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 발생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 규모(5.8)였던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 지진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규모는 조금 작았지만, 지표면과 가까운 얕은 곳에서 발생해 피해는 더 컸다.
첫 지진인 오후 2시 22분은 리히터 규모 2.2와 2.6으로 측정되었다. 이후 오후 2시 29분에 대규모 5.4의 지진이 것이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15일 “현재로선 양산단층 지류에 있는 장사단층 부근이 진앙지로 추정되지만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진앙지는 경주 지진 진앙지와 43㎞ 떨어져 있다.
금번 포항 지진은 포항을 비롯한 부산, 울산, 경주, 군산 등 인접 지역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경주 지진보다 얕은 심도에서 발생해 규모가 작은데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 진동의 세기가 심하게 나타나 피해가 컸다. 진앙지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주차된 차들이 심하게 흔들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은 16일 “포항지진의 진앙 분포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지표면상에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역단층 운동으로 북북동 방향의 단층대를 따라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전날 기상청은 “포항지진이 양산단층의 지류인 장사단층 부근에서 발생했다.… 단층형태는 주향이동단층(단층의 변위가 좌우, 즉 중력장에 수평한 방향)으로 분석된다.”는 다른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1년전 경주 ‘최악의 지진 규모 5.8’
이보다 앞선 지난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 남서쪽 9km 내륙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의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였다. 진앙지는 행정구역상으로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였다.
큰 규모의 지진이었기에 수도권, 강원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감지되었다. 내남면 바로 인근에는 낙동강 하구에서 부산 을숙도, 양산, 경주를 거쳐 경북 울진 기성면까지 약 200㎞ 정도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지나고 있다.
경주 지진에 앞서 규모 5이상의 최초 지진은 2014년 4월에 충남 태안 서격렬비도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1이다. 이어 2016년 7월 5일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에서 5.0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무거운 가구가 움직인다는 규모 5.0 이상의 강진 빈도는 앞으로도 계속 늘 것으로 보여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간주했던 믿음들이 송두리 체 흔들리고 있다.

● 지진측정 척도 ‘규모와 진도’ 사용
지진 측정 척도로는 ‘규모’와 ‘진도’를 사용한다. 규모는 지진이 처음 발생한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한 표준화된 절대 척도다.
흔히 ‘리히터 규모’로 불리는 규모는 0~10까지로 나눠지며 규모가 1 올라갈 때마다 지진 에너지는 30~32배 정도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규모 3의 지진은 규모 2의 지진보다 30배 에너지가 크고, 규모 1의 지진보다는 약 900배 정도 에너지가 크다.
한편, 진도는 한 지점에서 느끼는 지진 진동이나 구조물에 미친 피해 정도에 따라 지진동의 세기를 표시한 것으로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척도다. 지진이 발생하는 곳으로부터 사람이 느끼는 것을 표시하는 진도계급 1등급, 2등급, 3등급, 4등급 이렇게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아주 멀리서 발생하면 지진 에너지가 도달하는 동안 감쇄돼 지진동이 약해지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면 지진동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진도는 높아진다. 이 때문에 지진의 규모와 진도는 1대1로 대응하지 않고 하나의 지진에 대해서도 여러 지역에서 측정한 규모는 같더라도 진도는 달라질 수 있다.
● 경남북 양산단층대 지진 ‘화약고’
지진에 특히 취약한 곳이 바로 ‘단층’이다. 단층은 지각 외부 힘에 의해 두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난 지질 구조를 뜻한다. 즉, 단층은 외부의 힘에 지반이 어긋나 올라오거나 내려간 것이다. 그리고 깨져있는 연약한 구조를 가진 만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진다.
지진은 주로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斷層·fault)에서 발생하며, 지질학적으로 활성으로 판단되는 ‘활성단층’에서 대형 지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큰 단층군이 많은 외국과 달리 소규모 작은 단층군들이 있으며, 단층이 균열되거나 움직이면 에너지가 발생해 지진이 발생한다. 양산단층 역시 스스로 움직였거나 인근의 조그만 단층 조각들이 부딪히는 등으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년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대한 지진원을 분석한 결과 양산단층대와 평행한 단층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질학자 등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남북 일대의 지각구조는 한반도에서도 복잡하기로 손에 꼽히는 지역이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경상남북도를 가로지르는 단층은 자인단층, 밀양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 울산단층, 연일구조선 등 8개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양산단층은 과거에 지진 활동이 일어난 적이 있어 토양 상태가 ‘지진의 충격’을 간직하고 있는 ‘활성단층’으로 꼽힌다. 영남권에 산재해 있는 50~60여 개의 단층 중 부산에서 시작해 양산, 경주를 거쳐 울진까지 이어진 길이 200km 규모의 단층을 ‘양산단층’이라 불린다.
