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마라

박지영 / 기사승인 : 2012-05-16 14: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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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마음습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있다가는

내 모든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한 ‘스펙’이란 것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어

나를 무능력자로

만들지도 모른다.






[일요주간=박지영 기자]2006년 미국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05년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가 선정한 ‘미국 최고 지도자 25명’, 아시아인 최초의 아이비리그 총장을 거쳐 2012년 4월 세계은행 총재에 선임된 ‘김용’세계은행 총재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스페셜리스트인 동시에 제너럴리스트이며, 전환기를 맞이한 21세기에 주목해야 할 인재상이다.

세계의 한국인

세계 3대 기구인 유엔, 세계은행, IMF 중 두 개의 기구에서 한국인이 또는 한국계 미국인이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의 문제를 보다 감동적으로, 포괄적으로, 세계 그 어느 기관보다 더 효과적으로 다루고 처리하는 기관을 맡아서 이끌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세계은행 신임 총재 김용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활약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설립 이후 “우리는 가난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난 관행으로 비난을 받아왔지만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젠다의 현대화”라는 개혁 과정을 거치는 중에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저자는 어떤 개혁과 성과를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

세계은행은 유엔에 비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자금이 풍족한 기구다. 유엔은 하고 싶은 사업이 있어도 자금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불평이 터져 나오는 반면, 세계은행은 일 년 지원금 총액이 6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세계은행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의 가장 파워풀한 점이 자금력이 있다면, 조직의 커다란 장점은 기구 간의 콤비네이션에 있다. 김용의 말을 빌리면, 마치 그들은 연구 대학과 같다. 한편에서는 자금을 운용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연구원들이 그 결과를 놓고 연구한다. ‘행동, 사고, 연구’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우수한 스텝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구로 유명하다. 그들의 수가 1만 3,000명이다. 전환기를 맞이한 21세기에 김용이 이들과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개혁을 실행에 옮기고, 세계은행의 슬로건처럼 가난이 없는 세상을 이뤄나가기를 꿈꿔본다.

21세기의 인재상

1990년대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악성 결핵이 창궐했을 당시, 세계보건기구도 속수무책인 상황에 처했다. 치료제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 의대 교수였던 김용은 복제약 도입을 제안했다. 그러나 WHO는 당장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김용은 결국 오리지널 치료제보다 95퍼센트 싼 복제약을 대량으로 들여와 결핵을 퇴치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평범한 대학 교수가 아니라, 행정적인 돌파력까지 인정받은 셈이다.

김용이 세계보건기구의 에이즈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폐결핵 전문가로서 여러 국제 위원회장직을 겸하기도 했다. 세계보건 기구에이즈 국장으로 임명된 후 중저소득 국가의 에이즈 퇴치를 위한 운동을 급격하게 확장시켰으며, 2007년까지 약 30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결핵, 말라리아 등의 질병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것이 바로 “저개발국들의 결제개발 지원”을 주요 사업 목표로 하는 세계은행의 총재 자리에 지명된 직접적인 배경이라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경제문제는 윤리의 문제다” 이는 결코 교육자로서의 교과서적인 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김용은 미국 중산층마저 등을 돌리고, 미국 대학생들로부터 점령 대상이 되었고, 세계의 뜻있는 시민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는 월가 문제의 해법으로 윤리교육을 든다. 즉 월가의 돈 잔치에 끼어들어 막대한 부를 누리면서도 정작 세상의 추이에 일부러 눈을 감은 탐욕에 대한 처방으로 윤리교육을 제시한다.

세상의 고민이 나의고민

김용은 “세상의 고민은 바로 나의 고민이다”라고 말한다. 큰 집에 살고 편안한 인생을 사는 데 집중한 적이 없으면 자신의 고민은 ‘세상의 무엇이 가장 문제이며,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그는 “오로지 아들딸의 성공만을 위해 하루 종일 일한 이민 1세대는 자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이들은 문화예술에도, 시사에도 눈뜰 겨를이 없다. 이런 사이 이들의 세계는 점점 ‘그들만의 리그’로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 와서도 미국이 제공하는 국제적 통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살아왔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김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2009년 이미 그를 인터뷰 하고 세 차례에 걸쳐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백지연이 그 내용을 담은 것이다.

저자 백지연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나와 신문방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로이터 펠로우십 과정을 밟았다. 1987년 MBC에 입사해 냉철한 언변,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카리스마로 입사 5개월 만에 <뉴스데스크> 앵커로 전격 발탁되는 방송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전 앵커우먼들의 소극적인 뉴스 진행 방식을 깨고 주도적인 진행,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인터뷰로 국내 방송언론계에 새바람을 일으켰으며, 9시 뉴스 최연소, 최장수 앵커 기록을 세워 앵커계의 전설을 만들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프리랜서 앵커를 선언하고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건 최초의 뉴스 프로그램 <백지연의 뉴스Q>를 진행하는 등 한국 방송사상 가장 자유롭고 영향력 있는 앵커로 자리를 굳혔다. 이후 한양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았으며, 2007년부터 ‘교육 기부’를 선언하고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개념조차 생소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으로 독보적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백지연은 마니아 독자층을 확보한 커뮤니케이션 전문 필자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 중이며, 중앙일보에 〈백지연의 매력 발전소〉를 연재하고 있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그간 펴낸 책으로는 《뜨거운 침묵》 《나이스 포스》 《자기설득파워》 《나는 나를 경영한다》등 여섯 권이 있다. 2011년 현재, 한 편의 드라마가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인터뷰 쇼 <피플 인사이드>에서 인터뷰어로 활동 중이며, 대한민국 토론 문화를 한층 끌어올린 시사 프로그램 <백지연의 끝장토론>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녀의 책들은 이런 그녀의 성공과 자기계발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2005년 펴낸 <자기 설득 파워>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실현시키는 성공하는 사람이 갖춰야하는 삶의 자세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제시했다. 또한 <나이스 포스>에서는 프리랜서 선언 후 사업가로서 활동하는데 있어 그녀가 가졌던 차가운 이미지가 주었던 불편함들에 대하여 절감하고 부드러운 힘으로 상대방까지 포용하는 힘을 가지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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