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새로운 얼굴, 남다른 각오로 프로 입단 성공

백대현 프로 8단 / 기사승인 : 2014-02-03 05: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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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백대현의 바둑읽기
▲ 2014년 입단자
[일요주간=백대현 프로 8단] 7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입단에 성공했다.

1월 9일부터 19일까지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33회 일반입단대회에서 7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프로에 입문했다. 먼저 김남훈(30), 송상훈(18), 오장욱(17), 김명훈(17)이 나란히 8승 2패를 기록하며 입단에 성공했다.
84년생으로 올해 서른인 김남훈은 97년 박성수 4단이 36세의 나이로 입단한 이후 17년 만에 다시 30대에 입단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김남훈의 입단이 놀라운 것은 입단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지면 자기 관리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충암 바둑도장에서 실전 담당 사범으로 근무하면서 한편으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고 결국 입단의 관문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이다. 송상훈의 부친은 시각장애인 아마 강자인 송중택 아마 6단이다.

그는 연구생 시절 3번이나 연구생에서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는 아픔 가운데 아버지의 한결같은 믿음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멋진 프로기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프로 초년생 송상훈을 관심 있게 지켜보자.

오장욱은 대회 초반 2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장욱은 이것이 오히려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입단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늘 바둑판 앞에 않아 오직 바둑에만 몰두했던 오장욱은 자신이 눈물로 뿌린 씨앗을 기쁨으로 거두게 됐다. 이세돌 9단을 좋아하며 자신도 수읽기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오장욱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프로에 입단해 죽어도 좋다고 표현할 만큼 기뻐했던 김명훈은 이번 대회 큰 고비가 있었다. 초반 3승 2패를 기록했을 때 심적으로 상당히 불안했던 김명훈은 다음 대국에서 반집을 이기며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스승의 영향을 받아 백홍석의 전투와 온소진의 두터움을 추구하는 바둑을 둔다는 김명훈이 스승을 뛰어넘는 대 기사로 성장하게 되기를 바란다.

7승 3패를 기록한 8명이 토너먼트로 재대결을 펼쳐 박창명(23), 김민호(18), 이현준(19)이 남은 3장의 입단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박창명은 양신(신민준ㆍ신진서)이 이번 입단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던 인물이다.

마지막 입단 결정국에서 자신의 형세가 좋아서 너무 좋은 마음에 바둑을 두면서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다는 박창명은 바둑 공부의 일환으로 인문 서적을 탐독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바둑을 추구한다는 박창명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6번의 도전 끝에 프로에 입문했다는 김민호는 중간에 포기하려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일찍 연구생에 들어가며 주목을 받았지만 6학년 때 연구생에서 떨어지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프로기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바둑이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도전했고, 결국 그토록 바라던 입단의 관문을 통과했다. 모두의 기억에 남는 프로기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김민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률 재대국에서도 마지막 3~4위전까지 치르며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입단에 성공한 이현준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대국을 여러 차례 이기며 결국 입단에 성공 했다며 얼떨떨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인터뷰했다.

균형 잡힌 실리 바둑을 구사하며 계산과 끝내기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현준은 박정환 9단을 좋아하며 그의 정교함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바둑 외에는 재미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하는 이현준이 앞으로도 바둑을 즐기는 멋진 프로기사가 되기를 응원한다.

(재)한국기원은 2010년 개정한 입단제도를 통해 2011년부터 매년 12명의 입단자를 선발하고 있다. 일반입단대회에서 7명을 뽑고, 7∼8월 개최될 여자입단대회에서 2명, 만1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 입단대회에서 2명, 지역연구생 입단대회에서 1명을 뽑게 된다. 이번 133회 일반입단대회를 통해 7명이 입단하면서 (재)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291명(남자 240명, 여자 51명)으로 늘어났다.

제57기 국수전 도전 4국
흑: 조한승 백: 이세돌
결과: 261수 흑 불계승

조한승이 제57기 국수전 방어에 성공하며 대회 3연패를 기록했다. 조한승의 바둑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숨어 있다. 국수전 마지막 대국이었던 도전 4국에서 조한승의 감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초반 우상귀 접전에서 조한승이 우세한 결말을 이끌어내며 흑이 약간 유리한 국면이다. 1도 흑 △로 움직인 장면에서 이세돌은 백 1로 다가온 후 백 3으로 붙이며 적극적인 수법을 구사한다. 하지만 1도의 백의 움직임은 흑의 우세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게 된다. 2도 흑 1로 받아주면 백 2로 늘어서 깔끔하다.

자체 집으로도 크지만 가에 붙이는 맛이 사라져서 백 만족. 3도 흑 1로 먼저 응수를 물어보는 것은 백 2로 반발해서 하변 흑 진영이 깨지는 것이 더 크다. 여기서 조한승은 4도를 선택한다. 흑 1, 3으로 한 점을 잡은 후 흑 5로 때려내는 것이 강수. 흑 13까지 하변 흑 진영이 강하게 굳어졌다.

백 12로 5도 백 1로 팻감을 쓰는 것은 자체로 악수. 흑 4로 두어갈 때 받아주면 팻감이 없고, 백이 패를 해소하면 좌변 흑 모양이 커진다. 이세돌은 6도 백 1로 씌워가며 좌변 흑 대마를 압박해 간다. 이때 흑 2로 뛰어둔 수가 조한승의 부드러움이 묻어난 행마. 이수로 인해 더 이상 공격이 여의치 않다.

결국 흑 12까지 하변 접전에서 이세돌이 손해만 본 꼴이다. 원인을 분석해 보면 1도의 움직임부터 문제였다. 좌하는 그냥 보류하고 7도 백 1로 상변의 큰 곳을 차지하는 것이 좋았다.

조한승의 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후반 중앙에서 접전이 벌어진다. 이세돌은 8도 백 △로 차단하며 중앙에 집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작전을 펼친다. 이때 흑 1이 부드러운 대응, 백 2로 붙일 때 흑 3으로 건너 붙이는 수가 묘수로 결정타가 된다. 9도 백 1로 이어서 받는 것은 흑 2, 4로 중앙이 연결된다.

계속해서 잡으러 가면 흑 6까지 백이 잡히는 모습. 10도 백 1로 차단하는 것도 흑 2로 두어 백이 곤란하다. 백 3으로 중앙 약점을 지켜두면 흑 4로 상변 백돌이 차단되어 상변 백이 위험해진다. 11도가 실전진행. 백 1, 3으로 물러나는 것이 불가피하다.

흑 4로 중앙 흑이 연결되어 백이 집으로 이득이 없다. 백 5, 7로 차단해 보지만 흑 8로 연결해서 별무신통. 수순 중 백 3으로 12도 백 1로 차단해 잡으러 가는 것은 흑 2의 젖히는 수가 좋은 수다. 백 3으로 차단하면 흑 4로 거꾸로 잡히는 형태. 중앙에서 별 소득이 없었던 이세돌에게 더 이상 역전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조한승의 명국이다. 4도: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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