정치권을 향한 조롱과 풍자, 나아가 분노와 허탈이 되 섞여 있다.

우리 편만 고집하는 정당이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다 하수인으로 뽑는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나?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다투는가. 안 그래도 당신들은 세상을 쥐락펴락하지 않는가. 가만히 있어도 당신들은 힘이 세다. 잘하려고도 하지 않아도 세상은 굴러간다. 해서는 안 될 일만 안 하면 된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집단들이 국가적 위기인 코로나 대응을 보며 진보·보수 진영의 싸움이 얼마나 민생과 동떨어진, 가치 없는 싸움인지 알았다. 이 싸움은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단지 우리 편 이익(私益)을 위한 패거리 싸움에 불과하다.

정치 만능주의가 과잉으로 치닫는 이때, 그런데도 올바름에 필요한 규범과 가치를 우리는 어떻게 결단하고 있는가. 그 자리에 다만 내 편의 논리만이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한 마디로 이념과 철학은 사라지고 우리 편 체제가 존재를 지배하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닐까. 지난해 조국사태가 남긴 교훈은 우리 사회는 팬덤 문화가 극도로 심화하여 더 이상 옳고 그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공동선을 위한 규범이나 정당성, 이후의 정치체제 같은 중요한 주제는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추동력은 권력을 향한 욕망이다. 정치권 전체에서 일고 있는 욕망 담론 속에 목적 달성을 위한 과정은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는 내 편 체제가 일면적으로 지배하는 사사로운 이익 우선 시대가 되었다. 내 편 주의는 규범을 알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동선의 규범을 무시한다. 규범의 자리를 대신한 우리 편 우선 체제가 있을 뿐이다. 이른바 팬덤 주의는 규범과 가치를 맹목적 지지가 우선으로 하며 이때 필히 동반되는 부정적 여론은 소귀에 경 읽기로 대응한다.

우리 사회는 그나마 최소치의 염치, 규범과 가치를 지키며 자기희생으로 주변과의 공동선을 고려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과 그것을 팽개치고 오직 사사로운 이익만을 위해 날뛰는 집단으로 나누어진 듯하다. 학문도 권력도 사회적 위치도 사익의 수단이 된다. 정치인과 정당, 참여연대를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 재벌 그룹, 심지어 일부 종교단체까지 예외는 아니다.

지금 사회에 진보와 보수, 좌우 대립과 갈등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이름으로 포장해도 내 편과 권력이 최고의 관심사로 자리할 뿐이다. 정치적 견해나 가치관의 차이, 철학과 신념의 차이도 중요하지 않다. 그 속에는 오직 이기심으로 집단 이익에 관한 관심사가 자리할 뿐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나 명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유불리에 따라 판단하고 움직인다. 사회 구성원 모두와 여·야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누어져 공동선을 위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사익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내게는 정치적 현안, 국가 발전 따위의 명분은 이를 위한 포장으로밖에는 달리 생각되질 않는다. 다만 사익을 위한 화장(花粧)으로 보인다. 그들의 행위엔 가치와 규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존중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 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적 견해를 반대하는 야당 집단에서도 이것은 마찬가지다. 국민팔이를 공동선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사익을 둘러싼 자기네 잇속 챙기기만 자리한다.

이래서 우리 사회는 급격히 불신 사회로 치닫고 있다. 권력 이외의 가치와 규범을 생각하는 사람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유독 심한 곳이 정치권이다. 한 사회의 공정과 규범이 무너지고 전체를 위한 공동선은 내팽개쳐진 올바름이 지켜지지 않으며 오직 사익만을 추구할 때 그 사회는 몰락으로 치닫는다. 역사는 언제나 성취와 영광에 취할 때 몰락이 시작됨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사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사회가 몰락할 때 그들의 이익도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정녕 사회구성원들이 무규범의 맹목에 빠져,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좀비처럼 설쳐야 하는가, 바른말을 하는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사람다운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정치인은 사익을 위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하는 것임을 보여라. 정치가 개별 집단의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하고 국민을 위해 뭔가를 하라. 몇 석의 의석을 포기하더라도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지도층은 공동선을 사유화하는 집단에 맞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 사회가 지켜온 규범을 버리면 사회질서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사회가 무너지면 정치는 어떤 이름으로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우리 사회의 문제는 사익보다 공동선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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