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야간 도로주행, 비 오는 날 도로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

김쌍주 대기자 / 기사승인 : 2019-05-24 15: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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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도료)의 반사성능을 결정하는 글라스 비드(규소) 함량부족이 원인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비 오는 날이나 야간에 도로주행을 하는 운전자들은 도로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중앙선 등 도로차선은 도로위의 생명선이다. 

 

중앙차선 침범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연평균 1만 여건에 달하며 사망률이 무려 3.4%나 된다. 신호위반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그만큼 차선이 중요한 선이며 도로위의 생명선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한 생명선이 야간운전이나 비가 내릴 때 잘 보이지 않는 곳이 많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더더욱 잘 보이지 않아서 운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왜 비가 오는 날에는 유독 차선이 더 잘 보이지 않는 것일까? 차선이 정확하게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차선을 표시하는 도료, 즉 페인트가 문제이다. 차선용 페인트는 일정수준 이상의 반사성능을 가져야만 차선표시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2014년부터 분리되어 있던 페인트(도료) 반사성능을 경찰청 기준으로 통일했다. 이 기준은 시공 할 때 일반적인 주행차선인 백색차선은 230밀리칸델라 이상이며 중앙선이나 인도와의 경계 등을 나타내는 황색차선은 150밀리칸델라 이상의 반사성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손상 및 마모 등으로 인한 재시공을 할 때에는 백색차선은 100밀리칸델라이고, 황색차선은 70밀리칸델라이며, 파란색은 40밀리칸델라 이상의 밝기를 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은 3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전고(全高:지면에서부터 차량의 가장 높은 점까지의 전체 높이)가 1200밀리미터인 자동차의 운전자가 내려다보는 것을 감안했을 때 기준이다.

페인트(도료)의 반사성능을 결정하는 글라스 비드(규소)의 함량으로 페인트의 수치를 나타낸다. 글라스 비드의 지름은 마이크로미터부터 밀리미터까지 있으며, 1994년 9월 차선도색용 페인트(도료)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도록 의무화되었다. 시공방법은 도료용 페인트에 섞어서 시공하거나 시공된 페인트 위에 뿌려서 굳히는 방법으로 시공하고 있다.

차선의 밝기는 글라스 비드(Glass Beads: 반짝이는 규소성분)의 양뿐만 아니라 글라스 비드의 형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알갱이의 모양이 원형에 가까울수록 차선에서 섞인 글라스 비드의 반사가 여러 방향에서도 고르게 나타난다. 광원이 있는 방향, 즉 차선을 향해 불빛을 비추는 자동차가 있는 방향으로 빛을 돌려보내는 재귀반사성능은 글라스 비드의 입자 모양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가 오면 잘 보이지 않는 차선은 무엇이 문제일까? 비가 오거나 노면이 젖은 날에는 운전자는 차선을 인지하는데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삼성교통문화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인 교통사고 100건 당 평균 사망자는 0.5명이지만, 비가 내릴 경우에는 2.3명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일반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무려 4.3배에 달하는 수치다.

비가 오는 날 도로에서 사고가 나는 수치가 평상시보다 6.4배가 높았다. 이 수치는 도로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이 2015년 발표한 기상상태별 교통사고통계를 보면 흐린 날의 교통사고건수대비 사망자 수가 9581건에 364명(3.7%)인 반면, 안개 낀 날에는 428건에 42명(9.8%)에 달했다. 이는 노후한 차선은 휘도(조명공학 용어로 방사되는 빛의 밝기의 척도)저하와 난반사라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라스 비드가 도로차선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휘도가 약해지고, 이에 비가 올 때 난반사가 잘 되지 않아 운전자가 도로차선을 쉽게 인식하기 어려워 교통사고가 더 많이 난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는 반사성능을 높이기 위해 섞는 글라스 비드(규소)를 제대로 섞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시공업체들이 더 많은 수익을 챙기기 위해 글라스 비드 효과를 내는 규소 값이 비싸기 때문에 적정함량을 섞지 않아서 생긴 문제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기상상황에 따라 밝기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차선은 밝기 표준 규격인 IS EN의 최고 등급인 R5기준에 충족하고 있으며, 백색차선의 경우 마른 노면에서 300밀리칸델라, 노면이 젖을 경우 225밀리칸델라, 황색차선은 마른 노면에서 200밀리칸델라, 젖은 노면은 150밀리칸델라로 차선의 색상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가 최근 몇 년간 조사한 결과 불량페인트가 사용된 구간은 2015년도에 173킬로미터로 나타났으며, 2016년에는 66킬로미터 가량 재도색이 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밝혔다. 일부 구간은 반사성능을 높이기 위해 섞는 글라스 비드(규소)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1.5~1.9수준의 기준을 두고 있으나 이것도 제대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게 대부분인 실정이다. 불량페인트 도료를 사용하는 업체도 문제가 많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정부나 지자체도 문제가 많은 것이다. 기존에 칠해진 차선이 지워지는 일이 많아도 관리·감독이 잘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가까운 도로에만 나가봐도 칠이 벗겨진 도로차선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도로차선의 도색 관리만 잘해도 비가 올 때나 야간에 교통사고율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관마다 지역마다 반사성능의 기준이 각각 다른데 문제의 원인이 있다.

서울시는 새롭게 포장하는 도로차선에 페인트를 칠할 때 백색차선 노면표시 반사성능기준을 240밀리칸델라이고, 우천 시에는 70밀리칸델라 기준이며, 부산시도 백색차선 노면표시 반사성능기준이 240밀리칸델라에, 비가 올 때 기준은 100밀리칸델라이며, 황색차선은 150밀리칸데라에 우천 시 70밀리칸델라로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포장하는 도로상의 마른 노면상태에서도 글라스 비드의 반사성능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야간이나 안개 낀 날의 경우이거나 재 도색의 경우 글라스 비드 반사성능은 어떻겠는가. 거의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근본적으로 반사성능기준을 통일시키고,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하여 교통사고율을 줄여야 한다. 아울러 수사기관은 해당 기관이나 각 지자체 기관들마다 관리·감독 실태는 물론 함량미달 도료 사용을 해온 시공업체와의 결탁유무를 철저히 발본색원해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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