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등골 브레이커’ 경희대, 기숙사비로 14년간 100억 챙겨 ‘논란’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07-14 15: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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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측, “학교발전기금으로 학생들 위해 사용한다” 해명
▲ 경희대가 수원캠퍼스 기숙사 '우정원'의 외부 전경이다. (사진출처=경희대 우정원 홈페이지)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경희대가 수원캠퍼스 기숙사 ‘우정원’을 통해 14년동안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CBS노컷뉴스가 단독입수한 ‘경희대 우정원 관리 운영 계약서’에 따르면 우정원은 지난 1998년 민간 투자 방식으로 건립한 후 운영을 GS건설에 맡겼다. 이후 매년 수익금 일부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우정원은 오는 내년 9월이면 만 20년이 된다. 최근 사학진흥재단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저금리인 사학진흥기금으로 지어진 경희대 서울캠퍼스 ‘행복기숙사’에 비해 시설이 많이 아쉬움에도, 우정원의 비용은 한달에 35만원 정도로 행복기숙사(월 18만원)의 2배 가격에 달한다.


학교 측은 이 같은 가격차이를 투자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우정원의 경우 민간업체인 GS건설이 기숙사 건축비를 선투자한 뒤, 20년에 걸쳐 수익금으로 매년 투자비용을 환수해 가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저금리로 건축비를 지원해 건립된 행복기숙사와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민자 기숙사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정원 관리 운영 계약서'에 따르면 높은 기숙사비의 주요 원인에 높은 금리만을 내세우기엔 무리가 있다. 경희대 측은 GS건설에 운영을 맡긴 후 매년 수익금 일부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아왔다. 운영 계약서 7조 1항에는 “GS건설은 운영기간 5년차인 2003년부터 운영기간 종료시(2019년 2월 말일)까지 매년 학교발전기금으로 7억 2천만원을 낸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에 따라 GS건설은 경희대학교에 14년동안 100억 8천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지급해왔다.


그러나 기부금 형태로 받은 100억이 넘는 기금 중 기숙사 수리 등으로 쓰인 비용은 연간 5천만원 정도였다. 이에 경희대 기숙사 관계자는 “기숙사비는 원래 남기면 안된다. 등록금 충분히 받는데 기숙사로 또 장사를 해먹는 게 말이 되냐”면서 “학생들이 알았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청년 주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은 "학교가 자기 자본을 투입해서 기숙사를 지었다고 해서 학생들로부터 그 비용을 환수하겠다는 것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자산을 취득하겠다는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라며 "학교 입장에서는 손해를 안보겠다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지만, 그 합리적 선택으로 인한 비용 부담은 결국 학생들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경희대는 "기숙사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전부 업체가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부분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이 기금은 경희대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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