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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64년 드디어 이 주목 나무에서 새로운 항암 효능이 매우 탁월한 성분을 찾아내게 되었다. 이 성분 물질을 가지고 시험을 해보니 백혈병 등에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일요주간 = 송봉근교수] 주목(朱木)이라는 나무가 있다. 붉은색의 나무라는 뜻의 이름이다. 우리나라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이나 충청북도 단양 등지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및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 지역이 원산지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도 주목이 자생한다. 아마도 1850년대에 동양에서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Taxus cuspidata)은 대략 50센티미터의 굵기와 10-18미터의 크기로 높게 자라며 원추형의 가지를 이루는 나무로 주로 관상용이나 목재용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나무줄기는 말 그대로 붉은 색을 띤다. 그래서 적백송(赤柏松)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나무를 잘라보면 더욱 붉은색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목재의 붉은 빛은 악귀를 쫓는다는 속설의 영향으로 고급 가구나 장식재로 활용된다. 가볍고 탄력이 있으며 색도 붉은 빛이 나기 때문에 장수하는 노인들의 지팡이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일본 북해도 원주민들은 주목 나무가 단단하고 탄력이 좋아서 활을 만들거나 사냥용 칼의 칼집을 만드는 재료로 활용했다. 미국에 자생하는 주목 (Taxus brevifolia)을 이용하여 미국 인디언들도 역시 활을 만들거나 카누를 젓는 노를 만들기도 하였다.
일부 지역의 인디언들은 주목의 가지를 몸에 문지르면 힘이 솟아난다고 믿었다. 또 어린 아이들이나 나이가 든 사람들은 병을 낫게 하거나 기운을 솟아나게 하기 위하여 잎을 짓이겨 목욕물에 넣고 그 물에 몸을 담그기도 하였다.
상처가 생기면 으레 주목의 잎을 씹은 다음 상처 부위에 바르기도 하였다. 일부 부족은 아프거나 상처가 있으면 잎이나 껍질을 달여 마셨다. 주목은 흡사 잣나무와 같은 모양의 푸른 잎을 가지고 봄이 되면 꽃을 피운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솔방울 모양의 붉은 열매를 맺는다. 붉은 열매 안에는 작은 씨앗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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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朱木)이라는 나무가 있다. 우리나라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이나 충청북도 단양 등지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및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 지역이 원산지이다 |
1955년 미국은 항암치료센터를 설립한다. 그리고 날로 늘어나는 암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항암효능이 있는 약물 개발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항암효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식물에서 추출된 물질들이 모두 시험 대상에 올랐다.
해마다 1,000여종이 넘는 식물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몇 해 째, 한 학자가 미국 서부에 자생하는 주목나무를 찾아내어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1964년 드디어 이 주목 나무에서 새로운 항암 효능이 매우 탁월한 성분을 찾아내게 되었다. 이 성분 물질을 가지고 시험을 해보니 백혈병 등에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 뛰어난 항암효능을 가진 성분이 택솔(taxol)이다. 택솔은 주목의 씨눈이나 잎 또는 줄기 등에서 추출된 물질이다. 택솔이라는 명칭도 이 성분이 주목(Taxus)에서 추출되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택솔은 매우 뛰어난 항암 효능을 가진다. 그래서 백혈병이나 난소암과 유방암이나 폐암 또는 췌장암 그리고 방광암 또는 전립선암 등 거의 모든 암의 치료에 활용되는 약이다. 현재는 택솔 대신 파크리탁셀(paclitaxel)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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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에서 주목추출물을 혈당이 높은 토끼에게 피하 또는 정맥으로 주사하였더니 혈당이 내리는 것이 관찰되었다. |
파크리탁셀 또는 택솔은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계속하여 분열하면서 자꾸 커지는 것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더 정확히는 암세포가 분열하면서 복제하는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사실 주목은 독성이 있는 나무로 분류된다. 그래서 주목 나무 하나 정도면 말 한 마리를 죽일 수 있는 정도의 독성을 가진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종종 야생 동물들이 주목 나무 잎이나 열매를 먹고 중독된 경우가 보고되기도 한다. 당연히 이러한 약리학적 효능이 있는 주목은 한의학에서도 질병의 치료에 활용된다.
한의학에서 주목은 자삼(紫衫)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주목은 맛은 담백하고 성질도 평이한 것으로 간주한다. 주로 신장에 작용하는 약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래서 신장의 염증으로 몸이 붓거나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증상에 활용된다. 당뇨병에도 일정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주목은 많은 실험에서 항암효과가 인정된 것 이외에도 혈당을 내리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연구 되었다. 실험에서 주목추출물을 혈당이 높은 토끼에게 피하 또는 정맥으로 주사하였더니 혈당이 내리는 것이 관찰되었다.
중국에서 민간요법으로 당뇨병에 주목의 잎 10그람 정도를 달여서 하루 두 번 복용한다. 신장이 나빠서 몸이 붓는 증상에도 주목 잎 6그람 정도를 달여서 복용하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민간에는 알려져 있다.
또한 주목추출물은 신경계통에 작용하면 마비 증상을 가져온다. 실험적으로 토끼에 소량을 투여하면 흥분작용이 나타나지만 과량을 투여하게 되면 억제작용이 나타나서 신경계의 마비를 일으킨다.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떨어뜨리게 하고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혈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바로 주목 나무 잎이나 줄기를 먹은 동물들이 중독 증상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연은 신비하다. 모든 계절에 따라 꽃을 피우고 잎을 무성하게 하며 열매를 맺는 것 모두 단순한 자연의 섭리로 생각한다. 하지만 식물들도 병들고 다치고 아프고 굶주리고 추위나 더위 또는 가뭄이나 폭우 등에 시달려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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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크리탁셀 또는 택솔은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계속하여 분열하면서 자꾸 커지는 것을 멈추게 하는 작용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
그렇지만 식물들은 여전히 자신의 개체를 유지하고 번식하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방어 체계를 갖추고 부단한 진화의 과정을 통하여 험난하고 혹독한 조건을 모두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생존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식물들이 나름대로의 의학적 효능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생존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 식물들이 가지는 무궁한 의학적 효능을 연구하면 인류의 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믿는다. 그래서 많은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식물 또는 한약재를 통한 의학적 효능을 밝히고 인류의 질병을 없애고자 오늘도 불을 밝히고 있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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