더욱이 한반도 내 단층은 아주 작은 단층까지 따지면 수 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부근에 추가령 단층과 왕숙천 단층이 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하는데,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 35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이 구간을 지나간다. 양산단층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분석되고 있다.

● 지진측정 척도 ‘규모와 진도’ 사용
지진 측정 척도로는 ‘규모’와 ‘진도’를 사용한다. 규모는 지진이 처음 발생한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한 표준화된 절대 척도다.
흔히 ‘리히터 규모’로 불리는 규모는 0~10까지로 나눠지며 규모가 1 올라갈 때마다 지진 에너지는 30~32배 정도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규모 3의 지진은 규모 2의 지진보다 30배 에너지가 크고, 규모 1의 지진보다는 약 900배 정도 에너지가 크다.
한편, 진도는 한 지점에서 느끼는 지진 진동이나 구조물에 미친 피해 정도에 따라 지진동의 세기를 표시한 것으로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척도다. 지진이 발생하는 곳으로부터 사람이 느끼는 것을 표시하는 진도계급 1등급, 2등급, 3등급, 4등급 이렇게 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아주 멀리서 발생하면 지진 에너지가 도달하는 동안 감쇄돼 지진동이 약해지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면 지진동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진도는 높아진다. 이 때문에 지진의 규모와 진도는 1대1로 대응하지 않고 하나의 지진에 대해서도 여러 지역에서 측정한 규모는 같더라도 진도는 달라질 수 있다.
● 경남북 양산단층대 지진 ‘화약고’
지진에 특히 취약한 곳이 바로 ‘단층’이다. 단층은 지각 외부 힘에 의해 두 조각으로 끊어져 어긋난 지질 구조를 뜻한다. 즉, 단층은 외부의 힘에 지반이 어긋나 올라오거나 내려간 것이다. 그리고 깨져있는 연약한 구조를 가진 만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진다.
지진은 주로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斷層·fault)에서 발생하며, 지질학적으로 활성으로 판단되는 ‘활성단층’에서 대형 지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큰 단층군이 많은 외국과 달리 소규모 작은 단층군들이 있으며, 단층이 균열되거나 움직이면 에너지가 발생해 지진이 발생한다. 양산단층 역시 스스로 움직였거나 인근의 조그만 단층 조각들이 부딪히는 등으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년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대한 지진원을 분석한 결과 양산단층대와 평행한 단층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질학자 등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남북 일대의 지각구조는 한반도에서도 복잡하기로 손에 꼽히는 지역이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경상남북도를 가로지르는 단층은 자인단층, 밀양단층, 모량단층, 양산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 울산단층, 연일구조선 등 8개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양산단층은 과거에 지진 활동이 일어난 적이 있어 토양 상태가 ‘지진의 충격’을 간직하고 있는 ‘활성단층’으로 꼽힌다. 영남권에 산재해 있는 50~60여 개의 단층 중 부산에서 시작해 양산, 경주를 거쳐 울진까지 이어진 길이 200km 규모의 단층을 ‘양산단층’이라 불린다.
더욱이 한반도 내 단층은 아주 작은 단층까지 따지면 수 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부근에 추가령 단층과 왕숙천 단층이 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하는데,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 35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이 구간을 지나간다. 양산단층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남한지역의 활성단층의 수는 450여 개로 추정된다.
• 양산단층. 부산광역시 및 동남권의 살아 있는 단층. 문제는 이 위로 원전과 산업지대, 국제항 등이 대거 분포해 있다. 2016년 경주 지진의 원인 단층으로 지목되고 있다.
• 울산단층. 울산 지역을 지나는 단층.
• 추가령단층. 이쪽은 북한 강원도와 서울특별시 수도권 북부를 지나가는 단층이며, 연구들을 통해 휴화산이 존재하며 살아있는 단층임이 유력해 보인다. 여기서는 신갈단층도 갈라져 내려온다.
• 신갈단층. 추가령 단층에서 갈라져 나와 수도권 남부를 지나가는 단층. 율현터널이 이 단층 위로 개통되는 바람에 유명해졌다.
• 왕숙천단층. 단층이 젊은데다가 또 길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추가령 구조곡 근처에 위치해 있다.
• 옥천단층. 강원도 남부에서 충청도, 대전을 지나 전주, 광주 지역을 지나는 단층.
• 장사단층. 양산단층의 지류로 추정되는 단층으로 2017년 포항 지진의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추측되고 있다.
