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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좌)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우).[사진=newsis] |
[일요주간 = 성지온 기자]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며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이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주간> 취재 결과,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산업재해 사망사고 재발 방지 관련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후보가 부산 지역민의 권리 증진을 외치면서도 정작 부산에서 발생한 산재사고와 관해서는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재 피해 가족 네트워크 ‘다시는’ 구성원이자 산재 피해자 고(故) 정순규님의 자녀 정석채(37) 씨는 지난 17일 변성완 민주당 후보에 질의서를 보냈다. 석채 씨는 지난 2019년 10월, 부산 남구 문현동 경동건설 리인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진 하도급업체 JM건설 소속 노동자 고(故) 정순규 님의 자녀다. 당시 고인은 4m 이상 높이에서 떨어져 ‘척수손상에 따른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현장 조사 결과, 안전대 역할인 비계가 여러 규정을 어기고 허술하게 설치됐었다. 명백한 ‘산업재해’였다.
석채 씨는 이와 관련해 변성완 후보 측에 아래와 같은 질의서를 보냈다.
▲부산시 행정부시장 재직 시절, 해당 사건(경동건설 노동자 추락사) 인지 여부 ▲당선 시 사건 공론화 및 과거 무대응 행태 공식 사과 의향 여부 ▲김영춘 전 부산시장 후보의 ‘(사법부 최종 판결 이후)고인·유가족에 대한 명예 회복 및 재발 방지 노력’ 약속 재이행 여부 ▲오는 26일 최종 재판 참석 가능 여부 등이다.
이 외에도 석채 씨는 “중대 재해 처벌법 시행 후에도 죽음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재 사망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계획이 있느냐”고 문의했다. 지자체장 후보로서 산재사고와 관련한 청사진을 제시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변 후보는 제시한 기한(20)이 넘도록 답변을 회신하지 않았다. 다음날(21일) 석채 씨가 재차 문의한 결과, 변 후보 측은 “‘답변 없음’으로 (답변을) 받으셔도 되겠다”라고 답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역시 ‘경동건설 산재사고’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보궐선거 후보 시절에도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석채 씨에게 ‘부산’은 나고 자란 고향인 만큼, 이번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의 건조한 태도에 더 허망하고 어이없다는 심경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동건설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이기에 후보들이 하나같이 대응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부산에서 일어나고, 부산 시민이 무참히 기업의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한 사건인데도 부산 국회의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 국회의원들은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나서서 탄원서 등을 써주시기도 했다”라면서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괴로운데 경동건설 때문에 제 고향인 부산 전체와 싸워야 하는 현실에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애석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의 죽음은 수많은 부실과 과실들이 쌓이고 또 쌓이고 은폐 행위들이 쌓이고 쌓여서 희생된 사건”이라면서 “이 죽음이 부디 헛되지 않게, 사법부의 엄중 처벌과 진상규명을 해서 악인들의 세상이 아니라 가해자들이 ‘잘못했습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안전조치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6월 부산지방법원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동건설 관리소장과 하도급업체 JM 건설 이사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에 석채 씨와 유족은 재판부의 ‘경징계’에 반발했고 오는 26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현재 석채 씨는 부산고법 앞에서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오는 26일 항소심에서도 판결 수위가 낮을 경우,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갈 것이라는 석채 씨는 일요주간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힌 바 있다.
“부산의 향토기업 경동건설의 실체는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없던 것으로 해줄 테니 목숨 값을 받고 끝내라고 하는 곳이다. 우리 가족은 경동건설의 더러운 돈 필요 없다. 단지, 그들이 죄를 지은 만큼 실형 선고가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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