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정치 부활을 꿈꾸는 잠룡들(1) - 안철수 편

김도영 편집위원 / 기사승인 : 2019-02-07 21: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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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전 국민의당 당 대표)
▲ 김도영 편집위원

[일요주간 = 김도영 편집위원] 2018년 독일 막스플랑크 혁신과 경쟁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가 있는 안철수 대표는 2012년 ‘새 정치’ 슬로건으로 한국 정치를 바꿔 놓겠다면서 제18대 대선 출마의 뜻을 밝혔다.

안 대표의 ‘새 정치’ 화두는 국민 삶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갈구하는 국민의 염원이 반영된 것으로, 거대 양당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민의를 가로막고 정치를 독점하는 낡은 정당과는 차별화하여 정치 환경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도덕적 해이는 추락하여 정권의 주체가 된 새누리당과 본질적으로 다른 역사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민주통합당도 정부·여당의 독주를 바라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권력의 혜택이 소수의 특권층에 편중되어 사회적 갈등을 심화 시켰다.


그리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증가했고, 집값은 하락하는데 전셋값은 상승하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했다. 청년세대들의 실업률이 날로 늘어만 가고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 빈부격차의 확대와 부의 대물림, 시장경쟁이 낙오된 사람들에 대한 구제 등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치유하기 위한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국민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 현실에 안주하는 기존 정치권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정치 새대의 과제인 ‘경제민주화’를 진정성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원했다.
그때 안철수 교수가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강연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개혁하기 위한 정치권의 자기반성을 요구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의 지지율은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당시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안 대표는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였다.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저는 지난 7월 말에 말씀드린 대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저는 재미있는 별명도 얻었고, 또 최근에는 저를 소재로 한 유머도 유행하더군요. 그동안 제 답을 기다려오신 여러분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업인과 교수의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국가경영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결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고, 각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만났습니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경청하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어느 한 분 힘들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고단한 삶의 과정에서도 그분들은 끊임없이 희망을 만들고 계셨습니다. 


나 자신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고 희생하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희망을 드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들께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제게는 스승입니다. 


그분들이 저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분들이 제게 한결같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라는 겁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라고 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하셨습니다.


또 한 번 정치에 발 딛지 않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많은 분들이 왜 제게 지지를 보내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해보자”라는 뜻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역량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국가의 리더라는 자리는 절대 한 개인의 영광으로 탐할 자리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당선 여부보다는 잘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거듭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답을 내어놓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입니다. 선거 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킵니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다음 5년도 분열과 증오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합과 사회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선거 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저는 선거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그 결과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합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선거후에도 승리한 사람은 다른 후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패배한 사람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여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도 같이 약속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겁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서로 도울 수 있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의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책 대결 속에서 제가 만약 당선된다면 다른 후보들의 더 나은 정책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또 경청할 겁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덧셈이 정치, 통합의 정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치 경험도 없는데 막상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정치라는 험한 곳에 들어가 괜히 만신창이가 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는 정치 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습니다. 정치 경험 대신 국민들께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습니다.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계층 간의 차단된 사회 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와 같은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앞으로 5년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매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국내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세계적인 장기 불황까지 겹쳐 한꺼번에 위기적 상황이 닥쳐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제가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하고 실수도 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그래도 최소한 물줄기는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힘을 합쳐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복지는 성장 동력과 결합하는 경제 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 가능합니다. 제 정책 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과정부터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첫걸음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극복하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사람의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증명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리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그래야 정치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뀝니다. 변화의 열쇠는 바로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미래는 지금 우리 앞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끝)

안철수 후보는 선언문에서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국민이 원하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새 정치 명분은 민주통합당 내부의 분열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여 대선 동력 자체를 떨어지게 했고, 대선 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박근혜 40%. 안철수 27%. 문재인 20%로 박근혜 후보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자, 안·문 두 후보 진영에서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을 막는 단일화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후보 단일화는 단순 정권 쟁취 목적이 되어서는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고,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이어서 목적이 명확해야 하는데, 이번 안·문 후보 단일화는 ‘진보 대 중도’ 또는 ‘새 정치의 야권 단일화’ 어느 쪽에도 명분이 충분하지 못한, 정치 공학적 득실에 치우친 미완의 단일화를 이룬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11월 23일 캠프 기자 회견장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라는 말을 남기면서 사퇴를 하였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께 성원을 보내 달라면서,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지겠지만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고 했다. 안 후보의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국민에 희망과 감동을 주었다.

안철수 대표는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방문연구원 길을 택했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안 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해외 저명한 석학과 정치인을 두루 만나면서 국가 미래에 반영할 정책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조기 귀국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권 재민(主權在民)의 가치를 공유한 촛불민심에 맞서 태극기를 들고 분노하는 분열된 민심을 아우르는 통합과 희망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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