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으로 건설현장 안전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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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희생당한 건설노동자를 추모하고 반복되는 참사를 방치하는 건설사와 정치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이수근 기자) |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지난 21일 코스피 상장 기업 OCI의 계열사인 SGC이테크건설이 시공 중인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하부 지지대가 붕괴돼 3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희생당한 건설노동자를 추모하고 반복되는 참사를 방치하는 건설사와 정치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이번 사고가 공사기간을 맞추는데 급급해 무리한 속도전을 치르다 난 사고로 규정했다.
◇‘데크플레이트’공법 논란...신속 VS 위험
건설노조는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데크플레이트’공법을 지목했다.
데크플레이트 공법은 거푸집의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동바리 없이 공장에서 찍어낸 구조물을 이어붙여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진행하며 자재비를 경감하고 신속한 시공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현장의 건설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데크플레이트 공법이 위험한 공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과 7월 대전광역시의 각각 다른 건설현장에서 데크플레이트 이음부분을 제대로 용접하지 않은 문제로 타설 중인 현장이 내려앉아 총 7명이 추락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함경식 건설노동안전연구원 건설안전기술사는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데크플레이트 공법은 동바리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창고 건설현장이기에 층고가 6m 이상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서포트 동바리의 인증제품은 4m까지다. 5m가 넘어가면 시스템동바리를 설치하고 그 위에 거푸집이나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임에도 그 공법을 선택하지 않고 동바리 없이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한 것이 문제라고 본다”면서 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이번 사고 현장도 면적과 높이상 안전을 위해 시스템동바리를 설치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도 이번사고와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동바리가 법적 시방서상으로 28일을 받쳐놔야 함에도 15일 만에 해체해 콘크리트 강도가 충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상층을 반복적으로 타설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이러한 반복이 현장 건설노동자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에 심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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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희생당한 건설노동자를 추모하고 반복되는 참사를 방치하는 건설사와 정치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이수근 기자) |
◇건설노조 “빠른 시공 마쳐야 금전적인 이득...건설노동자들 안전 무시”
이번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살펴본 정환길 경기도건설지부 형틀목수 조합원은 현장증언을 통해 “사고 현장에 달려갔을 때는 이미 두 분이 사망한 상황이었다. 가족들을 만났는데 차마 위로의 말도 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동절기에 접어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라도 빨리 공사를 마쳐야 금전적인 이득이 발생하기에 건설노동자들의 안전은 거의 무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 참여하는 펌프카 조종사인 한종탁 서울경기북부건설기계지부 펌프카지회장은 “이번 사고를 보면서 제작사에 데크플레이트 공법에 대해 질의를 하니, 제작사에서는 신개념건설공법으로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 안전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오로지 공기단축과 공사비 절감만있고, 제작사가 설명하는 안전에 탁월하다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사비 단축과 공기간축이라는 말이 제일 두렵다. 이로 인해 안전이 무시당하는 것은 더 이상은 안된다”고 토로했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하는 민선기 경기중서부건설지부 타설노동자는 “수많은 사고를 겼어봤지만 사고 원인 중 90%는 데크플레이트 공법으로 인해 발생됐다”고 밝혔다.
민 타설노동자는 “층고가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하부에 안전조치하나 이뤄지지 않은 위험한 공법이다. 타설노동자들이 타설높이를 조금만 높여도 처짐현상과 추락사고로 연결된다”면서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공법 때문에 왜 노동자들이 사망해야 하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천 한익스프레이스 물류창고 산재사고 이후 정부와 국회가 건설안전특별법이라는 대책을 세웠다. 올해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후에도 양당은 건설안전특별법을 당론으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논의조차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법과 제도를 바꾸는 투쟁을 통해 매년 600명씩 죽어나가는 건설참사 예방을 위해 특검을 해야한다”면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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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규 SGC이테크건설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경기 안성시 원곡면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 사고현장을 방문해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newsis) |
◇경찰, ‘안성 붕괴사고’ 안찬규 SGC이테크건설 대표 등 7명 추가 입건
한편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장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현장 관계자 등 7명을 추가 입건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팀장 노규호 수사부장)은 지난 24일 안찬규 SGC이테크건설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데 이어 25일 원청업체인 SGC이테크건설과 하도급 업체인 삼마건설, 제일테크노스 현장 관계자 및 감리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공사장의 현장관리자로서 안전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입건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앞서 안찬규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이번 사고현장을 찾아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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