북한지역의 활성단층 현황은 파악이 안 된 상태다. 북한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최근 규모 5.0 이상의 꽤 강한 지진이 종종 발생하면서 숨겨진 활성단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 지역의 반경 50㎞ 안에는 월성원전뿐만 아니라 고리·신고리원전 등 원전 13기가 밀집해 있다. 더구나 인근에는 양산단층처럼 활성단층 여부가 불투명한 또 다른 단층들이 산재해 있기에, 이제는 지진의 걱정을 항상 떠안고 살아야 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양산단층을 비롯해 일대 단층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 유라시아판과 동일본 대지진
지진의 근본 원인은 지각에 쌓이는 ‘응력’(應力·stress)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구의 가장 바깥층인 지각은 지구 전체로 보면 두께가 아주 얇은 ‘막’과 비슷하며, 뜨거운 맨틀 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
지각을 받치고 있는 맨틀은 마치 액체처럼 계속 움직이고, 맨틀의 움직임에 맞춰 지각도 따라 흐르게 된다. 하지만 만약 지각끼리 맞물리거나 만나는 바람에 맨틀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면 지각에 응력이 쌓인다.
응력이 점점 커지면 지각이 변형을 겪다가 이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생기거나 아예 부러지기도 하는데, 이때 생긴 파동이 전달되는 것이 지진이다.
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판구조론에 따른 판의 움직임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필리핀판 등 크게 15개로 이뤄진 지구상의 판 가운데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속해있다.
태평양판, 필리핀판, 인도판 등의 움직임으로 힘이 가해지며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판이 자극을 받았다는 것. 전문가들은 그간 한반도 지질이 축적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움직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진은 주로 판과 판의 경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판 내부에 위치한 한반도는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돼 왔다. 지진의 95%는 판의 경계에서, 5%는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판 내부에서도 최근 들어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일어나고 있기에 적극적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지질 전문가들은 포항과 경주의 지진이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유발시킨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열도 지각에 축적돼 있던 큰 힘이 팽창해 한반도로 전해지면서 포항, 경주 지진이 발생했다는 논리다.
실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는 동쪽에서 5㎝, 서쪽에서 2㎝ 정도 끌려가는 등 판 사이 이동이 발생, 한반도 내 힘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 끌려 이동한 지각이 원상태로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불균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한 언제든 지진 발생 가능성은 있다는 지적이다.

● 한반도 지진은 역사가 깊다.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로도 1978년 충남 홍성, 2003년 인천 백령도 외에도 2004년 5월 29일에도 경북 울진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10년간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만 62차례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 한반도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지진은 역사가 깊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서는 각각 97회, 84회, 490회 지진 관련 기록이 있을 만큼 한반도 내 지진은 새로운 사건이 아니다.
1200여년 전에도 경주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연구 결과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혜공왕 15년인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민가가 무너지는 등 사망자 100여명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지진이 한반도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준 지진으로 꼽힌다.
경주에서는 진도 8(Ⅷ)이상의 강진이 서기 34년에서 779년 사이에 모두 10차례 발생했다. 서기 100년과 304년, 510년에도 각각 강진이 발생해 “집들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죽었다”다는 것이다.
경주의 양산단층이 한 번에 깨어진다면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양산 단층이 북부·중부·남부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보여 한꺼번에 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북부구역의 경우 1405년 3월 12일에 발생한 규모 5.8이 지금까지 발생한 지진 중에 가장 큰 규모이고, 남부구역은 1471년 9월 14일 규모 6.4가 최대 지진이었다. 중부구역의 경우 779년의 규모 6.7이 최대였다.
● 지열발전소도 지진에 단단히 한몫
포항 강진이 발생한 것은 자연적인 단층(斷層) 활동에 더해 인위적인 요인이 겹쳤을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앙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지열발전소(포항지열발전소) 건설 여파가 지진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착공한 포항지열발전소가 위치한 포항시 흥해읍 일대 지하 5㎞ 지점은 지열이 180도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각각 4.3㎞ 깊이로 2개의 시추공을 뚫는 등 약 90% 건설이 완료됐다.
