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는 현지시간 기준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확산 사태에 대해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음을 밝혔다. 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이어 이번이 역대 4번째가 된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출산에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지의 결정적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태의 위협 수준은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하며 “따라서 국제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헤이만 긴급위원회 위원장 역시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마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지 아직 증명하기 어렵지만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백신 개발과 치료법 등이 빨리 나오도록 하면서 현재의 확산 추세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찬 WHO 사무총장은 아직 브라질에서만 형태를 보이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로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심각한 결과가 나오는 상태에서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 의지를 밝혔다.
WHO가 긴급위원회 회의 종료 후 즉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당시 늑장 대응으로 받았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4년 5월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사망자가 5명 발생된 것이 확인됐지만 WHO는 두 달 이상이 지난 8월에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특히 WHO는 같은 해 6월 초 에볼라가 극도로 치명적이며 머지않아 서아프리카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현장 요원들의 보고를 받았음에도 두 달가량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많은 비난을 받았다.
비상사태가 선포됨에 따라 WHO를 비롯한 국제 의료 기관들의 재원이나 인력은 지카 바이러스 차단과 백신,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날 WHO는 예방조치로써 감시 강화 이외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진단법 개발과 바이러스 매개체 통제 및 적절한 개인 보호 수단 개발, 임신부와 가임기 여성에 대한 정보 제공, 백신과 치료법 연구개발 등을 제시했다.
한편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 1947년 우간다 원숭이에게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작년 5월 브라질에서 발병된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 20개 이상 국가로 퍼지며 빠른 확산을 보이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WHO는 연말까지 400만 명 이상이 감염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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