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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록소가 없어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다른 식물에 빌붙어 사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 한다. 이런 식물 중의 하나가 바로 야고(野菰)이다. |
[일요주간 = 송봉근교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혼자서 열심히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사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순전히 남의 도움으로만 쉽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식물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혹독한 날씨를 견뎌내면서 열심히 양분을 흡수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식물에 붙어서 만들어진 영양분을 빼앗아 살아가는 식물도 있다.
이처럼 엽록소가 없어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다른 식물에 빌붙어 사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 한다.
기생식물은 영양분을 일부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다른 식물에 붙어서 영양을 빼앗는 반기생 식물도 있고, 아예 엽록소가 없어서 전혀 영양분을 생산하지 못하고 순전히 다른 식물에 붙어서 영양분을 빼앗아 살아가는 완전기생 식물로 크게 나뉜다.
완전기생 식물은 당연히 잎이 없다. 뿌리도 없다. 다만 다른 식물의 영양분을 빼앗기 위한 빨대뿌리와 줄기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자신이 빌붙어 사는 식물보다 먼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들어 내는 약삭빠른 생활을 한다. 이런 식물 중의 하나가 바로 야고(野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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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기생 식물은 당연히 잎이 없다. 뿌리도 없다. 다만 다른 식물의 영양분을 빼앗기 위한 빨대뿌리와 줄기만 있을 뿐이다. |
야고(Aeginetia indica)는 열당과 기생성의 한해살이 풀이다. 당연히 잎은 없고 줄기만 있다. 주로 억새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우리나라와 일본이나 중국 및 동남아시아와 히말라야 등지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남쪽 기슭 억새밭에 자생한다. 그래서 제주도 억새를 가져다 심었다는 난지도에도 야고가 피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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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고(Aeginetia indica)는 열당과 기생성의 한해살이 풀이다. 당연히 잎은 없고 줄기만 있다 |
야고는 한약재로도 활용된다. 야고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주로 간과 신장에 작용하는 약으로 분류된다. 쓴맛과 찬 성질은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시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목이 붓고 아픈 편도선염이나 인후염이 치료에 활용되고 기침이 심하거나 하는 증상에도 사용된다. 어린아이들이 열이 심하게 오르는 경우에도 사용한다.
기타 요로감염이나 골수염 및 종기나 뱀에 물린 상처의 치료에 활용되는 약재이다. 코피가 나는 경우에도 야고를 달여 마시면 좋다. 장염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갑상선 종양에도 응용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야고를 우려내어 당뇨병의 치료에 활용한다. 신장의 염증으로 인하여 몸이 붓는 증상에도 야고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좋다
중국에서는 민간에서 만성간염이나 관절통의 치료에 활용한다. 네팔에서는 열이 심하게 날 때 민간요법으로는 야고 뿌리 달인 물을 마신다.
최근 야고에 대한 관심은 항암 치료의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실험적으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다. 태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 야고는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림프구를 활성화시키고 인터페론과 종양괴사인자 등의 분비를 증가시켜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실제 야고는 신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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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야고를 우려내어 당뇨병의 치료에 활용한다. 신장의 염증으로 인하여 몸이 붓는 증상에도 야고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좋다. |
또 항암제와 같이 사용하였을 때에는 시너지 효과가 더하여져 더욱 효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항암효과는 주로 항암제에 저항하는 유전자의 변화를 유도하고 대신 암세포를 고사시키는 효능은 강화되어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야고 씨앗은 쥐에게 암을 일으킨 다음 암세포가 없어지는 가를 보는 동물실험에서 여러 경로를 통한 항암효과를 보였다. 즉, 쥐에게 야고 추출물을 복강내로 주사하였더니 일반 쥐는 21일 만에 사망하였으나, 야고추출물을 투여한 쥐는 전혀 죽지 않았고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세상에 사는 사람은 서로 다르다. 삶의 형태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행동도 다르며, 피부색이나 언어도 다르다.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이 세상을 발전시키며 변화시키고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
식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나 모습이나 특징을 가지는 형태의 식물들이 자연 생태계를 이룬다.
그리고 이런 식물들이 모여 우리의 아름다운 산과 들을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식물 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꽃의 향기를 감상하기도 하면서 식물을 구성하는 성분에서 의학적 효능을 활용한다. 그렇게 인류는 이러한 자연을 이용하면서 수 백만년 동안 삶을 지속해 올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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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야고에 대한 관심은 항암 치료의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실험적으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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