지열발전소는 ‘땅의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지하 수㎞ 깊이로 구멍을 두 개 뚫어 한쪽에 물을 넣은 후 땅의 열기로 데우고, 다른 쪽 구멍으로 뜨거운 물을 끌어올린다. 이때 나오는 고온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일부 전문가는 지열발전소 건설 공사가 이번 지진에 영향을 줬다는 근거로 셰일가스 채굴과 지진 간 상관관계를 든다. 셰일가스는 지하의 셰일층(層)까지 수직으로 시추공을 판 뒤, 다시 셰일층에 구멍을 내 가스를 뽑아내는 방식(수압파쇄법)으로 채굴한다. 이 과정에서 지층 빈 공간이 물로 채워지면서 잦은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1월 15일 “미국에선 셰일가스 채굴이 많아지면서 지진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이어진다.”면서 “포항 지열발전소 역시 땅을 깊이 뚫어 주변 지층을 부수거나 갈라지게 해 금번 강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지에 2015년 발표된 ‘고속 주입’(high-rate injection)과 지진 활동 연관성' 논문을 보면 시추공과 연관된 지진 발생은 1970년대 1~7건에서, 2011~2013년 75~190건으로 늘었고, 2014년엔 650여 건까지 치솟았다.
지열발전소 역시 지하에 깊게 구멍을 뚫어 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지하에서 높은 수압이 생겨 주변 지층을 갈라지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진한 교수는 “지열발전소 건설 외에도 포항분지 해저 이산화탄소(CO₂) 저장시설 주입공 시추 작업 등도 앞으로 지진 발생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지진 대비 ‘내진설계’ 취약한 한국
내진(耐震)는 건축에서 지진에 견디는 특성을 의미하며, 내진설계는 지진에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에 많은 건물이 속절없이 부서지며 피해가 컸다. 흥해읍에 있는 한동대에서는 건물 외벽이 대부분 떨어져 나갔고, 북구 장성동의 한 고층 아파트는 1층부터 8~9층까지 창틀을 따라 금이 갔다. 벽돌로 지은 노후 주택, 필로티 구조 다세대 건물이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
이렇듯, 2016년 9월 경주 지진 이후 건축물 내진(耐震) 설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지만 여전히 지진 피해에 무방비로 놓인 건물이 대다수이다. 국내에서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은 다섯 개 중 하나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의원(국민의당)이 10월 국감에서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내진 대상 민간 건축물 264만9802동(棟) 중 내진 설계가 이뤄진 것은 54만1095동(20.4%)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가장 취약했다. 대상 건물 21만3644동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것은 13.5%(2만8798동)에 불과했다. 강원(15.2%)과 대구(15.4%)도 지진에 취약한 건물이 많았다. 경주와 포항 등 지난해부터 지진 피해가 큰 경북 지역 내진율은 21%였다.
서울 역시 내진 설계가 확보된 건물이 18.3%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내진 설계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전체 대상 8124동 중 34.2%인 2777동에 내진 설계가 적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시설 내진율은 특히 학교 시설이 문제다. 유치원이나 초·중·고교 건물의 내진율은 25.3%에 불과하다. 한 건축 전문가는 “학교는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에 사용 인원은 많은데, 40~50년 전에 벽돌식 구조로 지어진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벽돌식 건물은 내진 보강이 불가능해 지진에 대비하려면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진 설계를 보강하는 것도 지금 정부 계획대로라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2조8267억원을 투자해 내진율을 54%로 끌어올린다는 현재 정부 방침대로라면 교량과 공항은 2018년, 철도는 2019년엔 모든 시설이 내진 설계를 갖출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시설은 17년 후인 2034년에야 내진율 100%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 지은 건물이나 대형 인프라는 내진 설계나 관리가 잘된 편이지만, 노후 주택이나 상가 등 소규모 생활 시설이 지진 위험에 취약하다. 이런 시설물 현황을 조속히 파악해 내진 보강 조치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원전도 절대 안전지대 아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현(福島県)에 위치해 있던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우리에게 생생한 반면 교사일수 밖에 없다.
후쿠시마 제1원전(후쿠시마 후타바군에 소재)의 재앙은 당일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로 1~3호기의 전원이 멈추면서 촉발됐다.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총 6기의 원자로 가운데 1·2·3호기는 가동 중에 있었고, 4·5·6호기는 점검 중에 있었다. 쓰나미로 인해 전원이 중단되면서 원자로를 식혀 주는 긴급 노심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췄고, 3월 12일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이후 이틀 뒤인 3월 14일에는 3호기 수소폭발, 15일에는 2호기 수소폭발 및 4호기 수소폭발과 폐연료봉 냉각보관 수조 화재 등이 발생해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기체가 대량으로 외부로 누출됐다.
고장난 냉각장치를 대신해 뿌렸던 바닷물이 방사성물질을 머금은 오염수로 누출되면서 고방사성 액체가 문제로 대두됐다. 3월 24일 3호기 터빈실 주변에서는 정상운전 시의 원자로 노심보다 농도가 1만 배나 높은 방사성물질이 검출됐고, 1·2호기 터빈실에서도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물웅덩이가 발견됐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서는 요오드와 세슘 외에 텔루륨, 루테늄, 란타넘, 바륨, 세륨, 코발트, 지르코늄 등 다양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이 같은 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매우 희귀한 것들로 핵연료봉 내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생기는 핵분열 생성물이다.
이에 따라 오염수 처리문제가 시급해졌고, 결국 일본 정부는 저장공간 확보를 위해 4월 4일부터 10일까지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했다. 이처럼 후쿠시마 원전은 콘크리트외벽 폭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화재, 방사성물질 유출, 연료봉 노출에 의한 노심용융, 방사성 오염물질 바다 유입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으로 상황이 계속 악화됐다.
한편 이 방사성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돼 미국, 유럽,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검출됐다. 특히 동년 4월 7일 전국에 내린 비에서는 방사성 요오드ㆍ세슘이 검출됐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이날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 중 방사성물질을 검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한반도 역시 동남부 활성단층대는 월성핵발전소에서 불과 27km 떨어진 곳이고, 고리핵발전소, 울진핵발전소 등 핵발전소 밀집단지이다.
부산(고리)~울산(고리)~경주(월성) 일대에 건설된 20여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에 세워졌으며, 이 단층이 한꺼번에 깨진다면,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핵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이 활성단층이 집중되어 지진발생의 위험이 크고, 과소평가된 지진발생위험 평가와 활성단층조사 미비, 내진설계 취약 등으로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렇듯, 원전이 밀집한 영남지역은 일본발 지진, 해양지진, 내륙지진의 영향을 한꺼번에 받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어 위험이 더욱 큰 실정이다.
1981년부터 2014년 9월까지 국내 원전 반경 70km이내에서 규모 2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모두 290회이다. 구체적으로는 월성 80, 고리 62, 울진(한울원전) 100, 영광(한빛원전) 48회였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반핵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주와 울산을 잇는 단층인 ‘양산단층’이 활발히 활동하는 활성단층임이 입증됐다.”며 밀집된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성을 집중거론하고 나섰다.
월성원전 내진설계가 지진가속도 0.2g(규모 6.5)이므로 직접 피해는 없었지만 월성원전 1호기에 전달된 최대지반가속도가 0.098g로 수동정지 설정치(0.1g)에 근접했고 지진의 진행경과 또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원전안전을 절대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양산단층을 비활성단층으로 전제하고 경주에 원전과 방폐장을 건설했지만 활성단층이라는 것이 입증돼 잘못된 입지 조건이라는 것이 판명났다는 것이다.
또한 2004년 울진 앞바다에서 지진 관측사상 3번째인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울진 원전건설도 활성단층이 없음을 전제로 6기의 원전이 건설됐고, 4기의 신규원전이 예정됐지만 학계 일각의 ‘후포단층’ 존재설로 결코 안전한 지역이 아니다.
지질학계가 예측한 국내 최대 발생가능지진은 규모 7.5이지만 울진원전의 내진설계는 0.2g(규모 6.58)로 설계돼 만약 7.5의 지진 발생 시 울진은 제2의 후쿠시마가 될 지도 모른다.
이렇듯, 8.0의 규모의 구마모토 지진처럼, 일본에 큰 지진이 일어난다면 우리나라 남쪽 특히 원전이 있는 고리나 월성 지역은 지반이 약해서 매우 위험하다. 이에 노후핵발전소 폐쇄 및 신규핵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 여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7.0 이상의 대지진이 올 수도 있다.
지진 발생 건수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8년까지 20년 동안 연 평균 19.2회에 그쳤으나 1999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연평균 47.6회로 배 이상 증가했다. 빈도가 잦고 강도도 세지고 있는 추세는 지하의 지질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올 가능성을 항상 열어둬야 한다.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규모 5.0 지진이 10번 오면 규모 6.0이 발생할 수 있고, 규모 6.0 지진이 10번 발생하면 7.0 지진이 발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발견된 단층은 짧으나 앞으로 길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큰 활성단층이 존재할 경우, 일부 전문가는 7.0 이상의 대지진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경주지진을 계기로 정부는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 2041년까지 1천175억원 투입해 전국 활성단층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지질연은 우선 2019년까지 국내 단층의 특성과 지진 발생의 상관관계를 도출키로 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내진설계 기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5년간 경주지진의 원인을 파악하는 정밀 조사를 시작한다.
그동안 한반도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은 양산단층 동쪽인 동해안에서 발생한 것들이 많았지만 이번은 서쪽인 내륙에서 발생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과거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응력이 쌓여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지진이 영남지방이 아닌 수도권 일대에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포항, 경주 지진은 한반도 내륙 어디서든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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